[과거기사 - 보관자료] 80여 회의 强姦을 저지른 한 전도사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과거기사 - 보관자료] 80여 회의 强姦을 저지른 한 전도사

(ㅡ.ㅡ) 0 3,015 2005.06.0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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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여성 살해한 20대 연쇄강간살인범 구속 매체명 세계일보 작성일 2000-02-24 면정보 23 글자수 758 면종 사회 장르 뉴스 기고자 고정물명 주제 8개월간 두차례에 걸쳐 3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20대 연쇄강간살인범이 경찰에 구속됐다.서울 노량진경찰서는 23일 황호진(23.식당종업원.서울서대문구홍제동)씨를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16일 오전 7시30분쯤 용산구 이태원동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단란주점 여종업원 박모(23.동작구신대방1동)씨 집 거실에서 박씨를 성폭행하려다 박씨가 저항하자 목졸라 살해한데 이어 옆방에서 자고 있던 정모(21)씨도 성폭행하고 목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이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18일 오후 10시30분쯤 다시 박씨 집에 들어가 석유 20ℓ를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황씨는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서대문구 홍제4동 김모(당시 24.여.변호사사무실 근무)씨 자매집에 침입,언니를 강간한 뒤 목졸라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숨진 박씨의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황씨의 연락처를 찾아내 검거했다.
1998년 1개월간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는 황씨는 경찰에서 "아무 생각없이 시작한 범죄가 이처럼 커다란 범죄로 끝을 맺게 돼 후회하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환경미화원 아버지(58)와 전도사 어머니(51) 사이에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황씨는 고교졸업 후 레스토랑에서 1년 정도 근무한 것 외에는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지난해 살해된 김씨의 시신에서 채취한 정액과 범인 황씨의 정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DNA 비교분석을 의뢰했다. <김용출기자> ----------------------------------------------
여기서부터는 살인마 전도사의 비하인드스토리~!!



착한 미남 전도사는 왜 밤만 되면 원룸 아파트를 헤매고 다녔나?


자제할 수 없었던 性慾은 선천적인가, 후천적인가, 아니면 거짓인가

[嚴변호사의 法窓 秘話] 80여 회의 强姦을 저지른 한 전도사 변호記

嚴相益 변호사




2000년 10월30일. 혼자 원룸 아파트에서 자취를 하는 여대생 J양이 청소를 하는데 복도에서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이 집 전기가 잘 들어옵니까?』 전기검침을 하러온 것 같았다. 그녀는 무심코 문을 열었다. 20代 말의 키가 후리후리한 미남자가 서 있었다.

『잘 들어오는데요』 그녀가 대답했다.

『그러면 다른 집들을 확인하고 조금 있다 오겠습니다』 그 남자는 옆 집으로 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 남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었다. 이삼 분쯤 지났을까,『이상한데요. 다른 호실에서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여긴 괜찮다고 그러네요. 한번 텔레비전을 켜보세요』 그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안쪽으로 들어왔다. 그녀가 텔레비전을 켰다. 바로 화면에 쇼의 장면이 떠올랐다.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번에는 수도를 틀어보세요』 그녀가 싱크대 쪽의 수도꼭지를 만지는 순간이었다.

『눈을 감고 머리를 아래로 숙여』 날카로운 칼날이 목에 닿는 섬뜩한 느낌이었다. 미남의 전기검침원이 괴한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녀는 명령에 순순히 복종했다.

『곧 여기를 찾아올 사람 있어? 없어?』

『없어요…』 겁에 질린 그녀가 솔직히 얘기했다. 괴한은 그녀를 침대 위로 끌고가서 성폭행을 했다. 의외로 때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 테니까 너도 절대 발설하지 말아』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미안한 표정이었다.

그 동네는 혼자 사는 직장여성들이 많이 모여 사는 원룸 아파트 지역이었다. 최정숙(가명)씨는 백화점의 판매담당 대리였다. 밤 12시30분쯤 그가 막 잠이 들려는 순간이었다. 눈에 불빛이 어른거리는 것 같았다. 비몽사몽 중에 눈을 떴다. 문 앞에 커다란 남자의 그림자가 보였다. 그는 라이터 불을 켜고 자신을 가만히 내려다 보고 있는 것이었다.

『누 누구세요!!』 그녀가 소스라치면서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가만있어』 검은 그림자가 낮은 어조로 조용히 협박했다. 온몸이 얼어붙었다. 살며시 다가온 그 남자는 그녀의 옷을 하나하나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뱃속의 아기 때문이었다.

『안 돼요!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그녀가 두 손을 비비면서 사정했다.

『왜?』 남자가 어둠 속에서 물었다.

『임신중이에요』

『…』 어둠 속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알았어』하며 그 남자는 성폭행을 단념했다. 그는 벗으려고 했던 자신의 옷을 다시 입고는 조용히 물러났다. 착한(?) 강간미수범이었다. 독신 여자들만 살던 조용한 그 동네에서는 일주일에도 몇 번씩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박미라(가명)는 같이 일하는 친구 두 명과 베란다 창문을 열어둔 채 자고 있었다. 정신 없이 잠에 곯아떨어진 새벽 4시쯤이었다. 누군가가 강하게 몸을 흔들면서 잠을 깨웠다. 일어나 보니 키가 후리후리한 남자가 한 손에 과도를 들고 서 있었다. 그대로 얼어붙을 것 같았다.

『나하고 눈 마주치지 말고 머리통만 이불 속에 박아』 그 남자가 명령했다. 셋은 침대 위로 가서 머리만 이불로 덮었다.

『그 상태에서 옷 벗어!』 두 번째 명령이었다. 셋은 주섬주섬 입고 있던 속옷을 벗었다. 그 남자의 분위기가 해치려고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서서히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등 뒤에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너희들 중 성병 있는 사람은 미리 말해』 제 몸은 꽤 위하는 것 같았다. 한 명이 얼른 대답했다.

『저는 병이 있는데요, 아저씨』

『에잇 드런년. 넌 침대 밑에 내려가 가만있어』 강간범이 소리쳤다.

『네!』 그녀가 침대에서 내려가 벽을 보고 쭈그려 앉았다.

『너희들 그대로 잠깐 기다려』 그 남자는 성폭행을 하려다가 화장실로 가는 것이었다. 잠시 후 그는 바가지에 물을 가득 담아와서 두 여자에게 주었다. 닦으라는 것이다. 그 남자는 두 명의 여자와 차례로 섹스를 했다. 그리고는 침착한 태도로 욕조로 가서 다시 자신의 몸을 깨끗이 씻고 왔다.

