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꽃동네 의혹’ 특종이 낙종으로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국민일보 ‘꽃동네 의혹’ 특종이 낙종으로

엑스 0 2,505 2003.02.20 19:42
꽃동네 오웅진 신부의 비리 의혹과 관련, 국민일보 법조팀 기자가 다른 언론에 보도되기 3개월 전부터 취재에 들어가 일부 사실을 확인했으나 편집국장 등 고위간부가 ‘종교전쟁’ 우려를 이유로 관련 기사를 수차례 누락시킨 사실이 밝혀져 노조가 반발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국민일보 오유신 기자는 지난해 10월 말 오웅진 신부에 관한 소문을 듣고 취재를 시작해 11월 초 청주지검 충주지청 담당검사로부터 검찰이 내사에 착수했다는 사실과 함께 오신부와 꽃동네 소속 수녀 및 수사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토지대장을 확인한 뒤, 지난 달 초에는 꽃동네 후원금 일부가 오신부와 가족들 계좌로 입금됐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이강렬 편집국장은 11월 말 ‘좀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며 기사화를 연기했고, ‘확실한 개인 비리를 물어오면 보도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오기자가 검찰의 소환일정까지 확인했지만 결국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면 뒤늦게 취재에 들어간 오마이뉴스는 21일 오웅진 신부 비리 의혹을 첫 보도했고, 다음날인 22일자부터 한국일보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세계일보 대한매일 등 대다수 중앙일간지가 일제히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이날도 보도하지 않고 23일자에 이를 단신 처리했다.

이강렬 편집국장은 “기사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웅진 신부 건은 파렴치한 비리라고 보기도 어렵고, 이 때문에 일부 확인된 내용으로 기사화 했을 경우 기독교와 천주교 사이의 전쟁이 생길 것을 우려해 한 달여 전부터 사장, 주필과 논의해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사화 여부는 전적으로 편집국장이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언론노조 국민일보지부(위원장 김의구)는 22일 오기자의 취재경위를 조사한 뒤 공정보도위원회를 개최해 다음날짜로 공보위 보고서를 내고 “기사에 대한 판단착오와 ‘봐주기식’ 취사선택으로 특종을 낙종으로 전락시킨 사안”이라며 회사측에 재발방지책을 촉구했다. 공보위는 “아무리 민감한 사안이어도 반론권을 충분히 주고 균형감 있는 시각으로 다룬다면 카톨릭에서 종교간 분쟁으로 몰고갈 명분이나 현실적 가능성이 없었을 것”이라며 “종교 갈등이 불가피하다는 예단에 사로잡혀 결과적으로 낙종을 자처했다”고 지적했다.

법조팀의 한 기자도 “사회적으로 존경받던 인사에 대한 비리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개월 전부터 내사에 들어간 사안의 성격으로 볼 때 공익적 차원에서 기사가치가 있음에도 종교전쟁 우려를 이유로 기사를 누락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미디어오늘 2003-02-03 15: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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