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벽 (2)
나는 아들을 낳으면 목사를 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이놈이 나를 닮아서, 다 지키지도 못할 성경 말씀을 따르느니 이승에서 잘 먹고 잘 살다가 멋지게 지옥문턱에 들겠다고 버티면 최소한 기독교 신도는 되어 보라고 권하겠다.
이놈이 행여 진정한 신도가 되어 가진 것을 모두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주고 진정으로 주님을 따르려 한다면 일단은 말려야 한다.
진정한 신도임을 자처하는 자 아무도 그런 사람없으니 너 혼자 깨끗하고 양심있는 척 하지 말라고 말해 주겠다.
그냥 적당히 돈 몇푼 헌금함에 집어 넣고 교회에 나가는 한두시간 동안만 '잘 모르겠지만 내가 죄인인가 보다'하고 있으면 충분하다.
교회에 있지 않는 주중에까지 그런 쓸데없는 죄책감에 사로 잡혀 있을 필요는 없다.
평소에는 비신도들과 똑깥이 세상의 때를 적당히 묻혀가면서 긁어 모을 대로 긁어 모으고 주말에 교회에 나가 돈내고 회개하면 만사 오케이다.
다 그렇게 산다.
물론 기도할때는 부르르 떤다든지 땀을 삐질삐질 흘린다든지 약간의 눈물을 보이는 것도 좋은 연출이다.스스로 너무 위선적이라 괜히 쪽팔릴 수도 있으나 참아야 한다.
그래야 죽어서까지 잘 먹고 잘 살수 있는 것이다.
성경말씀 중에서도 '살인하지 말라'같은 쉬운거는 지키고 '부자가 천당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어렵다'같은 말은 신경쓰지 마라.
아무도 그런 무리한 요구는 신경 안쓴다.
행여 지키기 쉬운 것을 못지킨 경우에도 절대 실망하지 말라.
약간의 눈물을 섞어서 회개하면 된다.
물론 내가 하느님이라면 너같이 가증스런 놈은 꼴도 보기 싫을 것 같은데 실은 그렇지 않으신가보다.
다들 그렇고 그렇게 살면서 그래도 신도입네 하고 다니는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