『너희들한테 정말 미안하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게. 눈을 감고 있다가 내가 나간 후 5분 후 눈을 뜨고 너희들 일을 봐라』 그는 현관문을 열고 유유히 사라졌다. 얼마 후 그가 검거됐다. 그는 여성 혼자서만 사는 원룸 아파트만을 골라 일년여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금품을 빼앗고 성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는 깊은 신앙심을 바탕으로 신학대학을 다니면서 전도사 노릇을 하던 20代의 미남 청년이었다는 것이었다.

黃전도사는 기타를 치며 길거리에서 전도를 하는 사람이다. 백화점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찾아가 복음을 전한다. 전도사 노릇을 하기도 요즈음은 참 힘들다. 한 곳에 자리잡고 노래가 한 곡 정도 끝날 때면 영락없이 경찰 순찰차가 오는 것이다. 근처의 상인이나 주민이 신고를 한 것이다. 마흔이 가까운 적지도 않은 나이에 스피커와 기타를 들고 줄행랑을 치면서도 그는 지치지 않고 그 일을 한다. 뒤늦게 聖靈(성령)이 씌워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전도사가 되기 전 용산 전자상가에서 컴퓨터 부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디스켓 한 장이라도 더 팔기 위해 봉고차를 몰고 전국을 다녔다. IMF가 터지자 그가 수입했던 컴퓨터 부품은 판로를 잃어버렸다. 회사가 부도나고 그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던 그는 신학교에 입학했다. 거기서 나이가 열 살 정도 어린 M을 만났다. 두 사람은 함께 방을 얻어 성경을 읽고 기도를 하면서 신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전도사가 됐다. 黃전도사는 M을 보면 부러웠다. 교육전도사인 M의 설교는 예리했다. 성경을 어느 정도 많이 읽었기에 저럴까를 생각하며 탄복했다. 행동 또한 성직자로서 빈틈이 없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봉고차를 몰고 신도들을 데려왔다. 청소년들을 모아 놓고 성경공부를 시켰다. 봉사활동도 하고 찬양 등 하루 종일 빈틈이 없는 구도자의 삶이었다. 젊은 미남 전도사인 M을 좋아하는 여자교인들도 많았다. 그러나 M은 여자들이 던지는 사랑의 몸짓에 대해 전혀 무관심했다.

『젊은 사람이 여자 생각이 나지 않아요?』黃전도사가 언젠가 한 번 M에게 짓궂게 물었다. 주위에는 그에게 선을 보게 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상하게도 저는 여자 생각은 별로 없어요』 M이 경건한 어조로 그렇게 대답했다. 그가 존경스러운 것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었다. 조용한 시간이면 M의 눈에 눈물이 맺힐 때가 더러 있었다. 불우했던 M은 당뇨병 환자인 엄마의 똥오줌을 치우면서 임종을 지켰다고 했다.

『엄마가 꼭 목사님이 되라고 했어요…』 기도를 마치고 서로 차 한잔 할 때면 하는 말이었다.

그렇게 경건하고 착하던 M이 희대의 강간범으로 뉴스에 보도됐다.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사실이었다. 그를 따르던 많은 신도들이 모두 그에게 침을 뱉고 등을 돌렸다. 당연했다. M에게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黃전도사는 차마 그를 버릴 수가 없었다. 예수는 이 세상의 지식인이나 잘난 사람을 위해서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위해서 오셨다고 하지 않았던가. 또 예수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다


나는 黃전도사의 부탁으로 M의 변호를 맡게 되었다. 법원에서 수사기록을 복사해 샅샅이 읽어보았다. 수많은 피해여성들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를 보면 마치 포르노를 보는 것 같았다. 성직자가 되려던 그는 죄를 지어서는 안 될 자이면서 죄를 지었다. 그는 천사가 될 자격을 갖추려고 했으면서도 짐승에까지 떨어졌다. 내려가기는 쉽고 올라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내려가려면 良心의 가책이 있고 올라가려면 肉慾의 방해가 있다. 그게 사람이다. 내가 원하는 바는 행하지 않고 싫어하는 일은 하게 된다. 사람마다 두 개의 나로 이루어져 있으며 하나의 나는 또 하나의 나와 늘 싸우고 있다. 참으로 사람의 일생은 이런 싸움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오후 나는 교도소로 그를 찾아갔다. 예상과는 달리 M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남자였다. 하얗고 긴 손가락이 예술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구태여 성폭행이 아니라 보통 여자라도 그를 보면 반할 것 같았다. 그는 나를 보자 먼저 눈물을 흘렸다.

『정말 하나님한테 헌신하려고 했는데…』 그의 첫 번째 말이었다. 이런 때 나는 모순을 느꼈다.

『먼저 한 마디 묻겠습니다』 내가 사무적으로 입을 열었다. 그가 순간 멈칫하고 나의 눈치를 살폈다.

『체포되기 전과 지금과 무엇이 달라지셨죠?』

『…!!…』 그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그 때나 지금이나 죄인이기는 마찬가지 아닙니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강연대 에 서서 설교할 때도 본인의 양심은 죄인인줄 알았을 거 아닙니까? 이제 와서 깨달은 것도 아닌데 왜 웁니까?』 나는 이럴 때 화가 났다.

『지금은 법망에 걸려서 성직자에서 죄수로 외형의 옷만 바꾸어 입었지만 본질은 같은 것 아닙니까? 정말 괴로운 눈물을 흘려야 하는 건 위선을 부리며 설교를 할 당시여야 하는 것 아닌가요?』


나는 그의 지금 눈물은 변호사에게 보이기 위한 가짜라고 생각했다. 내가 계속했다.

『지금은 차라리 올 것이 왔다는 후련함과 평안한 마음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는 가만히 있었다. 대부분이 그와 같았다. 법망에 걸려야만 죄인이었다. 걸리지만 않으면 결백하다고 착각했다.

『변호사님, 저 형량이 어떻게 될 것 같아요?』 당연히 그가 가장 궁금한 사항일 것이다. 重刑이 선고될 것으로 짐작하지만 말해서는 안 된다. 어떤 범죄인들도 자신에 대해서만은 지극히 관대했다. 그는 아직 자기 범죄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얘기를 계속했다.

『내 사건이 매스컴을 타서 그런지 여기 재소자들이 내용을 궁금해 해요』 알게 모르게 현대는 엽기적 살인범이라도 자기의 기사가 언론에 나오면 스타의식을 갖는다.

