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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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사진 한장

가로수 1 6,100 2012.07.08 11:17
1981년 조선교구설정 150주년 기념행사 때도 80만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의도 상공에
십자가 모양의 빛이 생긴 적이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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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상공에 나타난 십자가 빛
 
주례 ; 김수환 추기경 / 모인 신자 수 ; 80만명
한국 천주교 조선교구 설정 150주년 기념미사 중
1981년 10월 18일 일요일 오전 10 : 02 여의도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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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가정을 해도,
저러한 현상은 천주교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무수히 많은 종교에서 끊임 없이 타나나는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저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타 종교에서는 왜 나타날까요?
신이 수없이 많아서? 아닐 것입니다.
아전인수격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붙인 경우도 있을 것이며,
대부분은 조작에 의해서 일 것입니다.
 
일단 다른 것은 제쳐두고 위의 현상을 놓고 살펴 보겠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찾아 본 것 중에서는 위의 내용이 인터넷에 올라 온 시기는 2004년으 로 보입니다.
2004년 보다 앞서서 올라 온 것이 있는 지는 몰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위의 기사 내용을 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2003년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전국 천주교 신자는 280만명 정도 입니다.
그렇다면 서울 경기등 수도권의 거의 모든 신자들이 모였다고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밑의 사진으로 보아 모인 장소가 경기장으로 보이는데, 80만명이 들어 갈 수 있는 경기장은 우리나라에 없습니다.
별로 신빙성이 없는 기사로 보입니다. 
 
1981년 10월 18일~19일의 기사를 검색해 봤지만 위와같은 현상이 있었다는 기사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위와같은 현상이 있었다면 아마 천주교 교구 차원에서 대대적인 선전이나 광고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저 사진을 지금 보고 계시는 분들은 사실로 믿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 사진이 합성이나 조작이 아니라면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단 한장의 사진만이 남아 있을까요?
 
1981년도라면 수많은 카메라와 비디오가 동원되었을 것일텐데 말입니다.
2004년의 기사에 보니 1분 정도 나타났다 사라졌다고 했던데,
군중 속에서 누군가 십자가 형상이 나타났다 사라졌다고 말했다면,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보지 못했어도 보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직접 본 것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인간은 자꾸 보거나 듣게 되면 세뇌가 되고 거짓도 사실로 생각하게 됩니다. 
 
여기에 거짓 기억이라는 실험 내용을 올려 드립니다.
우편물이 하나 도착했다. 비슷한 또래의 사촌이 보낸 것이다. 우편물을 뜯어보니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들어있다. 대여섯 살 때의 나와 사촌이 유원지에서 찍은 사진인 듯하다.
 
동봉된 메모를 보니 사촌이 짐을 정리하다 찾아내, 반가운 마음에 보냈다고 했다.

기억에 전혀 없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까맣게 잊은 모양이다. 마침 때맞게 사촌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사진봤지?  너 그 때, 집 잃어 버릴 뻔 했잖아. 난 아직 기억에 생생한데.”  하지만 나에게는 그 유원지에 갔던 기억은 전혀 없다. 기억이 없으니 할 말도 없다.

결국 “그랬던가?”하고 건성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미아가 될 뻔한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조작된 사진으로도 얼마든지 변하는 우리의 기억


며칠 후 사촌이 집으로 찾아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촌이 한마디 한다. “그 때 너 미아 될 뻔 했던 기억 살아났어?” 그러고 보니 내가 미아가 될 뻔한 적이 분명 있었다. 기억을 되살린 나는 미아가 될 뻔했던 때의 경험을 생생하게 이야기했다.


실감나게 미아가 될 뻔했던 이야기를 하고 나니, 사촌이 한 마디 한다. 그 사진은 자기가 장난으로 만든 사진이었고, 미아가 될 뻔한 이야기도 꾸며낸 이야기였으며, 그 유원지에 간 적도 없었다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겪지도 않은 경험을 마치 겪었던 듯이 기억해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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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Wade와 동료들의 실험(2002)을 살펴보자. 이 사진은 위의 왼쪽 그림과 같은 흔히 있을 수 있는 가족사진을 이용했다. 사진은 물론 피험자가 아니라 피험자의 가족들이 제공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진을 오른쪽의 열기구를 타고 있는 진기한 경험의 사진으로 합성했다. 물론 이것이 합성된 사진이라는 것을 피험자 본인은 전혀 모른다. 또한 이들이 열기구를 탄 경험이 없다는 것은 사전에 확인되었다.

50%는 열기구를 탄 적이 있다고 응답

실험에서는 이 사진을 피험자들에게 보여주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풍선을 탔을 때 보았거나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

그 후 두 번에 걸친 인터뷰에서 학생들의 50%는 풍선을 탔던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 때 겪었던 일을 생생하게 이야기했다. 한 학생은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내가 6학년 때의 일이라고 대단히 확신합니다. 음~ 밑에서 어머니가 사진을 찍고 있었던 것을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기억은 이처럼 암시에 의하여 변하기 쉽고 재구축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목격자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은 사회심리학에서는 일찌감치 입증된 사실이다.

기억이 얼마나 가변적인 것인가를 보여주는 실험은 많다. Loftus의 실험을 보다 정교하게 다지안한 Grinley(2002)의 실험을 살펴보자.

어린 시절 디즈니랜드에 가본 적이 있다고 한 학생들에게 사람들이 디즈니랜드를 구경하는 장면을 찍은 광고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사진 가운데에는 한 아이가 벅스 버니의 손을 잡고 있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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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험자들에게 어린 시절 디즈니랜드에서 벅스버니를 만났던 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해보라고 했다.

실험자 가운데 62%가 벅스 버니와 악수를 했다고 말했다. 45%는 벅스 버니와 포옹을 했다고 기억했다. 벅스 버니의 귀나 꼬리를 만져보았다고 기억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심지어 한 학생은 벅스 버니에게 당근을 주었던 것을 기억하기도 했다.

하지만 디즈니랜드에는 벅스 버니가 없다. 있었던 적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 벅스 버니는 디즈니의 라이벌격인 워너 브라더스의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디즈니랜드에서는 절대로 만나 볼 수 없는 캐릭터가 벅스버니인 것이다. 물론 그 광고 사진은 가짜였고, 그 사진으로 비롯된 피험자들의 기억 역시 가짜였다.

거짓 기억 증후군(False Memory Syndrome)

이처럼 암시에 의하여 없었던 기억도 되살려내는 것이 사람이다. 이런 까닭에 거짓기억 증후군(False Memory Syndrome)이 문제가 된다. 거짓 기억 증후군이란 정신 치료나 상담을 받던 사람들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성적 학대를 기억해 내게 되는 현상이다.

이런 기억을 떠올리고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부모를 고소했던 여성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여성들의 기억 가운데 상당수가 정신치료 중의 암시가 원인이 되었던 경우가 많아 상당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논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사람들은 자기와 관련된 조작된 사진을 보면 없던 기억도 되살려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사람들 가운데에는 자기와 관련된 확실한 사진이나 기사, 비디오가 엄연히 존재해도 그것은 거짓이고 오보라고 일축해버리는 강심장들도 있다. 있는 기억 자체를 없던 것으로 의도적으로 지워버리는 것이다. 이 역시 거짓 기억 신드롬의 변형이긴 하지만 앞으로 이러한 강심장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 같아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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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은자몽 2012.07.10 10:13
작은질문에 너무나 큰 답변을 해주신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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