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은 왜 교회를 멀리하려고 할까>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 교회마다 젊은 신도들이 줄어들어 고민에 빠져
있는 목회자가 많다. 요즘 젊은이들은 왜 교회를 멀리하려고 할까. 교회를 좀더 젊
고 활력있게 만들 수는 없을까.

최근 이상화 목사(사랑의교회)가 펴낸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31가지 이유」
(기독신문사 간) 를 보면 어렴풋하게나마 위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멀리하는 첫번째 이유는 `예수 믿는 사람도 고통을 당한다는
것'. 두번째로는 `서로 모순되는 듯한 성경 말씀에 대해서 덮어놓고 믿으라니 답답
하다'는 대답이 꼽혔다.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투정 섞인 불만이나 자기 합리화에 그치는 핑계도 있지
만 한국 교회의 현실을 준엄히 질타하는 내용이 적지 않아 목회자들이 경책의 계기
로 삼을 만하다.

△사랑의 메신저라고 자처하는 교회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다
△신도들끼 리 질투하고 싸우는 모습이 싫다
△헌금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이 많다
△교인들의 교회 안 행동과 교회 밖 행동이 다르다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무시한다
△전도방법이 너무 혐오스럽다
△교파와 교단이 너무 많아 분열돼 있다 등은
개신교 가 지닌 근본적인 한계라기보다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몸안에서 스스로 키워온 고질 병이다.

이상화 목사는 대학에 출강해 기독교개론을 가르치면서 비신자가 대부분인 수강
생으로부터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리포트를 내도록 했고 인터넷에 올라
온 편지들을 모아 사례들을 추렸다.

여기에 한국갤럽과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를
곁들여 31가지 이유를 뽑았다.

그러면 교회 청년부를 부흥시킬 대책은 없는 것일까. 이상화 목사는 신세대의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이해할 것과 청년들을 위한 양육과 훈련 프로그램의 재정
립을 우선적 과제로 들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 청년 사역자와 연구 인력을 육성하는 한편 인적 자원 개발과 미
래 지도자 양성을 위해 교회들이 더 깊이 연대하고 뜻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목사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의 사무국장을 맡아 여러 교회의 현실을 보
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한국교회가 망하겠다'는 느낌이 들어 책을 낼 결심을
하게 됐다"고 집필동기를 밝힌 뒤 "목회자들이 젊은이 탓만 하지 말고 자신과 주위
를 둘러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heey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