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
이러한 한국 개신교의 모습은 어디서 연유하는 것일까. 이번주 출간되는 계간 ‘역사비평’ 봄호가 이례적으로 ‘한국의 개신교’를 특집으로 꾸몄다. 역사 잡지가 특정 종교를 집중조명한 것은 오늘날 개신교의 모습이 우리 근·현대사의 전개과정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판단에서다.
강인철 한신대 교수는 ‘한국 개신교 반공주의의 형성과 재생산’이라는 글에서 최근 유행하고 있는 반북주의의 강력함과 지속성의 원천을 추적한다. 강교수는 한국 개신교에서 반공주의가 형성된 것은 1920년대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는 교황청이 발표한 사회교리를 번역 소개하는 천주교의 반공주의와 달리 상당한 자생성을 갖추고 있었다는 게 강교수의 분석이다. 소수이지만 일제시대에 기독교사회주의, 좌파적 개신교 그룹이 등장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미군정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남한 개신교 교회는 ‘반공주의자들의 집결지’로 변한다. 강교수는 “전쟁을 전후해 개신교 내부에서 사탄론이 등장하고 여기에 종말론적 성격과 선민의식이 결합하면서 반공 담론이 ‘구원론’으로 발전했다”고 말한다.
개신교는 1972년 7·4공동 성명을 계기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등 진보그룹에서 반북주의를 누그러뜨리긴 했으나 여전히 반공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1989년 교회협에 대한 반발로 출범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개신교 내에 반공주의의 영향력을 확대시켰다. 강교수는 한기총을 중심으로 개신교 보수세력의 헤게모니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종교권력구도가 변화되면서 반공주의적 담론과 행동이 더욱 확산됐다고 말한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개신교 반공주의자들이 정치 무대로 뛰어들어 한국 보수세력을 견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진호 당대비평 주간(목사)은 반공주의와 함께 개신교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친미주의의 원천을 ‘식민지적 무의식’에서 찾고 있다. 그는 해방 직후 미 군정청이 임명한 한국인 행정관 11명 중 6명이, 미군정 소속 한국인 고위관료의 절반 이상이 개신교 신자였다는 통계를 예로 들며 한국 개신교가 친미주의로 기울게 된 데에는 ‘힘 숭배 신앙’이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 ‘기독교사회책임’과 같은 개신교 NGO들도 미국 근본주의적 신앙의 부적절한 흉내내기에 불과하다고 꼬집는다.
반면 엄한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대 종교변동과 한국의 개신교 문제’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반공이 한국 개신교만의 특성이 아닌 전세계의 보편적 경향”이라고 주장한다.
한국 개신교의 반공주의, 배타주의, 성장주의 등은 세계 종교의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그는 북남미, 오세아니아 등에서 기존 종교문화의 무참한 파괴, 19세기 후반 20세기 초반 아랍,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아시아 등 비서구사회 전반에 걸쳐 전개된 제국주의 세력 지배 아래의 종교변동 등을 예로 들며 오늘날 종교가 전지구적 보수화·정치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극단적인 배타주의, 바이블 문자주의, 개인 구원 중심주의 등을 한국 개신교의 특징으로 꼽은 장석만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족적인 기독교를 세우고자 했던 1930년대 최태용의 ‘조선복음교회’와 개신교의 지평을 사회 구원으로 확대한 1970년대 ‘도시산업선교회’를 개신교의 획일주의를 극복할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조운찬기자 sidol@kyunghyang.com〉
진짜 개독은 개인문제를 넘어서 사회문제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