『그 사람들이 뭐라고 평가하는데요?』

『징역 15년 정도는 나올 거라고 그래요』 어쩌면 그의 희망사항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을 느꼈다. 그의 수사기록을 접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사형이라도 시키고 싶다는 증오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마치 정신과 의사처럼 그에 대한 관찰과 분석을 시작했다. 범죄자를 연구해서 판사가 量刑에 참작할 자료들을 뽑아 法臺 위에 올려놓는 것이 변호사의 임무다. 동시에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열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보게 하는 것이 그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그의 수사자료에서 조금이라도 동정의 요소는 없었다. 전도사라는 명칭은 오히려 그에게 더욱 重刑이 나오는 멍에였다.

『정말 性慾을 참기 힘들었다면 창녀촌이 있잖아요?』 사실 어리석은 질문이다. 인간은 쾌락에 쾌락을 추구한다. 금지된 것을 하는 데서 사람들은 최고의 희열을 느낀다. 심지어 컴퓨터 놀이에 강간게임이 나왔다. 나는 지금 대중이 던지는 돌팔매를 기다리며 떨고 있는 M의 깊은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왜 그랬어요?』

『저는 전도사로서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가 마치 재판장에게 형식적인 변명을 하듯 내게 반복했다.

『우리는 같은 편입니다. 공식적인 얘기는 소용 없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아직 그는 좁은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전도사이고 또 반성한다면 정상참작이 될 것으로 믿고 있었다. 나의 시각으로는 그 반대였다. 예수를 운운하는 것은 그에게 위선의 농도를 더해 줄 뿐이었다.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고 「나를 사형에 처해 주십시오」 할 용기가 있습니까?』 내가 물었다. 생명을 얻고자 하면 잃고 포기하면 얻는 것이다.

『…』 그가 아무 소리 하지 못하고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에게 다가오는 거대한 법적 비난의 물결에 비해 그는 너무 어린애였다. 나는 그의 과거를 열심히 물었다. 아직 그의 이성은 나의 물음에 선별해서 적당히 대답을 하는 것도 많았다. 그의 성장 환경과 범행 당시 정황이 약간씩 나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의 본체가 들여다 보이는 한 마디를 간신히 얻어냈다.

『자제할 수 없는 쾌감이었어요』 처음으로 솔직한 대답을 했다. 변호사에게는 金脈과도 같은 변호 자료였다. 그가 계속했다.

『섹스를 하고도 몇 시간만 지나면 또 생각나고 또 생각나고 했어요. 어려서 누나들한테 못된 짓을 하려다가 걸린 적도 있어요』

나는 M을 정신감정시키는 방향으로 계획을 세웠다. 한두 번도 아니고 100번에 가까운 범행의 반복은 기질적 병이라는 소리 이외에는 변명의 여지조차 없었다. 먼저 30년 동안 정신병 임상경험이 있는 朴원장에게 전화를 해서 그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물었다.

『그런 나쁜 놈을 왜 변호하려고 해요?』朴원장은 부정적이었다.

『정신병이 아닐까요?』

『아마 감정을 받아 주지 않을 거요』朴원장의 머리 속은 정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았다.

『그런 사람의 머리 속은 「어떻게 하면 변호사를 이용해 먹나」 하는 계산으로 꽉 찼어요. 이쪽에서 아무리 진지하게 도와 주려고 해도 받는 쪽은 사기를 친다니까요. 그게 범죄인들의 정신세계요』 그는 부정적이었다. 그가 마지못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아마도 그 사람은 남성 아이덴티티에 대한 어떤 열등감이 있을지도 몰라요. 아니면 자기과시를 하거나. 하여튼 어렸을 때 성장환경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나는 다시 다른 젊은 정신과 의사에게 M의 상황을 전해 주고 의견을 물었다.

『성도착증 같아요. 이 병은 어렸을 때 성장 과정에서 잘못된 남녀관계에 대한 인식이 머리 속에 입력이 되는 경우에 많이 일어나요』 그의 성장 환경에서 짚이는 점이 있었다. 정신과 의사가 설명을 계속했다.

『또 성적 피해를 입은 사람이 남을 가해하는 경우도 있구요. 성도착증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길거리 같은 데서 여자들이 보는데 성기를 노출시키는 性과시증이 있어요. 또 여자 팬티 같은 것만 전문적으로 수집하거나 훔치는 증세도 있구요』

『그런 사람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런 사람들은 인격 장애를 수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겉으로는 어른이지만 속의 일부는 아직 어린애든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기형이죠. 그런 사람은 옆에 애인이라도 있어서 아이를 키우듯 다시 키워야 하는 거죠. 너무 충동적으로 성욕이 일어나면 그걸 조절하는 약물이라도 투여해야 해요』 우리 사회는 아직 그렇게까지 M을 배려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M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여자를 만나 보았다. 대학교 사무원으로 근무하는 소박하고 착해 보이는 아가씨였다. 믿음이 깊은 그녀는 다니던 교회 목사님의 소개로 그와 만났었다. 한 달에 두세 번씩 만나 식사도 하고 영화구경도 했다고 한다. 그녀는 그 동안 정이 많이 들었다고 울먹였다.

『지금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오빠가 비록 그런 짓을 했다고 하더라도 저는 결혼할 거예요』 그녀가 결연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녀가 떠나도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을 사정에서 그녀는 M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왜요? 』 내가 다시 물었다.

『그래도 불쌍하고 가엾고… 영혼을 다시 살리고 싶어요. 저는 오빠한테 마음을 너무 많이 줬어요』 그녀의 하얀 볼에서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데이트할 때 그 사람의 태도는 어땠어요?』 나는 그가 가까운 사람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의문이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까운 친척에게도 성적인 자극을 느꼈다고 했다.

『저한테는 손도 제대로 잡은 적이 없어요. 너무너무 아껴 줬어요. 보통 남자들 같으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려고 할 텐데 그러지 않았어요. 최고로 한 게 볼에다 입맞춰 주는 정도였어요』 의외였다. 그는 평소에 극도로 자제하다가 혼자 범행하는 순간만 욕망의 사슬이 풀리는 것이었다.

