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교회 때문에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펌] 교회 때문에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 3 2,187 2004.10.08 12:22
"교회 때문에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신앙심과 분별심의 조화
i_email.gif 기사전송  i_printer.gif 기사프린트 지요하(sim-o) 기자  i_email_09.gif 
(1)

얼마 전에 한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그는 자신의 큰처남과 처남의 댁을 몹시 비난했다. 그에게는 먼 시골에 장인 장모가 계시는데, 칠순이 넘은 노인네들이 처남과 따로 사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큰처남은 중학교 교사라고 했다.

"장남이 되어 가지고 부모를 모시고 살지도 않으면서, 여태까지 부모님께 용돈 한번 드려본 일이 없다는 거야. 더구나 일년에 두 번씩 설과 추석 명절에는 꼭꼭 나오는 수십 만원씩의 '효도휴가비'를 받으면서도, 명절을 쇠러 가서도 용돈 한번 드려본 적이 없다는 거야."

장인 장모께 종종 기십만원씩 용돈을 보내 드리고, 명절에는 초등학교 교사인 아내가 받아오는 효도휴가비에서 3,40만원씩을 꼭꼭 보내 드린다는 그 친구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한번은 우리 장모님이 며느리한테 물었대. 우리한테서 들은 말도 있고 해서, '학교 선생들한테는 명절 때마다 효도휴가비라는 게 나온다며?' 하셨대."

시어머니의 그런 물음에 며느리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 게 있는데요. 우리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지 않아서, 우리한테는 나오지 않아요."

친구는 몹시 흥분했다. 큰처남 부부가 늙으신 부모님을 모실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명절에도 용돈 한 푼 드리지 않는 것, 거기다가 처남의 댁이 그런 거짓말까지 천연덕스럽게 하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했다. 피붙이들 중에 초등학교 교사가 있어서 이미 빤히 드러나는 거짓말인데도 그렇게 스스럼없이 하는 것은 너무도 얼굴이 두꺼운 탓인지, 좀 모자라는 구석이 있는 탓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그러나 그 친구가 정작 흥분하는 까닭은 큰처남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것 외에 처남의 댁이 열렬한 개신교 신자라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 처남이 도대체 학교에서 아이들한테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어. 처남의 댁은 얼마 전에 교회에서 '기도 은사'인가 뭔가를 받았대. 기도를 아주 잘한대. 그래서 거의 매일같이 여기저기 기도하러 다니느라고 바쁘대. 그래서 그 바쁜 하나님 사업 때문에 더더욱 부모님을 모실 수가 없다고 한다는 거야."

그러더니 그 친구는 돌연 나에게로 공격을 화살을 돌렸다.

"천주교 개신교 막론하고, 하나님 믿는다는 것들 다 마찬가지야. 천주교 신자 중에도 그런 사람 많을 거야. 그렇지 않다고 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냐?"

나는 할말이 없었다. 그 순간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 때문에 나는 더욱 입을 열 수 없었다.

(2)

얼마 전 고장의 백화산 등산길에서 오랜만에 지인 한 분을 만났다. 그는 주로 새벽에 등산을 하는데, 사정이 있어 모처럼 만에 오후 낮에 산행을 하게 된 탓에 나를 만난 것이었다.

나는 평소의 버릇대로 그에게 입교를 권유했다. 가까이에 살고 있는 그의 동생이 열심히 신앙 생활을 하는 사람임을 기억했고, 또 희망을 갖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의미심장한 말 한마디를 던지고 이내 발길을 돌렸다.

"내가 교회에 가는 것과 내 동생이 형네 집에 발걸음 하는 것 중 어떤 게 더 어려울까요?"

그 후 나는 그 분을 잘 아는 사람을 통해 그들 형제가 가까이에 살면서도 서로 오가지도 않을 정도로 사이가 극히 나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들 형제는 오래 전부터 서로 완전히 발길을 끊고 남남처럼 산다고 했다.

"그 집은 명절 차례도 형제가 따로 지낸대요. 동생은 성당에 가서 미산가 뭔가를 지내고, 성묘도 따로 가고…."

