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사회 거스른 주기도문 “아버지” |
[우먼타임스 2005.06.23 13:14:00] |
성적 통합 개념 역부족…“시대적 역행 철회해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괄호 안의 ‘아버지의’가 새 번역안에 추가되었다).
지난해 12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공동으로 발표한 주기도문 새 번역안에 대해 여성기독단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새 번역안 발표 이후 여성기독교계는 지난 1월 재논의 요청을 위한 좌담회 진행 등 번역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여신학자협의회와 여성신학회, 교회협 여성위원회가 공동으로 새 번역 문제에 특별위원회를 꾸리는 등 대처를 하기로 한 것. 이들 단체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성과 젊은 학자들, 주기도문을 사용할 다양한 계층들이 참여한 가운데 주기도문 번역이 재논의돼야 하며 현재 각 교단에 보낸 주기도문 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국교회에서는 개역한글판, 개역개정판, 표준새번역, 공동번역 등 4가지 주기도문이 번역돼 사용되고 있다. 이중 공동번역을 제외한 나머지 세 번역문에서는 2인칭 소유격 대명사인 ‘당신의’를 생략하고 있다. 그러나 새 번역문에서는 이를 모두 ‘아버지의’로 번역해 예전에 없던 ‘아버지의’란 말이 세 번 추가된 것.
이에 여성기독단체들은 “아버지에 대한 일반적 관념과 이미지가 ‘남성성’임을 고려할 때 이는 옳지 않은 말이며, 통합적이고 성을 초월한 하나님의 이미지를 오늘날의 상황과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게 ‘아버지’라고 강조하려는 발상은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순임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사무총장은 “앞으로 특별위원회 차원으로 새 번역안에 대한 공동대처가 이뤄질 것이며 연구위원들의 글 취합과 더불어 연구작업을 진행해 곧 워크숍과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