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성교회 은퇴목사 60억 사기횡령수사

<기사>광성교회 은퇴목사 60억 사기횡령수사

뽀롱뽀롱 0 2,527 2005.02.15 14:45
은퇴원로목사 60억 공금횡령의혹 검찰수사<펌>
w_click.gif
7
‘노조가입-직장폐쇄’ 광성교회의 진실게임 <한겨레21 제547호 2005.2.22.>

극심한 내분 속 김창인 원로목사 60억 공금횡령의혹 검찰수사
기독교계 촉각 곤두세웠다


교회 사상 초유의 ‘노조결성-직장폐쇄’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풍납동 광성교회(담임 이성곤 목사)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검찰이 이 교회 김창인(72) 전 담임목사(1966년 5월∼2003년 12월·현 원로목사)의 재정 비리 의혹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는데, 수사 결과에 따라 국내 대형 교회의 고질적인 재정 비리가 낱낱이 드러나 교회 개혁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팽팽히 맞선 담임목사와 원로목사쪽

지난 1월11일 김 원로목사를 지지하는 부목사 8명의 전국기독교회노동조합(기독노조) 가입에 맞서 직장폐쇄를 단행했던 이성곤 담임목사 지지세력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12월 세 차례에 걸쳐 김 원로목사를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 동부지검에 고소했다. 이 목사쪽은 김 목사가 1999∼2003년 교회의 공식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교회 공금 33억여원을 빼내 사용하는 등 모두 60억여원의 교회 돈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2월5일 김 목사를 소환해 담임목사 재직 당시 교회의 예산 집행에 대해 조사하는 등 수사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김 목사는 지난 1966년 담임목사로 부임한 뒤 37년 동안 광성교회를 운영하면서 이 교회를 재적 교인이 3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5대 대형 교회로 성장시켰다. 김 목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과 기독교방송국(CBS) 이사, 전주 예수병원 이사장, 기독공보 이사장 등을 역임하는 등 기독교계의 거목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가 담임목사 재직 때 교회 공금을 불투명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의 명성은 물론 광성교회의 교세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형 교회의 거물급 목사들에 대해서도 투명한 재정 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를 둘러싼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김 목사가 교회 공금으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ㅇ학원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ㅇ여고 교장을 맡고 있는 자신의 사위와 짜고 1999년부터 2003년까지 21억여원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이 목사쪽은 “금전출납부를 비롯한 회계 관련 서류를 확인한 결과 김 목사쪽이 영수증 등 증빙서류 없이 돈을 빼낸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김 목사의 사위인 ㅅ교장은 자신의 개인통장으로 재단전입금의 일부를 송금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이런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 ㅅ교장은 재단전입금을 받을 때 학교법인 명의의 계좌와는 별도로 4개의 개인 계좌를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ㅅ교장은 지난 2월5일 <한겨레21>과의 인터뷰에서 “34억원의 재단전입금 중 12억원을 개인 계좌로 받았다”며 “재단의 특성상 학교에서 종교 관련 행사를 할 수밖에 없는데, 교육청의 간섭을 받지 않고 이런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개인 통장을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ㅅ교장은 “다른 학교에서도 학부모한테 찬조금을 걷어 교장이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안 된다”며 “내 통장으로 관리한 돈의 일부는 교사들의 자율학습 감독비 등으로도 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불법이다. 서울시 교육청 감사실 관계자는 “재단전입금도 학교 회계로 편입해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법인의 통장을 사용해야 한다”며 “교장이 개인 통장을 사용했다면 감사를 피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북한·몽골 선교비는 어디로 샜나

김 목사는 또 교회 공금으로 자신이 총장을 맡고 있는 한 신학대학에 2000년 10월∼2003년 12월 16억여원을 지원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이 목사쪽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목사가 이 대학에 지원금을 내놓는 대가로 자신은 총장에, 큰딸은 교수에 임용됐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광성교회 돈 4억원이 이 대학에 지원된 지 두달 만인 2000년 12월 초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김 목사의 큰딸이 이 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 2001년 3월에 임용된 김 목사의 큰딸은 현재 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데, 이 학과는 2002년 3월에야 개설됐다.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지난 2월11일 <한겨레21>과의 통화에서 “학교쪽으로부터 총장을 제안받았을 때 교회 장로들에게 교회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했고, 허락도 받았다”며 “딸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교수로 임용됐고 1년 동안 교육학 강의를 하면서 특수교육과 개설을 준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목사가 교수 임용에 결정적 권한을 행사하는 총장의 자리에 있으면서 굳이 자신의 딸을 뽑은 것을 놓고 뒷말이 끊이지 않는다. 교수 임용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는데, 이 대학은 인사위원을 모두 총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이 목사쪽은 김 목사 재직 당시 북한과 몽골에 선교 지원 명목으로 돈을 지원한 것도 문제 삼고 있다. 김 목사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교회 공금 14억여원을 북한·몽골 선교비 명목으로 사용했는데, 이 목사쪽은 김 목사가 이 돈의 일부를 빼돌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목사쪽은 “북한과 몽골 선교단체에 지원하겠다며 돈을 빼갔지만 실제로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증명하는 영수증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목사쪽은 취재진에게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 중앙위원회’와 몽골의 ‘울란바토르 문화진흥원’이 발행처로 된 영수증 몇장을 제시했다. 김 목사쪽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의혹을 다 해명했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진에게 보여준 영수증들은 인수 시점을 기준으로 적게는 두달에서 많게는 2년 뒤에 발행된 것이어서 검찰이 진위 여부를 가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목사는 은퇴 뒤에 운영할 기념 교회를 짓기 위해 교회 돈으로 지난 2003년 8월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605번지 땅 600여평을 구입했는데, 이를 위해 위장 전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땅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교회를 신축할 수 없는 곳이다. 김 목사는 2003년 5월 주소지를 이곳으로 옮긴 뒤 자신의 이름으로 이 땅을 구입했다. 하지만 김 목사쪽은 “구리 땅 매입은 당시 재정부장을 맡고 있는 한 장로가 주도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2천억대 교회재산 놓고 벌이는 세싸움

김 목사는 자신에게 쏠린 의혹에 대해 “교회 돈을 사용할 때 장로들로 구성된 당회에서 다 허락을 받았고, 교회 재정을 감독하는 제직회에도 모두 보고된 것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쪽은 오히려 이 목사의 부도덕성을 문제 삼고 있다. 김 목사의 천거로 담임목사가 된 이 목사가 문란한 사생활로 장로들한테서 사퇴 압력을 받자, 장로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목사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광성교회는 이 목사가 부임한 지난 2004년 1월부터 이 목사와 김 목사 지지 세력간의 다툼이 끊이지 않다가 지난 1월에는 폭력 사태를 일으키는 등 극심한 내분을 겪고 있다.
이는 자산가치가 2천억원대에 이르는 학교법인 등 엄청난 규모의 교회 재산을 놓고 벌이는 싸움이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은 큰 타격을 받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광성교회 교인들은 물론 국내 기독교계가 검찰의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겨레21>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Comments

Total 2,409 Posts, Now 50 Page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59 명
  • 오늘 방문자 4,440 명
  • 어제 방문자 6,870 명
  • 최대 방문자 7,815 명
  • 전체 방문자 1,770,181 명
  • 전체 게시물 14,417 개
  • 전체 댓글수 38,045 개
  • 전체 회원수 1,66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