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씁쓸한 두얼굴’
 
[한겨레 2004-07-19 19:18]
 
[한겨레] 프 반유대주의 비난속 자국민과 결혼 팔인엔 국적안줘
이스라엘이 프랑스의 반유대주의를 비난하며 프랑스 거주 유대인들에게 이스라엘로 들어오라고 촉구하면서, 자국 국민과 결혼한 팔레스타인에게는 이스라엘 국적을 부여하지 않아 이중성을 드러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18일 예루살렘에서 미국 유대인협회 지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프랑스에 있는 우리 형제들”이 가능한 한 빨리 이스라엘로 이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랑스가 최근 새로운 종류의 반이스라엘 감정과 선전에 기초한 반유대주의에 직면해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에 반발하며 “우리는 즉각 이스라엘 당국에 이런 용납할 수 없는 언급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거주 유대인 조직들을 대표하는 ‘크리프’의 명예회장 테오 크레인도 “우리를 위한 결정이 샤론에게 달려 있는 건 아니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중동 긴장이 높아지면서 프랑스에서는 반유대인 무드가 강해졌다. 2003년 한해 동안 유대인 교회·학교·묘지 등을 상대로 한 위협과 폭력사건이 593건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6월까지만 510건이 집계됐다. 프랑스에는 현재 유대인 60만명, 무슬림 5백만명이 살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인과 결혼한 팔레스타인인의 이스라엘 국적 취득을 금지하는 내용의 시민법을 6개월 연장하기로 18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국적의 배우자를 둔 팔레스타인인은 앞으로도 이스라엘에 들어가 가족과 함께 살 수 없다. 이 법은 지난해 7월1년 한시법으로 제정됐으나, 보안 당국자들이 이스라엘인과 결혼한 팔레스타인인이나 그 자녀들이 반이스라엘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며 시한 연장을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국제 앰네스티와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를 위한 유엔위원회’는 시민법이 유대계 인구 우위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제정된 ‘인종차별적’ 법률이라며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ari@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게시물은 꽹과리님에 의해 2004-07-20 11:24:58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