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
21세기에 되살아난 '궐기대회의 추억' |
[오마이뉴스 2004.10.05 13:05:17] |
[오마이뉴스 고태진 기자]
주로 청중들은 교복 입은 고등학생들이 많았고, 각 동이나 직장별로 동원된 시민들이 나머지 자리를 채웠다. 물론 공산당과 ''북괴''라면 치를 떠는 자발적 참가자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인지 누구인지 알 수는 없으나 꼭 등장하는 게 혈서쓰는 순서였고 ''김일성 화형식''이었다. 손가락에 상처를 내 ''멸공''이나 ''승공''의 구호를 흰 천에 쓰는 장면은 궐기대회의 절정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땐 참 살벌한 시기였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 때려잡고 절멸시켜야 할 철천지원수로 대하던 시대였다. 또한 북한은 우리가 조금만 방심하면 당장에 쳐내려와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 호시탐탐 노리는 무서운 존재였다. 독재 정권의 안보를 위해 ''악마의 제국'' 북한은 충실히 이용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정권 타도를 위해 북한이 이용되는 시대인가?이제는 정권타도를 위해 북한이 이용되는 시대?21세기 디지털 세상은 ''궐기대회''의 시대와는 엄청나게 변했다. 남북관계도 참으로 큰 변화가 있었고 지금도 그 변화는 진행중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가는 시대의 물결을 거슬러 한사코 예전의 시대로 되돌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보수가 아니다. 수구이고 시대착오적 사람들이다. 10월4일, 서울의 한 복판에서 ''궐기대회의 추억''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집회가 열렸다. 일부 개신교 인사와 보수 인사들이 주도한 ''대한민국수호 국민대회''가 그것이다. 그들의 언어는 20-30년 전 궐기대회에서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단골로 등장하는 극우 인사들이야 항상 그러려니 하더라도 사랑과 은혜를 중시하는 기독교 인사들의 토해내는 언어는 그들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조용기 목사는 "오늘 우리는 하나님께 조국과 민족을 공산주의의 침략에서 지켜달라고 부르짖기 위해 모였다.", "북한 김정일은 원자탄과 미사일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 순간 우리는 불바다에 처할 지 모르는 위기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용기 목사는 하늘에 계신 주께서 국보법을 폐지하지 않게 이끌어달라고 하고, 신신묵 목사는 하나님에게 친북좌익세력을 제거해 달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이 특정 정파를 위한 해결사라도 된단 말인가? 기독교에 대해서 잘 모르긴 하지만, 기독교의 가르침이 아무리 이념과 생각이 다른 사람과 집단이더라도 이런 식으로 불신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가보안법은 기본적으로 국민들을 불신하고 감시하는 법이다. 오히려 국가보안법 폐지가 더 하나님의 가르침과 맞는 것이 아닌가?
무엇보다 신도들에게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독교 일부 단체가 과격한 정치적 주장을 펼치고 종교인의 본분을 잊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정치적 사안에까지 뻗치려고 하는 것은 심히 걱정스러운 일이다. 과거 독재정권시절에 그들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했는지, 아니면 독재정권을 위해 기도했는 지를 먼저 되돌아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태진(ktjmms@kornet.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