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료원 노조파업 현장을 다녀와서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가톨릭의료원 노조파업 현장을 다녀와서

유다이스칼리오테 0 2,120 2002.10.30 03:47
지난 10월25일 다섯 달 넘게 진행되고 있는 가톨릭의료원 노조의 파업농성현장을 갔다.
현재 560명의 조합원들이 한 명의 낙오도 없이 파업농성중인 명동성당. 거기서 파업중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조합원들과 지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살, 3살된 아이가 있는 주부 노조원의 투쟁기


수줍은 듯이 대화에 응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평범한 동네 아줌마 심재순씨를 만났다.
사수 농성을 끝내고 나왔단다.
사수농성이란 천막에서 밤샘을 하는 것이다.


현재 나이는 27세이다.
2살과 3살된 딸 둘이 있는 6년째 의정부 소속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던 조합원이다.
5달 이상 계속되는 파업으로 월급을 한푼 받지 못해 아이들을 탁아시설에 보낼 수가 없어 친정과 시댁에 각각 맡기고 있다.


- 아이들이 어려서 손이 많이 갈텐데 밤샘을 하면서 사업장에 복귀를 안하고 계속파업농성에 참여하는 이유는?

"노조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서다.
노조가 없어지면 차라리 사직하는 것이 낫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띠 두르고 데모하는 걸보고 참 싫어했는데 IMF이후 계속 짤릴 위험에 처할 때 노조가 방패막이가 되는 것을 느꼈다.
내가 계속 일할 곳이 여기고 일하는 사람이 옆에 있기 때문에 남아 있다.
지금은 끝까지 남아서 노조를 지키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 가족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지난 9월 11일 가톨릭 의료원에서 파업하던 중 경찰서에 끌려가서 맞고 나온 후 친정어머님과 이야기를 했다.
사실 내가 이렇게 맞고 끌려갔다.
끌려가서 맞고 나올 만큼 큰 죄를 지은 것은 아니다.
어머니가 아파 간병하면서도 파업에 참가해 결국은 어머님이 돌아가신 조합원도 있다고 이야기하다 설움에 울어 버렸다.
지금도 매일 하는 출정식마다 가족생각이나 울기도 한다."


- 파업농성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일하면서 사이가 안 좋았던 사람들과 서로 많이 알게되고 이해하게 되었다.
장기 파업을 지켜내고 있는 본인에게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세상 어디에 나가서도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강하고 심지 굳은 차수련 위원장


차수련은 위원장 단식농성으로 몸이 많이 허약해졌지만 강한 인상에 굳은 심지가 인상적이었다.


- 현재 가톨릭의 태도에 대해 할 말이 있는가?

"본인도 가톨릭 신자다.
대화에 임하지 않는 가톨릭 사용자측의 태도는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사제가 할 태도가 아니다.
가톨릭의 전근대적인 권위의식과 독선적인 가톨릭의 태도가 가톨릭의료원의 사건을 통해서 세상에 드러났다.
이런 태도는 노조를 와해 또는 무력화하려는 태도다."


- 현재 가톨릭 의료원의 상황은?

"낙태반대 운동을 하는 가톨릭이 자신의 의료원에 재직하고 있는 의료원의 유산률은 30%에 달한다.
이는 일반 의료원의 3배에 해당한다.
혈관주사, 채혈 등 모두 간호사가 해야 하고 수술실에서는 청소 역시 간호사가 하고 있다.
간호사들이 너무 바빠서 화장실에도 맘대로 못 간다.
행정수녀원들은 임신을 순번제로 정해서 하도록 하는 반인륜적인 지시를 하고 있다."


- 가톨릭의 권위 의식이란 무엇을 말하나?

"집단적 노동자의 의사표현인 노동조합의 의견을 인정하지 않고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파업초기에 의료원 소식지에 보건의료산업노조의 집행부에서 직장을 파괴할 목적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했다.
산별노조는 위원장에게 교섭권과 체결권이 있는데 이런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하는 행동이다.
교회법에서조차 파업에 따른 불이익 처분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자신의 형제를 고소고발하고 경찰이 성당 안에 들어와도 좋다는 공권력투입을 요청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지 않는가?"


