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하계올림픽 때 몇몇 선수들의 우승 뒤의 '종교행위'를 두고 대한올림픽위원회와 대한체육회 홈페이지에는 찬반 논란이 인 적이 있다. 그러나 이 논쟁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등에 간간이 글들이 올라오면서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에 불교계가 스포츠 선수들의 종교행위를 문제삼고 나섰다. <법보신문>은 최근호에서 "국가 대표야? 기독교 대표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일부 기독교 선수들의 종교행위로 인해 올림픽 정신이 오염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도 선수들의 종교행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법보신문>은 "기독교인 선수들은 경기장 안이건 밖이건 구분할 것 없이 두 손을 모아 기독교의 절대자를 위해 기도하고 메달을 딴 건 오직 하나님의 영광이라며 이웃 종교인이나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대다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선수들은 대개 메달을 획득하거나 승리하게 되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면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립니다"라고 말한다.
지난 올림픽 때 장미란 선수(역도)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뒤 "하나님!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다. 당시 이원희 선수(유도)도 경기에서 상대방을 메어친 뒤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았다. 국가대표 배구선수단 전원은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은 경기 종료 후 매번 둘러앉아 기도를 하고 있다.
이원희 선수는 기독교계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결승에서 승리한 뒤 내가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든 것을 보고 많은 신문이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고 했지만 저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습니다"라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몇몇 선수들은 골을 넣거나 경기 종료 때 매번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다.
지난 올림픽 당시 유승민 선수(탁구)는 우승 뒤 특별한 종교행위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신문은 "탁구 유승민 선수의 멋진 마무리. 유 선수의 금메달 획득 모습을 즐거워하지 않는 국민은 없었다"고 소개했다.
외국 선수들 기도 모습 거의 볼 수 없어
<법보신문>은 "한국 기독교 선수들과 달리 외국인 선수들이 경기 중 기도를 하는 행위는 아테네 올림픽 기간 중 거의 볼 수 없었다"면서 "한국 기독교 선수들은 시도 때도 없이 기도를 하고 자신이 딴 메달을 기독교의 절대자에게 봉헌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조국과 민족보다 자신의 종교를 우선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을 입증해 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월드컵 때 특정 선수의 종교행위를 거론하면서 "축구 선진국인 유럽의 축구 경기에선 골 세레머니로 기도를 하는 선수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스포츠는 스포츠로서만 존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또 "기독교계가 오래전부터 '스포츠 선교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1984년 LA올림픽부터 선교단을 파견해 왔으며, 2000년부터는 '세계체육인선교회' '월드컵선교협의회'과 ○○배구단 등 17개 단체가 참여한 '한국스포츠선교협의회' 등이 활동을 벌여왔다.
불교계는 선수들의 종교행위가 올림픽 정신을 오염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올림픽은 그 어떤 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올림픽의 가장 기본적인 정신인 것만은 분명하다"면서 "이 정신을 좀더 확대 해석하면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자신이 믿는 종교를 경기 중에 알리는 행위는 옳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고, 올림픽정신을 위배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스포츠계에서도 선수들의 종교행위에 대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법보신문>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국제부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아테네 올림픽에서 기독교인 선수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지적하는 일이 몇 차례 있었다"면서 "이 문제를 정식으로 보고해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등에는 스포츠 선수들의 종교행위를 이해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한 네티즌은 "기독교인 선수들은 하나님을 중심으로 열심히 준비하기 때문에 다른 종교인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거나 "선수가 가장 먼저 영광을 돌리고 싶은 대상을 정해 하는 것까지 문제삼을 수 없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