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2003.10.1(수) 17:23
"목회자 성적 궤변 이젠 속지 마세요"..기독교 여성상담소 성폭력 지침서
"에덴 동산에서는 벗고 있어도 수치를 몰랐던 것처럼 영적인 사람은 벗고 있어 도 서로 수치를 느끼지 않는다" "아브라함이 외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바치듯 가장 소중한 것을 주의 종(목사)에 게 바치라" 이런 주장을 늘어놓는 사람이라면 그가 아무리 목회자라도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성경 구절을 악용해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다.
기독교여성상담소(소장 박성자)가 이런 목회자로부터 여신자들을 보호하기 위 해 "기독교인을 위한 성폭력 예방 지침서"를 내놓았다.
심심찮게 드러나고 있는 교회 내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 는 판단에서다.
지난 98년 문을 연 이 상담소에 접수된 교회내 성폭력 사례는 지난 6월까지 91건.이중 목회자에 의한 성폭력이 84건(92%)에 달했다.
그러나 교회법 또는 사회법에 고소한 경우는 9건에 불과했다.
교회가 교회내 성폭력에 대해 대부분 침묵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폭력을 저지른 목회자의 궤변과 자기 합리화는 건전한 신 앙인들의 공분을 자아낸다.
예컨대 신도를 유혹하기 위해 "너는 야곱을 섬긴 그의 둘째 부인 라헬처럼 부르 심을 받았다"거나 "솔로몬이 1천명의 궁녀를 거느렸듯이 나는 여인을 취해도 죄 가 되지 않는다"고 억지를 쓴다.
그러나 목회자의 권위를 이용,종교적 행위를 가장해 성폭력을 자행하기 때문 에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를 당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피해를 입는다 는 설명이다.
또 성폭력 사실이 드러났을 경우에는 "주의 종을 마음 아프게 하면 하나님의 징 계를 받는다"고 겁을 주고 피해자가 "음란마귀에 씌어 목회자를 모함하고 있다 "고 덮어씌운다.
따라서 지침서는 각 교회와 교단이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신자들도 목회자를 우상시 또는 절대 시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화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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