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동력기관을 발명했다며 기독교인 650여명으로부터32억여원을 투자금 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희대의 사기꾼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한명관 부장검사)는 29일 대체에너지 개발업체 H사대표 이모(46)씨와 기계발명자 최모(55)씨 등 2명을 사기 및 방문판매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올 1월부터 “물을 계속 주입하면 무한정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획기적인 무한동력기관을 발명했다”며 자신이 다니던 서울E교회 목사와 신도 등에게 접근했다.

이들은 송파구 방이동 사무실로 교인들을 초청, 난로 형태의 기계를 작동해 보인 뒤 “10월부터 기계를 생산하면 올해만 100억원의 수익을 올릴 수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해올 경우 투자 유치금액의 26%를 주겠다”고다단계 투자모집을 제안했다.

그러나 시험작동 당시 이씨 등이 기계에 물을 넣고 잠시 LP가스로 가열해열에너지를 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기계 내부에 미리 넣어둔 고체연료가 4시간 동안 타면서 불을 뿜어내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검찰은밝혔다.

이씨 등은 교인들이 결속력이 좋다는 점을 악용, 기계원리나 내부구조 등은 일체 밝히지 않은 채 “하나님의 은총으로 발명하게 됐다”며 회사에서기도회를 가지기도 했으며, 이씨에 속은 교인들은 다른 교회 목사와 교인들로부터 32억여원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특허신청까지 한 세계적인 신기술을 국가가 사장시키려 한다”며 음모론을 제기, 일부 투자자들이 인터넷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무한동력기관을 발명했다며 특허신청을 하는 경우가 매년 수십 건씩 있지만 과학적으로 불가능해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말했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