『같이 사귀면서 그가 어떤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사람 좋고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성격이었어요. 교회에서도 불쌍한 사람만 보면 뭔가 해주고 싶어 했어요. 더러 나한테 베풀고 싶은데 너무 없다고 하면서 경제적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은 있어요. 제 입장에서는 전혀 그런 범행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흠잡을 만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으니까요. 저는 지금도 그 사람이 남한테 그런 짓을 할 만한 위인이 못 된다고 생각해요』


오후 재판이 열리기 30분 전이었다. 아직 법정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다. 조용한 복도의 벤치에 黃전도사가 앉아 있었다. 가족조차 찾지 않는 M을 위해 黃전도사는 진땀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다. 보답할 능력이 없는 죄인을 위해 빌어 주는 게 진짜 성직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그는 M을 면회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했다.

『면회 가서 보시니까 어때요?』 내가 黃전도사의 옆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변호사님이 왔다 가시고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는 정말 하나님만 보고 살겠답니다』 신학교의 강의실이나 교회보다 감옥 안이 더 믿음의 훈련장소가 될 수 있다. 더 이상 의지할 그 무엇이 없을 때 사람들은 하나님을 찾게 마련이다. 모두가 돌팔매질을 할 때 사람들은 그분께 비로소 매달리는 것이다. 법정에 불이 켜졌다. 나는 黃전도사와 제일 먼저 그 안으로 들어갔다. 방청석에 사람들이 하나둘 앉기 시작했다. 변호사 대기석에도 변호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정말 힘든 변론이었다. 범행에 비해 그를 두둔해 줄 자료가 미약했다. 잘못 말하면 변명만 될 뿐이다. 이어서 학자 같은 맑은 인상을 가진 40代 중반의 재판장이 법정으로 들어왔다. 그 뒤를 따라 동그란 눈의 침착한 인상을 가진 여판사가 따라 들어왔다. 진지하고 성실해 보이는 모습들이었다.

『그러면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피고인 법정으로 나오라고 하시죠』 재판장이 차분한 어조로 법정 앞에 서 있던 교도관에게 명령했다.

M이 교도관들에 의해 제일 먼저 끌려 나왔다. 마치 형틀로 올라가는 사형수처럼 그는 얼굴조차 못 들고 질려 있었다.

『이름을 말해 보세요』 재판장이 말했다.

『…!!…』 그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푹 떨구고 있었다.

『생년월일이 어떻게 되죠?』 재판장이 서류를 뒤적이며 확인했다.

『…!!…』 그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재판장이 M을 조용히 내려다 보았다.

『이봐요. 고개를 들어봐요. 어디 아파요?』

『…』 그는 여전히 침묵했다.

『가슴이 아파요? 아니면 마음이 아픈 거예요?』 재판장이 인적사항들을 묻는 인정신문 후 한 마디했다. 이어서 검사가 신문하기 시작했다.

『여기 공소장에 적힌 사실이 다 맞습니까?』 각진 얼굴의 공판검사의 눈에는 그에 대한 혐오의 빛이 떠올랐다.

『말해봐요. 왜 대답이 없어요? 안했으면 안했다고 하고 말이야』 검사가 다그쳤다. 부인을 하면 검사는 80회가 넘는 범죄사실을 자세히 신문해 갈 눈치였다. 읽기만 해도 몇 시간은 걸릴 내용이었다.

『예…』 그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부녀자들을 강간하고 금품을 빼앗고 다 맞는단 말이죠?』

『예…』 그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피고인은 고등학교 때도 강간 전과가 여러 개 있네. 맞지?』

『예…』

『마치겠습니다』 검사가 사무적인 태도로 신문을 끝냈다.

다음은 변호사가 그를 신문할 차례였다. 증거재판주의를 부르짖지만 사실상 법정에서 본인이 하는 말과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피고인, 눈을 뜨고 저를 보세요』 내가 그에게 말했다. 그에게 고난의 파도를 정면으로 부딪치라고 권하고 싶었다. 눈을 감는다고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가 마지못해 실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한 마디라도 정말 솔직히 얘기하길 바랍니다』 나는 순간 짧은 기도를 했다. 판사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절실한 한 마디가 중요한 순간이었다. 변론은 화려한 수사나 논리가 아니라 진심이었다. 참회와 진실만이 判官의 가슴 속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그것은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듣게 되어 있었다.

『공소장에 나와 있는 범죄사실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나는 그가 죽여달라고 자신을 내던지기를 속으로 희망하면서 물었다. 그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떨고 있었다.

『…!!…』 그가 고개를 떨군 채 울기만 했다. 죄의식 없이 일을 저질러 놓고는 매를 보고 무서워하는 어린아이였다. 그는 도망치고 싶어하는 애였다.

『피고인은 어머니가 여관을 경영했다고 하는데 맞나요?』 그의 성장 과정을 먼저 물었다. 그는 사업을 하는 아버지와 처녀였던 어머니의 불륜의 결과로 태어났다. 정신감정을 목표로 환경을 제시하는 질문이었다.

『중학교 다닐 때 여관에서 가끔씩 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하는 걸 몰래 봤다고 했죠?』 정신과 의사가 말해 준 것처럼 남녀관계에 대한 그의 非정상적인 인격 형성을 암시하는 질문이었다. 남녀가 단순히 섹스에 탐닉하는 것을 보면서 자란 그에게 여자는 인격이 아니었다. 하나의 性的 대상이었다.

『어릴 때 여관방에서 어른들이 그 짓을 하는 걸 보고 피고인도 하고 싶었죠? 』 고등학교 시절 그는 성폭행범이 되어 구속됐었다. 주택가 골목을 지나가는데 창문을 통해 팬티만 입은 채 여자가 자는 모습이 보였다. 문도 잠겨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집에 들어가 그 여자에게 성폭행을 했다.


그때는 아예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했었다. 이제 그 前科는 그에게 강한 멍에가 되어 그를 옥죄이고 있었다. 그는 性慾 때문에 소년시절에도 교도소 생활을 했다. 절제되지 않는 욕구만 제외하면 그는 나무랄 데 없는 청년이었다. 모범수였던 그는 어머니가 당뇨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특별휴가를 받았다. 치매인 어머니의 똥오줌을 받아내면서 어머니의 임종을 지켰다. 음지에서 성장한 불쌍한 그를 보면서 어머니는 항상 『너는 이렇게 태어났기 때문에 더 잘 되어야 한다』라고 소원했었다. 그는 석방만 되면 정말 하나님께 헌신하리라고 그 안에서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범행장소 대부분이 피고인의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던데 어떤가요?』 검거될 경우를 고려하지 않은 충동성을 묻기 위해 전제하는 질문이었다.

