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6년 10월 22일(일) 오전 10:20 가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대학교수, 고위 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 154명이 국내에서 학위가 인정되지 않는 4개 외국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아 활동중이라고 국회 교육위 소속 주호영(朱豪英.한나라당) 의원이 22일 주장했다.
주 의원이 교육부 산하 학술진흥재단(학진) 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학진은 지난해 10월 미국의 '퍼시픽웨스턴대', '퍼시픽예일대', '코헨 신학대'와 러시아의 '극동예술아카데미' 등 외국대학 4곳이 자국내에서도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학위 인정을 거부키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 이전에 박사 학위를 받은 154명은 전.현직 대학교수 12명을 비롯, 연구원, 고위 공무원, 정부산하기관 간부, 목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로 활동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코헨 신학대 출신이 89명으로 가장 많고, 퍼시픽웨스턴대 34명, 극동예술아카데미 22명, 퍼시픽예일대 9명 등의 순이었다.
코헨신학대 출신들은 주로 대형교회 목사 등으로 활동중이었고, 퍼시픽웨스턴대의 경우 교육부 소속 공무원, 서울의 4년제 대학 교수, 과학기술부 산하기관 고위 간부 등으로 활동 폭이 넓었다.
극동예술아카데미는 주로 음악 전공자들이 박사 학위를 받아 서울과 지방 소재 대학에서 음대교수로 재직중인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학진의 학위접수 거부 결정이후 검.경은 퍼시픽웨스턴대와 코헨 신학대, 극동예술아카데미 학위 수여자들의 `가짜 학위'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형사 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주 의원은 전했다.
학진도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이들 대학과 학위 수여자들을 특별관리대상으로 분류한 뒤 인터넷에 공개하고, 학위신고 취소 조치 등을 취할 계획이란 입장을 전해왔다고 주 의원은 말했다.
그러나 이들 4개 대학은 현재까지도 국내 유명인사를 지도교수로 광고하는 등 한국인 학위 희망자를 모집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퍼시픽예일대의 경우 지난 6월 대전에서 학위 수여식을 여는 등 피해자 확산이 우려된다고 주 의원은 지적했다.
주 의원은 "국민의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학진이 법원의 최종 판결 때까지 기다린 후 후속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자세"라며 "교육부와 학진은 이 같은 사실을 국민에 널리 알리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