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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59     ▒ 글쓴이 : 채영창 (ychae2003)  ▒ 조회 : 3606     ▒ 추천 : 29      
[워싱턴 아리랑] 한인교회 진단(3) 유교적 한인교회  

(3) 유교적 한인교회

한인교회의 세속화론을 펴는데 있어서 한인목사가 포화상태인점과 한인사회의 돈이 교회에 쌓인다는점 이외에 이를 부추키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한인교회의 유교적성격을 빼놓을수 없을것같다. 개신교와 유교는 그 역사적배경으로 보나 교리면에서보나 융합하기 어려운 아주 상반된다고 볼수있는데도 한인사회에는 한인교회가 범람한다. 그리고 이 한인교회에는 유교적색채가 농후하다. 한인교회는 미국속의 교회지만 그 구성원이 유교사상에 절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유교를 유교의 종주국인 중국보다도 훨씬 철저하게 공부하고 생활화시켜 명실상부한 세계 제 1의 유교국가를 이루어놓았다. 유교는 현세적이고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기독교는 내세적이고 하나님 중심이다. 이처럼 물과 기름같은 개신교 교리와 유교인들의 정서가 합일을 이루고있는곳이 미주한인교회라 할 수 있다. 이같은 한인교회에 나타나는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가 신도들의 무분별한 목사 떠받들기다.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으로 연결되는 유교식의 수직적사고가 수평적조직이며 만인제사장주의인 개신교안에서 온존하고 있는 것이다.

담임목사와 견해를 달리하면 목사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되고 말이 몇번만 오가면 목사 반대편으로 지목되고 만다. 중요한 안건을 심의중인 제직회와 사무총회, 당회가 아무런 토론없이 만장일치,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회의가 끝난후 '좋은게 좋은 것 아니냐'는 수군거림으로 토론없는 결정에 대한 미진함을 간단하게 마무리한다. 사안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견해표명보다는 그에 대한 찬반을 표시함으로써 되돌아올 인간적인 부담을 어려워 하는 장면이다. 사무총회가 민주적이고 개신교적이라면 침묵은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한인들의 유교적인 대응이다.

여기서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한인교회의 담임목사상이 세워진다. 가부장적인 권위를 확보한 목회자의 다음행보는 교회의 담을 높이고 교회문을 잠그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세상과의 빈번한 교류는 자신의 위취나 위엄이 손상받을 가능성이 있고 세상의 물결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유교적 한인교회의 다른하나 특징이라면 보수주의 즉 근본주의 신앙의 강조라 할수있을 것같다. 가부장적 권위를 가진 목회자가 민주적이며 진보적인 목회를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같이 현세적, 사대적이면서 인간관계중심의 한국유교적 성향이 한인교회의 근본주의적 신학에로의 집착을 가속화시킨 한 요인으로 보인다. 유교를 중국보다 더 관습화시킨것이나 기독교를 미국보다 더 근본주의쪽으로 몰고간 것이 일맥상통하다고 보여지는 것이다. 가부장적 목회자, 장유유서같은 유교적 정서와 강도높은 근본주의적 신앙이 신앙공동체로서의 한인교회의 발전을 가로막고 오히려 한인교회가 '주식회사'적 성격의 이익집단으로 비쳐지는데 일조를 했다 할 것이다.

한인교회내에서의 민족문화의 보존 및 계승문제와 유교적폐습문제는 구별돼야한다. 보존돼야할 민족문화는 찿을길이 없고 폐습만이 존재한다면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한인교회가 이렇게 된 책임을 목회자한테만 돌릴수는 없다. 목회자도 신도들의 요구나 지향을 거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한인교회의 기복신앙은 목회자보다도 오히려 가족제일주의라는 유교사상에 찌든 신도들의 요구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일의 책임은 권한을 행사한 지도자가 지는것이므로 주식회사화 되어가는 '한인교회'의 책임도 결국은 목회자의 몫이다.


 

 
▒ 게시일 : 2003-05-16 오전 12: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