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기사 - 보관자료]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비상

[과거기사 - 보관자료]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비상

(ㅡ.ㅡ) 0 2,123 2005.06.06 01:11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비상
매체명 한겨레
작성일 1996-07-11
면정보 12
글자수 4578
면종 생활,여성
장르 용어해설
기고자 권정숙
고정물명
주제
◎비뚤어진 성문화 “안전지대가 없다”/남성중심 사회가 비극 잉태… 성의식 개혁·언론 진지한 보도 절실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사례가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우리 사회 성문화 전반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수준에까지 이른 어린이·청소년 성폭력 실태와 해결책, 그리고 가정에서의 대처방법 등을 알아본다.<편집자>

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성문화구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만큼 성문화의 근본적 변혁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지적들은 최근 사례 등을 통해 가해자가 대부분 정신질환자 등 특이 병력의 소유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데 따른 것으로, 남성이면 누구나 언제라도 가해행위를 할 수 있도록 조장하는 성문화가 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최영애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10일 “최근 일련의 성폭행 사건은 힘없는 소녀가장이나 유치원생 등 약자를 마을주민이나 교장 또는 원장 등 강자가 함부로 성적으로 학대한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폭력으로 강탈해왔던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의식구조가 성문화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 것이므로 평등한 성문화로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한국성폭력상담소 통계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폭력 폭증 추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올해들어 4월말까지 상담소를 찾은 성폭력 피해자 3백69명 중 19살 이하 어린이·청소년은 성인보다 많은 54%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 95년의 43%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치로 어린이·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하는 비뚤어진 오늘의 성문화 현주소다. 특히 이런 왜곡된 성문화는 텔레비전·영화·신문 등 대중매체가 더욱 조장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양해경 가족과 성 상담소 소장은 “예컨대 영화나 드라마·신문만화 등이 성관계를 묘사하면서 여자가 ‘아니오’라고 대답할 때도 진짜 거부의사가 아니라 은근히 좋아하는 뜻의 다른 표현이라는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면서 대중대체의 폐해를 지적했다.

심영희(한양대 사회학) 교수도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에서 남자가 여자로부터 성을 얻기 위해 물리력을 쓰는 장면을 자주 방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공격을 가르치는 대중매체의 성폭력 묘사를 감시하는 시민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강간은 쾌락을 줄 수 있는 성표현의 형태가 아니라는 것, 강간이 피해자에게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는 것 등을 인식시켜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각 언론사에 ‘여중생, 초등학생 성폭력사건 보도태도에 대한 항의서’를 보내 “성폭력 피해사건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자세를 지양하고 성폭력 가해자를 양산해 내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 것도 이런 운동의 하나로 보인다.<김미경 기자>


◎“부모가 당당히 대처하라”/피해 자녀의 최책감·공포 씻어줘야

어린이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자 나어린 자식을 둔 부모들 사이에 ‘성폭력 공포증’이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아이가 밖에 나갔다 조금만 늦어도 걱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기관도 더이상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불안감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만약 내 자식이 어느날 갑자기 성폭행을 당했다면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부모들은 막상 사건이 터지면 당황해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아이는 부모가 이렇게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죄의식을 키우거나 피해사실을 말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전문가들은 자녀가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태도라고 입을 모은다. 부모가 ‘너는 이제 잘못됐다’라는 인식을 아이가 갖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소은희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자녀에게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전해들은 어머니는 우선 분노를 하다 이후에는 어머니 스스로도 죄책감을 느끼며 덮어두려는 경우가 많다”며 무엇보다도 어머니가 당당하게 나서서 아이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죄책감을 덜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보문 부천성가병원 정신과 전문의는 “부모는 절망하거나 흥분하는 기색을 보여서는 절대 안되고, 평상시처럼 대해 아이가 가슴속에 담고 있는 분노와 공포를 밖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초기에 아이의 불안 공포 우울증세 등을 바로잡지 못하면 장기적으로는 순결상실감, 남성혐오 등으로 이어지며, 심하면 정신분열이나 자살 시도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이렇게 부모가 우선 자녀의 이야기를 듣고 안심시킨 다음 자연스레 병원을 찾을 것을 권유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내놓은 ‘부모수칙’을 소개한다.<권정숙 기자>


