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문화 ‘하류’ 취급…반감 부르는 과잉선교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현지문화 ‘하류’ 취급…반감 부르는 과잉선교

가로수 0 6,510 2007.09.04 11:46
현지문화 ‘하류’ 취급…반감 부르는 과잉선교
[한겨레신문] 2007년 09월 04일(화) 오전 09:26 
이슬람 사원서 찬송가 부르며 예배…무리한 과잉전도
‘중국 민족 정기 깃든 태산서 기도하자’ 에어로빅 댄스


일부 한국 기독교인들의 극성스러운 국외 선교 행위는 23명의 피랍사태를 불러온 아프가니스탄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 최근의 일만도 아니다. 현지의 문화와 법을 고려하지 않는 선교 행태는 크고 작은 물의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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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한 방문전도…교민까지 위험에

■ 위험 자초=이번 아프간 피랍자들의 선교를 도운 한민족복지재단 소식지를 보면, 현지에 세운 유치원에 두 차례 방화 시도가 있었고, 심지어 폭발물까지 발견됐다. 피랍자들 가운데 이아무개씨의 미니홈피에는 이슬람 사원에서 둘러앉아 예배를 하는 사진이 자랑스럽게 올려져 있다. 아프간에서 3년 동안 활동해온 한 단체 인사는 “현지의 비정부기구들은 무리한 선교활동 탓에 빚어진 크고 작은 사건들을 잘 알고 있다”며 “단지 서로 쉬쉬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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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법 무시 길거리 활동벌여



기독교 계열의 비정부기구인 아시아협력기구(IACD) 소속 단기선교팀은 2004년 아프가니스탄 북부 도시 쿤두즈에서 집집마다 전도를 벌였다. 이러던 중 테러 위협을 받고 현지 경찰과 연합군의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다가 총격까지 받았다. 이 단체는 지난해 정부가 말리는데도 2천여명 규모의 ‘아프가니스탄 2006 평화행사’를 강행하려 했다가 결국 아프간 정부의 제지를 받았다. 한 선교단체 관계자는 “이 때문에 현지에서 ‘다음에 오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큰 반감만 낳았다”고 전했다.

쿤두즈에 학교를 운영하던 기독교 구호단체 기아대책기구(FHI)는 같은 해 12월 선교활동이 알려지면서 테러단체의 공격을 받았다. 함께 일하던 타지키스탄인들은 참수를 당할 위기를 겪었다.

‘과잉’ 선교는 해당 선교팀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인들의 안전마저 위협한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아프간 현지 선교사는 “단기선교팀이 자신들만 위태롭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한국인들이 똑같다’는 인식을 줘 위험을 확산시킨다”고 지적했다. 필리핀에서 오랜 선교활동을 벌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의 한 목사는 “필리핀에 한국 선교사만 7천~1만명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인데, 1년에 한두 차례씩 잡음을 빚는 사건이 일어난다”며 “많은 교민이 기독교인인 탓에,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교민사회도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 현지문화·현지인 무시=지난 7월31일 중국 태산에 여행간 문선영(30·여)씨는 산 정상에서 십자가를 치켜든 20여명의 한국인을 만난 경험담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그들은 ‘중국의 민족 정기가 깃든 태산에서 예수님을 위해 기도하자’며 에어로빅댄스를 추더군요. 공연으로 사람의 눈길을 끌어 전도를 하려는 것 같았어요. 한 참가자는 ‘중국에는 불교 신자가 많고 기독교인이 없어 하나님을 알게 하기 위해 중국 선교를 해야 한다’고 말하더군요.” 태산은 진시황이 하늘에 제를 올리는 봉선의식을 한 이후 72명의 황제가 오른 곳으로, 중국인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곳이다.

경기 용인의 ㅈ교회 누리집에 올라 있는 인도 단기선교 감상문을 보면 “3억3천의 우상을 섬기는 땅 … 힌두교의 다양한 신이 자리하고 있으며, 우상을 섬기는 신당들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강력한 진으로 뭉쳐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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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민족정기 깃든 태산서 기도

국외 선교를 하면서 현지인을 하인 다루듯 대하고 현지 문화를 ‘하급 문화’로 여기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필리핀에서 3년 동안 활동한 노아무개 선교사는 “선교사가 인격이나 예절 등에서는 나을 게 별로 없는데, 현지인을 아랫사람으로 취급하고 계몽 대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며 “성장을 위주로 하는 한국 교회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해, 가난한 현지인들에게 돈을 주고 교회에 나오도록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 현지법 위반=불교국가인 캄보디아에서는 길거리에서 전도하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단기선교팀은 현지의 법을 무시하거나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현지 선교사협의회 김태권 총무는 “유적지인 앙코르와트에서 찬송가를 부르거나 기도하는 등 현지 선교회와 연결 없이 멋대로 선교활동을 하고 가는 경우가 있다”며 “복음을 전한다면서 가는 곳마다 쌀과 빵, 사탕을 나눠주며 ‘쁘레야 예수’(예수님)를 외치게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에는 한 단기선교팀이 길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전도를 하다 현지 경찰에 체포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서울의 ㅁ선교회는 지난 1월 24~31일 중국 칭다오 7개 교회와 2개 공장 등을 돌아보는 단기선교를 벌이고 왔다. 현지에서 선교활동을 하려면 선교비자를 받아 가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들은 관광비자로 다녀왔다. 중동 국가나 중국 등에서 선교비자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지역에 대한 선교는 불법을 안고 하는 셈이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비공개로 선교하다 적발되면 큰 문제가 생기고 결국 국가 전체와 정부에 큰 부담”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외교관은 “1990년대 말 타이에서 한국인 선교사가 현지인의 집을 방문해 불상의 목을 자른 사건이 현지 신문에 보도돼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며 “구속된 당사자를 풀려나게 하기 위해 많은 외교적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정훈 최원형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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