나는 서로 발을 가로막고 사는 그 형제 중의 동생 되는 사람이 천주교 신자라는 사실에서 다시금 무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교회에서 모범적으로 열심히 봉사하는 그의 모습을 떠올리며 실소를 지어야 했다.

(3)

매일같이 오후에는 산행을 한다. 성인병들을 안고 사는 몸을 위해서이기도 하고, 기도를 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늘 산을 오르고 내리며 묵주기도를 하는데, 이번에는 다가오는 추석을 바라보며 묵주기도의 지향을 두 가지 더 추가했다.

하나는, 내 한 친구로 하여금 그리스도교 전체를 비난하게 만들었던 그 친구의 큰처남 내외를 위한 지향이었다. 그 친구의 큰처남이 올해 추석에는 수십 만원의 효도휴가비 중에서 기십만원이라도 떼어 장남인 자신이 직접 부모에게 용돈을 드리게 되기를….

그리고 그 집 며느리가 교회에 바치는 헌금을 조금 줄이고, 기도 봉사를 하러 다니는 시간도 좀 줄여서 노 시부모께 맏며느리 구실을 명절 때만이라도 충실히 하게 되기를….

또 하나는, 형의 집을 지척에 두고도 형네와 완전히 발을 끊고 산다는 그 동생을 위한 지향이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런 심각한 형제 불화의 요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올해는 가족을 데리고 형 집에 가서 형의 가족과 함께 차례를 지내기를…. 그러고 나서 성당의 추석 미사에 참례하기를….

(4)

주변을 돌아보면 신앙 때문에 인간 삶의 기본적인 도리와 미덕들을 많이 훼손하는 경우를 의외로 자주 볼 수 있다. 신앙의 기본적인 가치와도 전혀 배치되는 일들이 신앙인들의 삶에서 쉽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고민은 신앙인들 사이에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자의적으로 해석되는 성서 안의 여러 구절들에 힘입어 당연시되기도 하고 참된 신앙인의 모습으로 미화되기도 한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어떤 제약 속에서 늘 자신을 돌아보는 눈을 갖고 또 키워야 한다. 신앙을 핑계삼는 처신이 오히려 하느님께 누를 끼치고 죄가 되는 것은 아닌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그런 마음이 실은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천주교 개신교 막론하고 모든 교회는 신자들에게 그것을 잘 가르쳐야 한다.

언젠가 우리 성당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부님이 교회의 갖가지 봉사활동에 매우 열성적인 여성 신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봉사 활동을 많이 하는 여러분들이 고맙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큽니다. 자기 가정을 온전히 잘 돌보면서 교회 활동을 하는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가정을 등한시하면서 교회 일에만 치중한다면 그건 옳은 일이 아닙니다. 혹 교회 때문에, 또 내 신앙 때문에 다른 중요한 부분들을 망각하거나 훼손하거나 희생시키는 일은 없는가, 각별히 살펴야 할 것입니다. 신앙과 분별이 잘 조화를 이루는 상태, 그것이 가장 값진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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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발간하는 《교회와 역사》금년 10월호 '생각하고 바라고' 난에 실린 글입니다.

2004/10/07 오전 7:48
ⓒ 2004 OhmyNews
지요하님은 1948년 충남 태안 출생했습니다. 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추상의 늪」이, 소설문학지 신인상에 단편 정려문」이 당선되었습니다.
주요 작품집으로 장편 『신화 잠들다』,『인간의 늪』,『회색정글』, 『검은 미로의 하얀 날개』(전3권)등이 있으며, 92년 충남문학대상, 99년 충청남도문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공주영상정보대학 문창과 겸임교수 역임했으며, 현재 태안문학회장, 충남소설가협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jiyoha@netian.com(http://my.netian.com/~jiyoha)
tamh@com.ne.kr(http://tamh.com.n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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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세일러문 2004.10.08 13:06
신종 은어(욕) : 야훼스러운, 야훼스럽다,너 야훼지? 등등
. 2004.10.08 12:26
무서운 놈들이죠
제천대성 2004.10.08 12:25
야훼스러운 놈들이 생각보다 많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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