『맞습니다』

『피고인은 변호인에게 범행을 하든 안 하든 그 지역을 매일같이 한 바퀴 돌아야 마음이 안정됐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입니까?』

『그랬습니다』

『어떤 날은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밤새껏 여자들 혼자 사는 원룸 아파트 지역을 방황했던데 인정하시죠?』

『사실입니다』 간접적으로 성도착증이나 인격 장애를 암시하려는 나의 의도였다. 내가 신문을 계속했다.

『왜 그랬습니까? 혹시 절도를 하려고 그랬습니까?』

『그건 아닙니다』

『피고인의 가정환경을 보면 어머니가 물려 준 돈이 약간 있었고 누님이 매달 일정액의 생활비를 부쳐 준다고 들었는데…』

『그랬습니다』

『그러면 여자 때문에 그런 겁니까?』

『…』 그가 침묵으로 긍정을 대신했다.

『피고인은 여자들에 대해 보통의 남자들과는 다른 독특한 증세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습니까?』

『여자들만 있는 걸 보면 도저히 자제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 걸 어떻게 알았습니까?』

『놓여 있는 신발만 보면 당장 압니다』 다음은 그의 이율배반적인 평소의 행동을 나열할 때가 됐다.

『피고인의 주위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이렇던데요』 나는 黃전도사 등에게서 들은 얘기를 했다. 그가 8·15특사로 석방이 되자 한 교회의 목사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는 신학교에 등록을 하고 열심히 공부했다. 교회 안에서 먹고 자면서 열심히 봉사했다. 새벽에 일어나 청소하고 온갖 잔일을 도맡아 했다. 열심히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설교도 하기 시작했다. 교회가 부흥하면서 그는 교육전도사가 되었다. 모든 신도들이 성실하고 모범적인 그를 따랐었다.

『교회 일과는 다르게 또 그런 性的 충동이 일어나던가요?』 힘겹게 짜맞추기로 그의 정신감정의 전제 사실을 말한 것이었다.

『이 신문기사를 보세요, 피고인!』 나는 그에 대한 기사가 난 주간지를 들어보였다. 재판장과 방청객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모두 그곳으로 쏠렸다.

『여기 난 기사를 피고인은 교도소 안에서 본 일이 있지요』 내가 사전에 그에게 자세히 읽게 했었다.

『네…』 그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간신히 대답했다.

『신문에 난 범행방법을 보면 여자만 있는 집에 살짝 들어가는 수법과 전기검침을 나왔다고 위장하는 두 경우가 있는데 그랬습니까?』

『그랬습니다』

『그 이외의 방법으로 남의 집에 침입한 적이 있었습니까?』

『그 외 다른 루트로 들어간 적은 없었습니다』

『전기검침을 나왔다고 위장한 건 왜 그랬습니까?』

『여름에는 문이 열려 있어서 쉽게 들어갈 수 있는데 겨울에는 문들을 잠궈놔서…』

『전기검침원이라고 할 때마다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켰죠?』

『네…』

『여자들이 피고인의 얼굴을 다 기억하겠네요』

『…』

『그런데도 같은 동네를 계속 방황했네요.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그러면 얼굴이 알려져 신고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나요?』

『…』性慾에 의해 움직이는 그의 단순성을 사실로 再확인해 주었다.


베드로 후서에서 「무릇 사람은 정복자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라고 베드로는 말하고 있다. 우리 인간들은 분명히 그 누군가에게 정복되어 있다. 어떤 것의 노예가 되어 있다. 자신이 무엇의 노예가 되어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에 사로잡혀 있는가를 생각하면 된다. 아침부터 밤까지 여자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여자에게 정복되어 있는 사람이다. 돈에 대해 일년 내내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돈의 노예다. 출세를 바라고 상사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것은 출세의 노예다. 성직자란 무릇 아침부터 밤까지 神에게 사로잡히고 싶어야 하는 사람이 아닐까.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인도의 철학자 라즈니쉬는 성직자의 머리 속에 차 있는 것은 진리나 신이 아니고 사실은 性慾이라고 했다. 카뮈의 「이방인」을 읽으면 감옥 안에 들어간 주인공이 생각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감옥의 여러 가지 의미 중에 작가는 섹스를 못하는 고통이 가장 크다고 주인공의 입을 빌어 말했다.

『교회 안에서 신도들에게 이런 성폭행을 한 적은 없나요?』 내가 물었다.

『젊은 여자들이 전도사인 저에게 접근하고 유혹을 한 적이 있습니다만 참아냈습니다』

『피고인은 최근 일년 동안 교제를 한 여자가 있지요』

『있습니다』

『그 여자를 만나 말을 들어 보니까 오랫동안 사귀었어도 손목 한 번 만진 일이 없다는데…』

『그랬습니다』

『그 여자분 말은 피고인이 음란한 말조차 입에 올리길 싫어하길래 정말 성결한 목사님이 되리라고 생각했다는데 어떤가요?』

『그랬습니다』 나는 이미 재판 전에 구체적인 사유를 적은 정신감정 신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었다. 재판장이 그 신청서를 다시 꺼내어 보며 이렇게 말했다.

『정신감정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 재판부에서 신중히 검토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으로 따지고 들어갈 것은 그에 대한 수사가 잘못된 부분이었다. 그가 범행을 한 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발바리」라는 도둑이 있었다. 유리창이나 방범창 그리고 이층 베란다 창으로 남의 집에 들어갔다는 범인이었다. 경찰은 그를 이 발바리와 동일인물로 간주했다. 형사들로부터 취재한 기자들도 「발바리의 정체는 신학대학생이었다」고 기사에 쓰고 있었다. M 자신은 절대 그 발바리라는 인물이 아니라고 했다. 나는 공소장에 편철되어 있는 범죄 일람표를 피고인 석에 있는 M에게 보여 주면서 물었다.

『여기 범죄 일람표를 보면 거의 80번 이상의 범행이 적혀 있는데 그 사실을 알죠』

『봤습니다』

『그걸 전부 피고인이 한 게 맞나요?』

『…!!…』 그가 주저했다. 여러 건의 범행을 한 피고인들은 자기가 하지 않은 범죄도 더러 뒤집어쓰는 수가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들은 그걸 밝히기를 꺼려한다. 범죄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오해되어 괘씸죄가 적용될까봐 겁을 먹기 때문이다.

