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건축협정제 관철은 종교탄압”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최성규)는 정부가 추진중인 ‘건축협정제’가 ‘종교탄압’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보고 대대적인 입법 반대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기총 종교재산법연구위원회는 20일 “건축협정제는 지역?개인이기주의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종교시설의 신?증?개축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소지가 있다”며 “종교탄압으로 이어질 것이 자명한 만큼 교계가 힘을 모아 입법 자체를 반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건축협정제는 일정구역내 토지나 주택을 소유한 주민들의 80%가 동의하면 건축물의 용도 규모 형태 등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달 1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건설교통위로 넘어간 상태다.

교계는 이 제도가 시행된 뒤 지역주민들이 소음 교통문제 일조권 등을 이유로 교회의 신·증·개축에 반대하면 교회 건축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본보 5월10일자 25면 참조).이처럼 한기총이 입법 반대운동에 나선 것은 건설교통부가 예외조항을 마련해 달라는 교계의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지난달 건교부에 보낸 공문에서 원활한 교회건축을 위해 △종교시설에 대한 예외조항을 마련해 줄 것 △종교시설을 연접개발제한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건교부는 지난 12일 보내온 회신에서 “건축협정은 엄격한 동의 절차와 건축위원회 심사 등 타당성 검토 절차를 거쳐 인가되므로 무조건적 반대수단으로 운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제도화된 뒤 시행령 등 하위 규정에서 동의요건 인가조건 등을 구체적이고 엄격하게 다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또 “다른 용도시설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종교시설에 대해 (연접개발제한) 적용을 배제하기 곤란하다”며 “종교시설은 공연 집회장 등과 유사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됨이 타당하다”며 답변했다.

이에 따라 한기총은 19일 대책회의를 열고 분야별 전문가를 추가로 위촉하고 앞으로 성명 발표,심포지엄 개최,항의방문,서명운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입법 반대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종교재산법연구위원회 서기 김진호 장로는 “순기능보다는 지역주민의 갈등을 조장하는 역기능적 결과가 속출할 것이 뻔하다”며 “특히 현행법으로도 난개발을 규제할 수 있는데도 민원이 발생하는 것을 귀찮게 여겨 그 책임을 지역주민에게 전가하려는 탁상행정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엄기영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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