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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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정체...

가로수 0 4,660 2010.04.06 11:34

죽음을 체험한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터널과 빛과 어떤 황홀감...

터널은 때로 강이 되고 빛은 어떤 그리움이나 외경이 되고 황홀감 역시 어떤 감각적인 쾌락으로 바뀌어 기억되기도 하는데...

그런데 흥미로운 것이 바로 이와 같은 증언들이 여러 많은 종교의 경전이나 구전, 기록 등에 나타나는 사후세계의 그것과 많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크고 작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비슷한 구성을 보인다. 설마 사후세계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일까? 특히 쾌락과 황홀감으로 기록되는 천국의 존재란...?

그런데 여기서 또 흥미로운 것이 임사체험자 외에도 비슷한 경험을 하는 또다른 집단의 존재다. 경험을 했던이 아니라 하는이다. 현재진행형이다. 과연 그 집단이란...? 

다름아닌 바로 파일럿들이다. 초음속으로 나는 전투기 파일럿 가운데 비슷한 체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비행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다 보면 게임 도중 곧잘 겪게 되는 블랙아웃이 그것이다. 급격한 기동 도중 피가 다리쪽으로 몰리면서 뇌에 피가 부족해 나타나는 블랙아웃 증상이 꼭 임사체험의 그것과 비슷하다. 어둠과 그 너머의 빛과 황홀감과...

그래서 실제 미 공군에서 실험을 해 보았다. 파일럿을 원심가속기에 태우고 인위적으로 블랙아웃 현상을 유도한 뒤 신체반응을 추적해 분석한 것이었다. 그 결과가 아주 재미있었다.

원래 인간의 뇌는 질서를 이루어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고도로 통제되어 있다. 주위의 정보는 물론 사고와 행동에 대해서도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취사선택을 하고, 그 모든 것이 뇌에서 이루어진다. 오늘 열 사람을 만났는데 기억나는 것은 한 사람이다, 눈으로는 모니터를 보면서, 손으로는 자판을 두드리면서, 가끔 커피도 마시고, 귀로는 음악을 듣고 하는 그 모든 것들이 고도로 통제된 유기적인 질서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만일 그 통제가 사라지고 질서가 사라진다면? 기억을 하고 기억을 되새기고 사고를 하고 판단을 내리고 다시 행동으로 옮기는그 모든 과정에서 질서가 사라지게 된다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자연스레 뇌는 통제를 잃게 된다. 그리고 질서가 사라진 뇌세포는 각자가 마지막 발악처럼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사람의 인식 속에 넘쳐나는 정보는 혼돈 속에서 어떤 질서를 이루게 되는데, 마치 아무렇게나 낙서를 하다 보면 어느샌가 한 가운데 시커면 원이 그려지듯 그것이 빛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뇌세포가 보내는 신호란 기본적으로 빛인 탓에 중심에 강조된 빛과 주위의 상대적인 어둠이 어우러지며 터널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고. 때로 그것은 강이 되기도 한다. 황홀경이란 바로 그같은 혼란 가운데 죽음에 대한 공포와 고통을 잊고자 뇌가 인위적으로 감각을 조작함으로서 나타난 것이라 하기도 하고. 실제 고산지대에 오르거나 무산소운동을 극심하게 하고 난 뒤 산소하 부족해지면 비슷한 황홀감을 느끼곤 한다고 한다. 아마 비슷한 메커니즘일 것이다.

즉 임사체험에서 느끼는 그같은 사후세계란 것은 어쩌면 뇌세포가 죽음에 이르러 오작동하면서 나타나는 어떤 물리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모니터에 노이즈가 생기듯 뇌가 만들어낸 노이즈들이 빛과 터널을 만들고 황홀경이라는 감각의 이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긴 그러고 보면 꿈이란 것도 비슷한 메커니즘을 갖는다. 수면이란 뇌의 휴식이다. 뇌가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역시나 뇌에 대해 가해지던 통제 역시 느슨해진다는 뜻이다. 그러면 뇌세포는 불규칙하게 질서를 잃고 활동하게 된다. 그러면서 오작동으로 인한 왜곡된 정보를 사람에게 전달하게 되는데, 그것이 인간의 무의식과 만나 구체화되는 것이 꿈인 것이다. 꿈이 어떤 예언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또한 그같은 인간의 무의식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일단 날씨를 예측하는 정도는 인간 역시 자연계의 동물로서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공유하는 바일 테고,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인간이 갖는 직관이 오히려 무의식이기에 더 정확하게 내리는 판단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봐야 맞으니까 예언이겠지만. 대개는 그냥 개꿈이다. 아예 기억조차 나지 않거나.

물론 그렇다고 이같은 실험이 사후세계를 부정하는 근거가 되느냐? 그건 절대 아니다. 어차피 임사체험이라고 실제 죽었다 살아난 것도 아니고, 미공군의 실험에서도 파일럿을 죽였다 다시 살린 것이 아니다. 살아서의 체험이고 살아서의 실험이다. 즉 어쩌면 사람들이 말하는 사후세계란 살아서의 아직 규명하지 못한 어떤 체험에 대한 집단의 기억일 수 있다는 한 가지 가설을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그조차도 그런가 아직 단정지어 말할 수 없는.

다시 말해 위의 실험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살아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사후세계에 대한 것이지 사후세계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천국이든 지옥이든 물론. 그것은 죽은 자들의 이야기일 테니까. 우리는 산 자들의 세계에 살고 있고. 실제 죽었다가 살아온 사람이 나타나 증명하지 않는 한 사후세계란 영원히 믿음의 영역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코 증명될 수도 확인될 수도 없는. 말 그대로 우리가 살아있는 한 불가능한 명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자가 말했다. 살아서도 아직 다 모르는데 어찌 죽어서를 말하겠는가. 아직 죽지 않은 산 사람이 어찌 죽어서를 말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또 얼마나 무모하고 무의미한 일이겠는가. 그러나 단지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이라. 죽은 이후에 대한 이야기조차 산 사람의 세계에서는 산 사람의 이야기일 수 밖에 없느니. 믿거나 말거나. 그러거나 말거나. 어찌되었거나. 아무튼.

한 마디로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죽음은 삶이 이야기할 바가 아니다.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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