『피고인이 체포됐을 때 맨 처음 형사들이 어떻게 했나요?』

『형사반장님이 자기가 책임지고 검사한테 잘 얘기해 줄 테니까 반성만 잘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조사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담당 형사가 저에게 잘 생각해서 100건만 불라고 했습니다』

『왜 범행의 수가 아예 정해졌죠?』

『담당 형사님이 하는 말이 그 동네 발바리라는 도둑놈한테 당한 신고 건수가 그 정도 되는데 나보고 가져가라고 했습니다』

『하지도 않은 걸 왜 뒤집어쓰라고 하던가요?』

『범죄수가 몇 건이 되건 어차피 죄값은 똑같으니까 자기네들을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그 대신 죄질이 좋게 조서를 써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 수사상의 속임수를 풀어 주는 것이 변호사의 몫이었다.

『그러면 여기 공소장에 있는 사실 중 하지 않은 범행들이 있습니까?』 내가 범죄 일람표를 치켜들어 재판장에게 보이면서 물었다.

『유리창을 넘어 들어가든가 방범창을 뜯거나 보일러를 확인한다면서 남의 집에 들어간 적은 없습니다. 수법이 틀립니다. 제가 한 방법은 문 열린 집에 들어간 것과 전기검침원을 가장한 두 가지뿐입니다』

『또 억울한 사항들이 있습니까?』

『여기 33번째 범죄 사실을 보면 제가 28만원짜리 오리엔트 손목시계를 훔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 적 없습니다』

『그러면 그 시계는 어디서 난 겁니까?』

『그 시계는 제 겁니다』 방청석이 술렁였다. 범죄수사의 이면을 보인 것이다. 조금 더 그 농도를 올릴 필요가 있었다.

『피고인의 두 번째 범죄 일람표를 보면 노트북도 훔쳤다고 나오는데 사실인가요?』 내가 물었다. 범죄 일람표에는 훔친 사실만 적혀 있을 뿐 피해자의 주소나 이름이 전혀 없었다.

『그 노트북도 제 것입니다. 형사들이 집을 덮쳤을 때 가지고 간 것들을 전부 제가 훔친 것으로 했습니다』

『그러면 조사 당시 이런 것들을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요?』

『형사들이 좋게 써 줬다고 하면서 그냥 손도장 찍으라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재판장과 배석판사가 수사서류를 들추면서 귓속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재판장에게 말했다.

『재판장님, 공소장을 보면 정확한 시각과 장소가 적혀져 있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시간도 몇 월 중순경이라고 추상적으로 해 놔서 알리바이를 증명하기 힘든 것들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누군지 모른다고 「미상」이라고 되어 있는 범행들도 눈에 띕니다. 검찰이 좀더 수사를 명확하게 해서 보강해 주도록 하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안한 부분은 범죄 일람표에서 빼 줬으면 합니다』 재판장이 담당검사에게 공소사실을 보강하도록 명령했다. 변호사의 다음 공략부분은 공소사실인 강간의 毒을 가급적 희석시켜 주는 것이다.

넓은 교도소의 잔디는 뜨거운 태양으로 누렇게 타버린 듯했다. 면회를 하러 가는 사람들의 지친 얼굴이 드문드문 보였다. 너른 광장 한켠의 철망 안에 사슴이 보였다. 사슴마저 감옥살이로 지쳐 보였다. 목마른 듯 사슴은 빈 물그릇 옆에서 혀를 내놓고 헐떡대고 있었다. 나는 후끈거리는 공기가 가득 찬 함석으로 된 변호인 접견실로 들어갔다. 교도관 한 사람이 소파에 한쪽 발을 올려놓고 손부채를 부치면서 스포츠紙를 읽고 있었다.

『데리러 갔으니까 잠깐 기다리시죠』 교도관이 내게 말했다. 나는 여러 개의 칸막이방 중 한 곳으로 들어가 앉았다. 옆칸에서 신경질적인 여자의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사기 친 게 어떤 돈인 줄이나 알아 이년아?』 형사가 피해자를 교도소로 데리고 와서 가해자와 함께 대질조서를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악다구니의 소리가 들려왔다.

『이자는 갚았잖아? 그리고 이렇게 몸으로 때우잖아? 』 감방에서 끌려나온 여자도 만만치 않았다.

『아하! 가만! 가만! 싸우라고 이 자리 만든 줄 알아요?』 형사가 두 여자를 말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그때 하얀 고무신에 깨끗하게 세탁된 파란 재소자복을 입고 M이 나왔다. 많이 안정을 되찾은 표정이다. 나는 구체적인 성폭행 당시의 상황들을 물으면서 수첩에 꼼꼼히 적어나갔다.

『여러 여자들이 사실 저를 따뜻하게 대해 줬어요. 그리고 일을 치르는 데 응해 줬어요』 그는 내게 성폭행을 할 당시의 상황들을 적나라하게 얘기했다.

여자들의 성격에 따라 가지각색이었다. 더러는 여자들이 강간을 당하고 싶은 욕구도 있나 보다. 내가 아는 여자 탤런트는 강간을 당해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머리통 크고 배가 불뚝 나온 늙은이가 아니라 젊고 잘생긴 남자한테.

M은 젊고 잘생긴 편이었다. 나는 M을 관찰하면서 한 가지 얘기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피해자들에 대해 「미안하다」는 한 마디였다. 피해자에 대해 한 마디라도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범죄인은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다. 나는 그걸 기준으로 변호를 해야 할 사람과 사양할 사람을 구별했다. 나는 한참 동안이나 그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는 계속해서 교회에서 열심히 일한 것만 늘어놓았다. 어떻게 해서든지 석방되고 싶은 욕구만 이글거리는 것 같았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에서 파 얘기가 나오는데 알아요?』 내가 말했다. 이기주의에 대해 암시해 주고 싶었다.

『뭔데요?』 그가 궁금한 표정이었다.

『카라마조프家의 형제들이라는 소설에 삽입된 우화예요.하나님이 어느 날 연못가를 산책하시다가 연못 바닥 쪽을 내려다 보셨어요. 그 아주 아래쪽 지옥에서 한 남자가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신 거예요. 측은한 마음이 생긴 하나님은 파 한 단을 내려보냈어요. 그걸 타고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오라는 거였죠. 지옥의 사나이는 그 파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어요. 거의 마지막까지 올랐을 무렵 사나이는 아래를 내려다 봤어요. 그랬더니 아래로 줄줄이 여러 사람이 자기 뒤를 따라 그 파를 타고 올라오는 거예요. 파는 금세라도 끊어질 것같이 위태 위태 했어요. 다급했던 그 사나이는 바로 아래에 매달려 있는 사람을 발로 찼어요. 그 순간 파가 뚝 끊어지면서 그 사나이는 물론이고 거기에 매달렸던 모든 사람들이 모두 다시 지옥으로 떨어졌다는 얘기예요』 그는 왜 그런 얘기를 할까 고개를 갸웃했다.