- 현재 농성파업을 어떻게 조직하고 있는가?

"전체 조합원의 70%가 여성이다.
매일 출정식을 하고 시민선전전을 평일에는 거리, 지하철에서, 일요일에는 지역성당에서 하고있다.
50-60명이 사수농성을 위해 밤샘을 순번대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1년에 2번있는 조합원 1일 교육날이다.
음식은 영양과 노조원들이 순번으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가톨릭의 사건해결 촉구를 위해 미사투쟁을 한다.
우리가 믿는 정의의 하나님에게 미사를 드리는 것이다.
각 지역병원에서 김치를 만들어 보내고 방문치료를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 장기파업농성으로 힘들고 어려울 텐데 560명의 미복귀 조합들과 함께 계속 할 수 있겠는가?

"15년의 노동운동을 통해서 우리의 투쟁은 정의로운 투쟁이며 옳기 때문에 반드시 이긴다는 확신이 있다. 노조와 동료를 지키고자 하는 조합원들의 순수함이 우리를 지켜낼 것이다.
높은 노동강도와 불규칙한 노동조건 속에 있는 가톨릭의료원 노동자들이지만 다른 곳의 노동자에 비해서 순하고 강하다.
우리조합원들 경우 병원 사용주에게 당한 것이 너무 커서 피멍이 들어있다.
탄압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더욱 강해졌다.
한 영양과 조합원은 우리는 하루하루 협박과 탄압 속에서 그리고 나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우리를 지켜내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여성조합원들이 강하고 끈질기게 행동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역사를 만들었고 결국은 세상을 바꿀 것이다."


미사투쟁


저녁에는 미사투쟁이 있었다.
명동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이번이 2번째.
여의도 성모병원 간호사인 이정은씨는 "1차 미사 투쟁에서 신부님 말씀이 밤은 희망을 품고 있어 아름답다면서 어렵더라도 노력하고 주위 사람을 돌봐주어야 한다고 했는데 우리에게 이러는 것이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밖에선 악독하게 해도 성당 안에서는 우리를 품어 주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같이 참여한 성당미사는 왠지 힘들고 우리와 다르게 느껴진다"며 명동성당측에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성당 안에 울려 퍼지는 청초하고 차분한 목소리.

'오늘은 연중 제 29주간 금요일입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여 기뻐하소서.
구원의 주를 합당히 모시기 위하여 잠시 우리 죄를 반성합시다.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제 큰 탓이로소이다.
이 위선자들아 너희를 고소하는 사람이 있으면 하늘 나라 가기 전에 화해하도록 애쓰라.'


이정은씨는 "이제 이 싸움은 단지 임금투쟁싸움이 아니다.
우리를 전혀 협상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톨릭의 저런 태도는 정말 분노스럽다.
만약 공권력이 투입되더라도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정리집회에서


이날 정리집회에서는 김영숙 여의도 성모병원지부장의 석방 환영식이 있었다.


김 지부장은 "명동성당은 저의 본당이고 여기서 영세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감옥에서 석방되어 미사를 드리고 여러분과 함께 있습니다.
이모든 것이 꿈같습니다"라며 "첫눈 올 때까지 우리가 여기 있으면 안되겠지요?
한국천주교가 촛불과 같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라고 말했다.


노조원들은 농성의 고통을 잠시 잊은 채 지부장을 헹가레하는 등 즐거워했다.
힘들고 어렵지만 서로를 믿고 힘을 주는 정리집회는 춥고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활기차고 희망찼다.
똑같이 미사를 드리고 같은 십자가를 바라보고 있는 파업참여 노조원들과 가톨릭재단.
같은 밤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밤을 보내고 있는 명동성당이었다.

/이박은미


오마이뉴스 2002-10-29 1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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