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년전 알프스 얼음인간 출혈 과다로 숨져>
[연합뉴스] 2007년 06월 06일(수) 오후 10:06
공동연구팀 "화살촉이 어깨 부근 동맥 건드려"(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지난 1991년 알프스를 산행하던 독일인 부부가 발견했던 5천300년 된 미라인 `얼음 인간'의 사망 원인이 16년에 가까운 연구 끝에 드디어 밝혀졌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 해부학 연구소의 프랑크 륄리 박사를 포함한 스위스-이탈리아 공동 연구팀은 최첨단
컴퓨터 단층촬영(CT) 기술 등을 활용해 그의 사인을 연구한 결과, 최근 얼음 인간인 `외찌'(Oetzi)'가 화살촉에 의해 어깨 부근의 동맥이 손상되면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스위스 언론이 6일 전했다.
외츠탈러 알프스(Oetztaler Alps)에서 이름을 딴 이 남자는 사망 당시 45세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륄리 박사는 "그를 맞춘 화살촉은 어깨뼈(견갑골)를 뚫은 뒤 빗장뼈(쇄골) 아래에서 멈췄다"며 "그 화살촉은 실제로 동맥을 건드렸으며, 우리는 동맥 손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CT 영상들을 통해 커다란 혈종(血腫)이 확인됐는데 이는 외찌가 많은 피를 흘렸고 그 피가 흉강(胸腔)으로 흘러들어 갔음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외찌는 출혈 과다로 숨졌다"고 덧붙였다.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얼음 인간인 외찌는 짧은 시간 안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으로서는 왜 화살을 맞았는지 밝혀지지 않았고, 다만 전투나 사망 과정에서 벌어진게 아닐까 추정만 되고 있다.
륄리 박사는 "우리는 X레이 장비와 유사한 최첨단 CT 장비를 활용했다"면서 "그의 몸에 쏜 빔을 회전시키면 단면(斷面) 영상을 얻게 되고 그 영상들을 계속해서 쌓으면 3차원 정보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 덕택에 외찌는 부검을 면할 수 있게 됐다는 그는 앞으로 외찌의 죽음을 둘러싼 상황과 함께, 외찌의 부패율을 측정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륄리 박사는 "그렇게 오래된 몸이 그렇게 양호한 상태로 보존돼 있다는 것은 정말 놀랍다"면서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5천여년 전의 일상적인 생활상에 대한 스냅샷과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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