『제가 왜 이 말을 하는지 아십니까?』 내가 물었다.

『…??…』 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 사나이가 지옥에서 천국으로 가려면 어떻게 하면 됐을까요?』 그는 가만히 있었다. 내가 다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지금까지 기다렸는데 한 마디도 피해 여성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정말 그게 화가 납니다. 그 여자들이 호응했다고 계속 주장하는데 정말 좋아서만 그랬겠어요? 상황이 그러니까 체념한 거겠죠. 왜 사람이 자기만 생각하고 남의 상처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습니까?』

『…!!…』 그는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몇몇 음탕한 여자의 행위로 자신에게 면죄부를 발행하는 편한 의식인 듯했다. 사람이란 자기가 편한 대로 생각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한 가지 묻겠습니다』 내가 그에게 말했다.

『뭔데요?』 그가 내 눈치를 보았다.

『피해자의 아버지나 오빠라면 범인을 어떻게 하고 싶을 것 같습니까? 한번 표현해 보시죠. 그럴 수 있다고 관대하게 넘어가겠습니까?』

『음…』 비로소 그에게 어떤 자극이 간 것 같았다. 그가 가만히 앉아 있었다. 나는 입을 굳게 다물고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할 말이 없군요』 이윽고 그의 입에서 한 마디 흘러 나왔다. 모든 것을 알겠다는 뜻이었다.

『지금 면회 오는 사람 있어요?』

『신문에도 나고 악인이 됐는데도 H만은 맘이 변하지 않아요. 저를 많이 믿어 줘요. 저 보고 앞으로 신앙적으로 정말 큰 인물이 될 거라고 그래요』 그녀는 정말 천사였다. 우화에서 나오는 하나님이 지옥에서 그를 구출하기 위해 던져 준 파뿌리인지도 모른다. 그는 집요하게 그녀에게 매달리고 있었다.

『그 여자를 사랑한다면 놔 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내가 물었다. 사랑은 손해를 보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용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좋아한다면 여자를 빨리 보내 줘야 하는 것이었다. 구속된 사람들 중에는 좋아하던 여자들에게 자유를 주는 사람이 있었다. 반면에 협박까지 하면서 집착하는 부류도 있다. 인간성의 깊이는 가지가지였다. 이쯤 에서 나는 한 가지를 정리하고 넘어가야 했다. 소위 그가 변호사를 돈 주고 산다는 생각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나는 돈에 팔려 건성으로 몇 마디 하는 형식적인 변호는 싫었다. 차라리 사양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다.

『죄송하지만 다른 변호사를 선임해서 재판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제게 준 선임료를 반환해 드릴게요』

『왜 그러십니까?』 그가 갑자기 당황하면서 물었다.

『정말 예수를 따라가겠다고 서원한 사람이라면 이래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제가 본 느낌으로는 진정한 참회가 없습니다. 또 제 앞에서 여러 번 교회나 하나님을 얘기하는데 저는 그게 다 위선 같아 보입니다. 마음에 찡하게 와 닿지를 않습니다』 나는 그 동안 느낀 감정을 솔직히 얘기했다. 아무리 죄가 무거운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변호하기가 힘들다. 잔인한 살인범이라도 진정으로 가슴속에서 恨과 후회를 토해낼 때 그 감동은 전달되는 법이다. 변호사의 가슴이 찡하고 그를 사랑할 수 있어야 재판장에게 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없었다. 나는 더 이상의 형식적인 변호를 하고 싶지 않았다.

『변호사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는지 저는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나는 의아해 하는 그를 뒤로 하고 교도소를 나왔다. 자기가 맡은 죄인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하는 변호는 돈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는 돌보아 주는 사람이 없었다. 오직 黃전도사와 교제하는 여자뿐이었다. 그들은 경제적 능력이 없었다. 그 역시 돈이 없었다. 변호사를 선택해서 선임할 위치는 아닌 것 같았다. 마지막 공판이 열렸다. 고립무원의 상태에 있는 그를 내쪽에서 내칠 수는 없었다. 먼저 재판장이 이렇게 시작했다.

『저희 재판부에서 정신감정 여부를 신중히 검토했는데 할 필요가 없다고 결정했습니다. 인격 장애 정도는 감정사항이 아닌 걸 잘 아시잖습니까?』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그건 압니다만 궁여지책으로 減輕(감경) 사유를 만들어 보려고…』 내가 솔직히 대답했다. 재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재판부로서는 곤란한 것 같습니다』 재판장의 결론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강간 부분에서 얼마나 죄의 독성을 순화시키는 것인가에 있었다. 성폭행에서 강간이라는 사실은 하나다. 그러나 남자와 여자의 진술은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남자들은 자신의 행동을 축소시킨다. 피해 여성은 과장해서 당한 얘기를 하기도 한다. 수사나 공소는 피해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을 인정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나는 강간 당시의 상황에 대해 하나하나 확인하듯 묻기 시작했다.

『여자들만 있는 집에 들어가면 처음에 어떻게 했나요?』

『이불을 뒤집어 씌웠습니다』 그가 많이 솔직해졌다.

『조금이라도 여자를 다치게 한 일이 있나요?』 대부분의 강간 피해자들은 상처를 입었다. 범인들은 일단 여자의 혼을 빼기 위해 강한 자극을 주는 게 보통이었다. 그래서 강간보다는 강간 치상죄가 많았다. 조금이라도 멍이 들면 강간 치상이다. 성교를 하다가 마찰이 심한 경우도 회음부 찰과상이다. M의 경우는 다친 여자가 없었다. 관계를 가진 후 M은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다 여자들을 씻어 주기도 했다. 여자들이 나중에 경찰서에 불려가 마지못해 그를 욕하고 억울하게 당한 것이라고 한 진술에는 과장이 많았다.

『여자들에게 처음에 뭐라고 말했어요?』 내가 물었다. 협박의 형태가 어떤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한 번 조용히 하고 갈 테니까 가만히 있어」라고 하면서 반응을 봤습니다』 그건 여자들에 대한 은밀한 제의의 성격도 짙었다. 절대비밀이 보장만 된다면 미남이 관계를 하자고 할 때 태도들이 어떨까.

『그럴 때 여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도 있었고, 절대로 안 된다는 여자도 있었습니다』

『어떤 여자들이 안 된다고 하던가요?』

『애인이 있거나 임신중이거나 아니면 믿음이 있는 여자였습니다』

『그런 여자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했죠?』

『미안하다면서 그냥 나왔습니다. 싫다고 하는 여자와는 절대로 안했습니다』

『그러면 승낙한 여자들하고만 관계를 맺었다는 소립니까?』

『그렇습니다』 검사가 이의를 제기할 기세로 몸을 움찔했다. 내가 덧붙였다.

