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통성기도론 교회 미래없다’

‘이기적·통성기도론 교회 미래없다’

(ㅡ.ㅡ) 0 2,481 2003.10.03 12:08
경향신문  2003.10.2(목) 19:14
 
‘이기적·통성기도론 교회 미래없다’
 
 
자신이 투자한 주식의 가치를 올려달라는 기도, 대형 교통사고로 중요한 강의 시간을 맞출 수 없게 되자 비행기를 연착시켜서라도 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이기적인 ‘야베스의 기도’가 과연 정당한 기도인가. 그리고 목청을 돋우고 땅을 치면서 소리높여 하는 통성기도를 해야만 잘한 기도라고 할 수 있을 것인가.

기독교 월간지 ‘기독교 사상’ 10월호는 ‘다시금 기도를 생각한다’라는 특집 주제 하에 물량적 성장에만 치우친 한국 교회의 현주소는 자기중심적이고 물량화된 통성기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기도의 내용과 형식을 모두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종교부문 서적의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야베스의 기도(브루스 윌킨슨 저·디모데)’와 ‘히스기야의 기도(전병욱 저·규장)’를 예로 들면서 한국교회의 기도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김기현 목사(수정로 침례교회 담임·경성대 강사)는 ‘더 잘못된 기도, 덜 잘못된 기도’라는 기고문에서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야베스와 히스기야의 예를 들면서 잘못된 기도를 하는 많은 한국교회 교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야베스의 기도’ 본문 47쪽에서 저자는 ‘자신이 투자한 주식의 가치를 올려달라고 기도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일 뿐 아니라 하나님은 그런 기도를 기다린다’고 단언하면서 ‘공항에 가는 도중 교통사고로 인해 중요한 강의시간에 맞출 수 없게 되자 비행기를 연착시켜 달라는 기도’를 간증하고 있다. 김목사는 이러한 기도는 탐욕스런 자신을 긍정하는 ‘더 잘못된 기도’이며 하나님에 대한 깊은 묵상이 빠져 있는 히스기야의 기도는 ‘덜 잘못된 기도’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서중한 목사(대성교회 부목사)는 ‘통성과 침묵’에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통성기도’를 비판했다. 일제시대와 6·25를 거치면서 많은 고통의 세월을 보내야 했던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에게 통성기도는 하나님께 소리쳐 간구할 수 있는 중요한 기도의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이후 1970년대와 80년대 들어서 통성기도는 대형교회의 성장을 뒷받침한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고, 교인들의 소원을 간구하는 간청기도에도 적합한 형식이었다. 서목사는 기고문에서 “통성기도가 한국교회의 중요한 신앙에너지였던 것만은 사실이지만 통성으로는 할 수 없는 깊은 묵상에서 나오는 침묵 기도와는 멀어지게 됐다”면서 “영적인 침묵기도가 사라진 한국교회의 부실화는 막을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고문 ‘요구의 기도에서 사귐의 기도로’를 쓴 김영봉 목사(미 벨마제일연합감리교회 담임)는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 52.8%의 국민이 주변 목회자 중에 품위와 자격이 없는 목사가 많다는 대답을 한 것을 예로 들면서 이같은 한국교회의 질병원인이 우리의 기도방식에 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요구의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과 깊이 사귀는 영적인 사귐의 기도만이 한국교회를 구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무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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