◇ 어린이 성폭력 피해때 부모를 위한 수칙

1. 어린이를 조용한 곳으로 데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본다. 어린이가 말하지 않으면, “지금 당장 얘기하고 싶지 않으면 나중에 말해도 좋아”라는 식으로 다그치지 말고 스스로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린다.
2.“그 사람이 또 괴롭히면 엄마나 아빠에게 바로 말해라”라며 아이를 따뜻하게 감싸 안심시킨다.
3. “우리가 아무 병이 없어도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주사를 맞는 것처럼 의사선생님에게 보이는 거야”라고 안심시키며 병원으로 아이를 데려가 외상 여부를 확인한다.
4. 피해 당시 어린이가 입었던 옷을 세탁하지 말고 보관하며, 경찰에 신고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5. 성폭력을 당한 사실이 충격적이어서 사후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전문상담기관에 물어본다.
6. 어린이 앞에서 지나친 걱정은 금물이다.
7. 가해자에 대한 심한 말을 삼가고, “그 아저씨가 한 일은 나쁜 짓이야. 그 아저씨가 너나 다른 사람에게 또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우리가 잘 할게”라고 말한다.
8. 소아정신과 의사를 만난다.
◇ 성폭력 예방 위한 어린이지도 수칙
1. 속옷 입은 인형을 보여주면서 또는 실제 아이가 속옷을 입었을 때 “옷안의 네 몸은 중요한 부분이니까 다른 사람이 만지면 안돼”라고 말한다.
2. 누군가가 원치 않거나 불쾌하게 느껴지는 접촉을 할 때 단호하게 “안돼요!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도록 가르친다.
3. 어린이에게 가해자가 “우리끼리만 아는 비밀이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말아라” 또는 “말하면 죽여버리겠다”라고 협박할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싫어요, 비밀로 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말하라고 주의를 준다.
4. 어린이에게 “너에게 어떤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끝까지 보호해줄테니 부끄러워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곧장 이야기해라”라고 일러준다.
5. 낯선 사람의 차를 타지 말라고 일러준다.
6. 어디 갈 때에는 보호자에게 누구와 함께 가는지를 꼭 알리도록 한다.
7. 집에 혼자 있을 때 누군가 오면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일러준다.
8. 공공화장실에 가거나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는 친구, 어른과 함께 타도록 일러준다.
9. 어린이가 혼자 있을 때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급히 연락할 수 있는 곳의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 어린이 성폭행사건 사례(92년 1월 ∼현재)

△92년 3월=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 사는 초등학교 3년생 여자어린이가 삼촌과 당숙에게 성폭행당해 오다 하교길에 실종.
△92년 6월=충북 청주시 사직동 구 용화사승려 김종호(53)씨가 7살, 6살, 5살 여자어린이를 잇따라 강간한 혐의로 구속.
△92년 7월=전북 부안군에 사는 최삼렬(53)씨가 12살 난 여자어린이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해오다 구속.
△92년 7월=전 청주 성화원 원장 이경훈(70)씨가 아동보육시설 여자원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5년형 선고.
△93년 4월=서울 관악구 신림5동 김환동직업안내소 이종호(30) 사무장이 초등학교 6년생 여자어린이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93년 5월=여자 초등학생을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불에 태워 죽인 혐의로 구속된 정석범(22·경기도 부천시)씨가 어린이 혀 절단사건 범인으로 밝혀짐.
△94년 1월=여자 초등학생을 성추행한 뒤 살해 암장한 박 아무개(16·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3동)군이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혐의로 구속.
△94년 4월=제자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서울의 한 초등학교 성아무개(48) 교사 구속.
△94년 5월=이웃에 사는 초등학교 여자어린이를 유괴해 성추행한 뒤 숨지게 한 전석재(30·울산시 중구 유곡동)씨 구속.
△94년 5월=여자어린이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충남 당진군 송산면 한 초등학교 김지송(54) 교감 구속.
△94년 6월=자신이 학장으로 있는 어린이선교원 여학생 2명을 성폭행한 부산 금정구 목양선교교회 최일홍(48) 목사 구속.
△95년 2월=대낮에 가정집에 침입해 혼자 집을 보던 여자어린이를 성추행한 전경 유상진(21·서울 성동구 금호4가)씨 구속.
△95년 4월=초등학교 6년생 여자어린이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성일아파트에서 성폭행하려던 30대 남자를 피하려다 떨어져 중태.
△95년 12월=유아무개(37·서울 도봉구 방학동) 어린이축구단 코치가 초등학교 남자어린이의 성기를 만지는 등 추행하다 구속.
△96년 3월=네살짜리 여자어린이를 추행한 뒤 우물에 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함아무개(17·경북 상주시 함창읍)군 구속.
△96년 4월=서울 수서주공아파트 1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1·4년 여자 어린이들을 상습 성폭행해온 이명철(28·서울 강남구 자곡동)씨 구속.
△96년 6월=경기도 안산시의 한 유치원 원장이 10여명의 원생들을 성추행했다며 학부모들이 항의.
△96년 7월=충남 아산시 초등학교 6학생 여자어린이를 마을주민 14명이 성폭행한 사실 드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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