『보세요 피고인, 그걸 진짜 승낙이라고 오해한 건 아니겠죠?』 변호의 수위를 낮출 필요가 있었다. 밤중에 어둠 속에서의 괴한의 출현 그 자체만 해도 공포적인 상황이다. 승낙을 하는 행동을 여자들이 했다고 해도 그것을 진의라고 보기는 어렵다. 얼마 전 법정에서 우연히 본 광경이 떠올랐다. 같은 공장에 다니는 남자가 동료여자를 강간한 사건이었다. 법정에서 남자는 여자가 동의를 하고 스스로 옷을 벗었다고 강변했다. 여자가 증인으로 불려왔다. 여자는 스스로 옷을 벗었다고 대답했다. 왜 그랬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그 여자는 『얻어맞고 벗을 바에야 아예 안 맞고 먼저 벗어 주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했다. 그게 요즈음의 성폭행 상황이었다. 내가 M에게 신문을 계속했다.

『피고인은 여자들이 그런 상황에서 고개를 끄덕인 것을 진짜 승낙이라고는 설마 생각하지 않았겠죠. 마지못해 무기력하게 복종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러나 피해 여성 중에는 정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하는데 얘기해 보시죠』 그가 잠시 재판장의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어떤 집에 들어갔더니 나이 먹은 여자 분이 계셨어요. 저는 정말 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이불을 뒤집어쓰라고 했는데 나를 보면서 옷을 벗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불 속으로 들어가라고 다시 그랬더니 「벗으면 될 거 아니야」라고 하면서 옷을 다 벗었어요. 겁도 먹지 않고요. 그래서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강간으로 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그 사모님은 억울하게 겁탈당했다고 진술하고 있었다.


『피고인이 강간을 할 때 칼로 위협을 했나요?』

『칼을 들고 간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성폭행을 할 때 칼로 위협을 한 적은 없습니다. 그때는 칼을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강간을 하는 순간 피해자들의 태도는 어땠습니까?』

『가만히 있는 여자도 있고 심지어 다리를 올려 주거나 소리를 내어 준 여자도 있었습니다. 상당수의 여자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포근하게 대해 줬습니다』

『여자들의 피해자 진술을 보면 피고인이 험하게 욕을 하고 겁을 주었다고 하는데 어땠어요?』

『그런 적은 절대 없습니다. 남편이나 주위 사람 눈치보고 그렇게 진술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사들이 나중에 현장으로 데리고 가서 검증을 했지요. 맞게 했나요?』

『저도 처음 보는 장소로 데리고 가서 강간을 재연하라고 한 곳도 있었습니다』黃전도사와 그의 애인이 법정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볼 때마다 순박하고 성실함을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다. 사실 그 때문에 나는 M을 변호하는지도 모른다. 기타와 스피커를 들고 노방전도를 다니는 그는 이 시대에 나타난 예수였다. 모두가 버리고 침 뱉는 죄인에게 다가가 도와 주고 있는 것이다.

『재판 전에 면회가신 적 있어요?』 내가 그의 애인에게 물었다.

『면회 갔더니 아주 실망한 표정이었어요. 이제는 변호사한테 기대지 않고 그냥 재판해 보겠다고 하더라구요』 내가 변호를 거절한 데 대한 그의 반응이었다. 내가 黃전도사를 보며 물었다.

『어제 면회를 가셨죠? 마음 상태가 어떻든가요?』

『구속되고 처음에는 세상사람들이나 변호사에게 매달리려고 하더니 변호를 그만두겠다고 하고 가신 이후부터는 태도가 달라졌어요. 이제는 세상을 믿지 않고 그 안에서 진짜 하나님만 믿겠다고 그랬어요. 그리고 얼굴이 오히려 밝아지는 것 같았어요』

『다른 변호사 사무실도 가보셨어요?』

『처음에 갔었죠. 돌아다녔는데 모두 머리를 흔들면서 안 된다는 거예요…』 욕을 먹든, 원망을 받든 결국 그의 변호는 나의 몫이었다.

『누구, 가족이나 친척들은 면회옵니까?』 내가 黃전도사에게 물었다.

『정말 냉정해요. 누나가 있다고는 하는데 면회 한 번 오지 않아요. 정말 그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가 도와 주던 목사님은요?』

『정말 냉정하데요. 그렇게 칭찬하던 신도들이나 목사님이 모두 침을 뱉고 등을 돌렸어요』黃전도사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黃전도사님은 그 사람이 밉지 않습니까? 왜 아무 관계도 없으면서 이렇게 열심입니까?』

『저는 사업이 망하고 뒤늦게 하나님을 믿게 됐지만 정말 이래서는 안 된다고 느꼈어요. 정말 세상에서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라도 감싸안아 주는 게 예수 믿는 사람들 역할이 아닌가요? 』


재판이 끝나고 그에게 重刑이 선고되었다. 전도사라고 하는 데서 그는 더욱 비난을 받았다. 성직자는 無私 無欲한 예수의 생애를 따르려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본 바로는 차라리 M의 음행은 단순했다. 성장 환경에서 이미 병적 기질을 얻었던 그는 肉慾을 이길 수 없었다. 그걸 해결할 돈도 제대로 없었다. 그의 하나님은 어쩌면 재판관을 시켜 그를 강제로 감옥에 넣어 죄를 중단시켰을지도 모른다. 그가 오직 한 분인 그분만을 진짜 의지하도록 모든 사람을 떠나가게 했을 지도 모른다. 그가 진짜 성직자가 되고자 했다면 그것은 은혜일 수도 있다. 정작 더 심각한 부류는 신도들의 우상이 되어 권좌에서 착한 양들을 잡아먹는 일부 가짜들이다. 그들은 수많은 여성들을 강간하고 과부들의 돈을 빼앗는다. 그 돈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고 오늘도 높은 단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 현실의 法은 그들에 대해 관대했다. 조금만 세심하게 보면 제단 뒤에 감추어진 범죄들을 발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직무를 유기하는 것을. 언론 역시 마찬가지다. 칼을 움켜 쥐고 직접 가서 그 교주들을 처단하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오늘도, 한강다리 위로 올라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강물로 투신하겠다는 사람이 왔다 갔다.●


월간조선 2001년 08월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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