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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교단의 전직 총회장이 30여 년 전 조카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족들은 교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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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선교사의 성추행 사건과 교인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목사 등 한국교회 목회자의 성문제와 관련한 추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현직 목사가 30여 년 전 당시 16세였던 조카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ㅅ'교회 담임목사인 'ㅈ' 목사는 모 교단의 총회장을 지냈으며,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의 공동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 만약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교회는 또 다시 충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교회 부목사는 <뉴스앤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혀 근거 없는 발언이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당사자인 'ㅈ' 목사는 전화 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날 수는 없었다.
피해자와 가족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은 피해자의 언니와 남동생들이다. 이들은 2006년 1월 피해자인 'A' 씨에게 30여 년 전 상황을 듣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ㅈ' 목사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ㅈ' 목사는 "내가 다 책임을 지겠다"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 "어떻게 하면 너희들의 마음이 풀어지겠냐"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대답이 바로 'ㅈ' 목사 자신의 성추행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게 피해자와 가족들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성추행은 어떻게 일어난 것일까. 피해자와 그 가족의 주장은 이렇다. 'A' 씨와 'ㅈ' 목사는 조카와 이모부의 관계. 당시 'A' 씨의 집이 가난해 'ㅈ' 목사가 물질적으로 많이 도와주고 있었다. 'A' 씨는 이모부를 잘 따르기도 했고, 동년배의 친척이 있어 자주 그 집에 놀러갔다. 또 이모부의 집안일을 도와주고 약간의 생활비를 타서 썼다. 그러던 중 부인이 지방으로 여행을 간 사이 'ㅈ' 목사가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또 'ㅈ' 목사가 지방으로 출장을 가는 날은 아예 서울역 인근에 있는 여관으로 불러내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 피해자인 'A' 씨는 왜 지금까지 말을 하지 않고 혼자만 끙끙 앓아왔던 것일까. 목회를 하고 있는 이모부가 피해를 입을까 걱정돼서 밝히지 않았다는 게 'A' 씨의 얘기다. 당시 입은 상처를 혼자 안고 가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 씨는 이 일로 인해 남편과 이혼을 하는 등 지금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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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쪽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대응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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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역시 'A' 씨의 행동에 이상한 점이 많았다고 했다. 평소 다른 모임에는 잘 참석했던 반면 유독 가족 모임에 잘 나오지 않았고, 특히 이모부 가족과의 만남은 극도로 꺼려했다는 것이다. 또 1988년 결혼까지 했으나, 별다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이혼한 점 등의 행동을 가족들이 이상하게 여기고 계속 추궁하자 'A' 씨가 언니에게 이 같은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가족들은 처음 이 얘기를 들은 뒤 이번 사건을 좋게 해결하기 원했다고 했다. 어차피 오래전 일이고, 이모부 가족과의 관계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ㅈ 목사를 찾아가 좋게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첫 번째 만남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듯 한 발언을 했던 'ㅈ' 목사가 두 번째 만남부터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가족들은 'ㅈ' 목사가 이때부터 성추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공소시효가 지났으니 마음대로 해라" "나는 조카를 성추행한 사실이 없다"고 말하는 등 발뺌을 했다는 것이다.
'ㅈ' 목사가 용서를 구하지 않자 피해자의 가족들이 직접 나섰다. 피해자의 남동생은 지난 4월 16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당시 1인 시위를 했으며, 'ㅈ'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 앞에도 찾아가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와 함께 이 목사가 속해 있는 교단과 교단이 운영하는 신문사 앞에도 찾아가 1인 시위를 했다. 또 조만간 법정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ㅈ' 목사가 'A' 씨를 성추행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피해자는 1980년 대 후반 한 남자와 연애를 했다. 결혼까지 하기로 한 사이였다. 그러나 피해자는 어렸을 때 자신이 이모부에게 성추행 당했던 일을 남자에게 말했다. 그러자 남자는 'ㅈ' 목사를 찾아가 당시로서는 꽤 많은 돈인 500만 원을 요구했고, 'ㅈ' 목사는 이 돈을 줬다. 그리고 이 남자는 피해자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가족들은 만약 'ㅈ' 목사가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많은 돈을 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앤조이>는 이와 관련 'ㅈ' 목사를 만나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만 이 교회 부목사는 "전혀 사실 무근이다. 교인들 역시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 대응하지 않는 것이지, 사실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저 사람들 중(성추행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지칭-편집자주)에 정신이 이상한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