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 회개·자성 한목소리 선교는 멈출 수 없다…필리핀 ‘성추문’이후 ‘한국교회의 밤’

[삽질] 회개·자성 한목소리 선교는 멈출 수 없다…필리핀 ‘성추문’이후 ‘한국교회의 밤’

꽹과리 0 3,472 2006.05.30 19:16
회개·자성 한목소리 선교는 멈출 수 없다…필리핀 ‘성추문’이후 ‘한국교회의 밤’
[국민일보 2006-05-3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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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어디에 가서 제가 목사라는 얘기도 선뜻 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난 24일 저녁(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중심가의 트레이더스 호텔에서 ‘한국교회의 밤’ 행사가 열렸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박종순 목사)가 현지 목회자와 선교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300여명의 현지 한인교회 목회자와 선교사,평신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교계 선·후배들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지만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최근 필리핀 중부 네그로스 옥시덴탈주의 주도인 바콜로드 시에서 벌어진 한 한국인 선교사의 성추문이 현지 언론은 물론 한국에까지 보도됐기 때문이었다.
필리핀 한국선교단체협의회 회장인 강중희(46) 선교사는 “필리핀에 한국인 선교사가 너무 많다는 식으로 보도가 되면서 당장 후원금이 끊기고 프로젝트가 중단된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며 “선교지로서 필리핀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점은 두고두고 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필리핀 선교사들은 싸잡아 욕을 먹는 게 억울하다고 항변하기보다는 먼저 자성하자는 분위기였다. 강 선교사는 “지난 주일 전 필리핀의 선교사들이 금식을 하면서 기도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다음달 3∼5일 3일 동안 마닐라에서 선교사들의 회개와 성결을 위한 대각성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교회 선교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많았다. 필리핀 한인회 부회장인 김영길(55) 장로는 “사실 믿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선교하러 와서 자기 돈벌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선교사들도 하나가 되지 못해 서로 경쟁하고 비난한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 목회를 하다가 마닐라에 온 A목사는 “한국에 있을 때와 선교지에 와서 보는 상황은 너무나 다르다”면서 “일례로 현지법인 등록증 하나만 만들면 한국에서 대단한 것처럼 선전하고 선교비를 모금하는데 여기 와서 보니 우리 돈 2만원이면 만들 수 있더라”고 말했다.
단순한 자성과 회개뿐만 아니라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상봉(마닐라 지구촌교회) 목사는 “교단 본부에서 서류만 가지고 선교사 활동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직접 선교 현장을 살펴보며 검증할 수 있는 순회 선교사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필리핀 선교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현지 목회자와 선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차명호(50·마닐라 다복교회) 목사는 “언젠가 이런 일이 터질 줄 알았다며 냉소적인 사람도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필리핀북부지역선교사연합회 회장인 정갑석(52) 목사는 “필리핀에 한국인 선교사가 많다고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선교지가 아니라 선교사를 교육하고 선교 사역을 배우는 베이스 캠프가 될 수 있는 곳”이라며 “이번 일로 필리핀 선교가 끝나선 안된다. 자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로 오히려 필리핀이 선교지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기도하고 격려해주기 바란다”고 한국 교회에 당부했다.
마닐라=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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