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기사 디비기] 김용옥교수에 답한다

[과거기사 디비기] 김용옥교수에 답한다

※※※ 5 2,327 2004.08.22 04:16
[발언대]김용옥교수에 답한다
[중앙일보 1997-10-24 00:00]
그러잖아도 월드컵 최종예선이 끝나면 한가한 시간에 한번쯤 나의 신앙

문제를 설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그러던 차에 오늘 김용옥 교수의 글을 읽고 바로 이 글을 쓰게 됐다.

국가대표팀 감독 - . 무조건 잘 싸워서 무조건 이겨주기를 바라는게 모

든 국민의 바람이다.

그 기대와 희망을 고스란히 해결하고 충족시켜줘야 하는게 바로 이 자리

다.

국가대표 감독은 김교수나 나 자신이 그동안 막연하게 느꼈던 것보다 훨

씬 무겁고 힘든 자리다.

때로는 가슴이 저며올 정도로 고독하고 힘들어 자다 말고 일어나 아내에

게 전화를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나는 대범하지도 못하고 보잘 것 없는 인물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

만 경기를 앞두고 숨이 막히는 고통에 시달리는 것,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그릇이다.

그때마다 나는 엎드려 기도한다.

그리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다.

어린아이가 부모님 손을 잡고 가다가 무섭거나 겁이 나면 그 손을 더 꼭

쥐는 것처럼 지금 나는 내가 믿는 하나님의 손을 꼭 쥐고 도저히 놓을

수 없는 심정이다.

그래서 나는 늘 기도한다.

그러나 경기 전 벤치에 앉아 기도할 때나 경기가 끝난 후 하나님께 감

사할 때

나 한번도 김교수나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요란스러운

몸짓을 보이기 위해 그래본 적은 없다.

내가 인터뷰에서 "주님께 감사한다" 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나의 삶 자

체이기 때문이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기 전 나는 우리 선수들을 감동시켜 90분 내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나 자신은 90분간 진두지휘하면서 한치의 흐트러짐이나 오차도

없이 매순간 정확히 판단하고 지시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경기가 무사히 끝나면 나는 바로 이런 나의 기도가 이뤄졌다고

믿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다.

이겼기 때문에 감사하고 이기지 못하면 감사하지 않는게 아니다.

나는 두손을 합장하고 머리를 숙인 스님이나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신

부.수녀님들을 볼 때면 그분들의 기도 모습이나 형태가 어떤 것이든 코끝

이 찡해옴을 느낀다.

나에겐 그들의 기도하는 모습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나는 전도사도 아니고 종교 편싸움 선봉에 선 사람도 아니다.

그저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한다는 믿음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고 힘이 생

기는 우둔한 사람이다.

얼마전 KBS - TV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후 현장 인터뷰를 옮기는 과

정에서 "주님께 감사한다" 는 인터뷰 첫머리가 잘린 모양이었다.

기독교인들이 KBS에 전화를 해서 "일부러 그랬다" 며 항의를 수도 없이

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종교를 가진 열성 신앙인들이 마음에 평화는 없고 편견과 피해의식

으로 모든 것을 내 입맛에 맞추려고 아우성치는 것 같아 정말 마음이 무

거웠다.

나는 비록 공부를 많이 한 종교학자가 아니지만 어느 종교든 투쟁만 있

고 마음에 평화가 없다면 존재할 가치가 없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교수의 말대로 후임 감독이 부처님을 믿든, 알라를 믿든 그것은

나에게 묻고 따질 일이 아니다.

단지 그들이 스스로 의지하는 신으로부터 용기와 힘, 그리고 평화를

얻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그가 아무리 공인이라 해

도 그것은 지탄받아야 하는 '나쁜 짓' 이 아니기 때문이다.

차범근이가 기도하고, 차범근이가 하나님께 감사하고, 또 차범근이가

자꾸 이긴다고 해서 기독교의 모든 문제가 합리화되는 것도, 다른 종교가

부인되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나 자신이 공인의 룰을 어

긴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에게 그것을 강요하는 것도 아닌데 지나친

종교논리로 비약하려는 것은 나로서도 유감스럽다.

이전의 어느 감독은 월드컵을 앞둔 중압감에 입이 돌아가고 말았다.

또 유럽의 많은 감독들이 알콜에 빠져 중독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지금처럼 숨막히는 때에 나 역시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이 지금은 한 발짝 떨어져서 기도하는 형식이나 모습보다 기도

할 수밖에 없는 마음을 이해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차범근 축구국가대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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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ckm 2004.08.22 22:44
안티들아. 니들의 이런 리플은 진정한 안티의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란다.
차범근이 이런 말을 한다고...경기후 기도를 한다고 해서 그가 너희들에게 이정도로 욕먹을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다.
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차범근 감독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다.
병신 안티들아 니들 자신이 차범근 감독보다 얼마나 멋진삶을 살며 얼마나 선하고 아름답게 사는가 되돌아 보아라.
이병신 씹탱이들아. 깝치지들 마라.
부메랑 2004.08.22 15:48
그러니까 여호와는 차벙근에게 겨우 고통시의 도피와 힘내기를 위한 마약 정도 된다는 얘기 아닌가?
차라리 고약을 맛박에 붙여라 이놈아 마누라한테 아직도 꽉 잡혀 사는지 궁금혀..
안티푸라민 2004.08.22 14:59
무조건 욕하고 비난만할게 아니라  이해도 해줄수있는 아량을 가져라..
안티들은 역시나 그모양이지 뭐.....
교회테러 2004.08.22 12:55
차범근............니 무능력은  자신을 믿지 않고  야훼를 믿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멍청이......나 자신을 신뢰하라  !!!!!!!!!
제삼자 2004.08.22 11:32
차범근의 변명은 공인으로는 무책임한 발언이다.
세상이 떠나갈 큰 소리로 욕을 해 주고 싶다.
<뭐, 저런 무책임한 인간이 있어.
저 편리한대로만 사는구만. 그러니 이 나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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