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도킨스의 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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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도킨스의 망상?

가로수 0 5,392 2008.02.10 21:11
도킨스의 망상 -만들어진 신? 1
글쓴이: 신생왕 img_blank2.gif조회수 : 5img_blank2.gif08.02.10 17:50 http://cafe.daum.net/clubanti/NFz/80686주소 복사

도킨스의 망상?

 

옥스포드대학교 석좌교수 도킨스가 ‘만들어진 신(The God Delusion)'을 발표하자 기독교계의 심기가 아주 불편한 모양입니다.

하여, 같은 옥스포드대학교 위글리프 홀 학장인 알리스터 맥그라스와 그의 부인 런던대학 히스롭 칼리지 종교심리학 교수인 조애나 맥그라스가 이에 대한 반론으로 ‘도킨스의 망상(Dawkins Delusion?)’이라는 책을 내놓았습니다.

이 책의 부제로 붙인 ‘만들어진 신이 외면한 진리’처럼 행여 도킨스의 신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논점에 어떤 잘못이 있는가, 기독교는 그 잘못을 어떻게 바로잡아주려는가 하는 호기심에 별로 책을 사지 않고 간혹 선물로 받은 책도 잘 읽지 않은 내가 그 책을 샀으며 밤샘하여 ‘정독’ 했습니다.

어떤 책을 이렇게 밤새워 정독했다는 것이 나로서는 참 대단하게 자랑할 만한 일이기에 간단하게나마 그 독후감을 남기지 않을 수 없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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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만들어진 신?

 

-믿음은 유아적이다.

 

아이들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실재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에게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울어서는 안 된다. 이런 믿음은 지능과 이성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적에는 유용하다. 그러나 지능과 이성이 발달된 어른이 계속 산타클로스가 실재한다고 주장한다면 웃음거리이다.

신(神 God)도 그렇다. 인류가 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없던 유아기에 상상에 의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다. 이제 인류는 지성과 이성의 발달로 옛날 해석하지 못하여 신의 영역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던 현상들을 밝혀내고 신비를 벗기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은 유아적 상태를 벗어나지 못함이다.

 

도킨스의 이런 주장에 대하여 맥그라스는 우선 동의합니다.

신(神 God)이란 교리와 왜곡의 비이성적 맹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며 이것을 이성적인 논리와 과학적 증명에 의해 설명한 것이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입니다.

이에 대하여 맥그라스 부부는 80대 노인이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고 그것 때문에 위안을 얻는다면 이것을 어린아이의 믿음으로 몰아세울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그러면서 ‘신을 믿으라는 교조적인 근본주의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무신론을 펴내는 도킨스의 논리와 이를 따르는 자들도 교조적인 근본주의’라고 규정합니다.

 

나는 종종 ‘무신론도 신앙’이라는 억지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맥그라스는 무신론이 교리와 망상, 근본주의라고 강조합니다.

신(神 God)를 믿어야 할 때, 왜 믿어야 하는가를 이성적으로 납득시켜야 하는 것은 신(神 God)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그러나 어떤 증거에 의해서가 아니라 교리와 망상에 의해 믿도록 강제하는 것이 기독교의 신(神 God)입니다.

이것은 어린아이가 산타클로스가 실재한다는 믿음이나 80대 노인이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어 위안을 받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같은 ‘비이성적인 믿음’이지 노인도 그렇게 믿음으로써 위안을 받았으니 이것을 비이성으로 치부하면 교조적이며 근본주의라고 몰아부칠 수는 없는 것이란 말입니다.

 

교조주의, 근본주의란 어떤 결론을 내려놓고 이 결론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기를 강요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신론은 신(神 God)이 없다고 하는 어떤 이론을 만들어 내는 (교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신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에 안 믿을 따름입니다.

무신론자는 먼저 신(神 God)이 없다고 결론을 내려놓고 이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지 않습니다.

또 그럴 수가 없습니다.

신이 있음이 입증된다면 믿을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그 증명을 찾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믿지 않는 것이며 끊임없이 그 증명을 요구하는 것인데 이것이 어찌 ‘증명하지도 못하는 존재’를 믿으라는 기독교의 교리와 망상, 근본주의와 같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도킨스는 부모가 아직 지능이 발달되기 이전,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부모의 종교를 무조건 따라 믿도록 강제하는 것은 ‘아동폭력’이라고 단정했는데 이에 대하여 맥그라스는 못 믿게 하는 것 또한 ‘아동폭력’이라고 맞받아칩니다.

이것이 정당한 논리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도킨스의 주장은 아동 스스로가 지적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임을 이야기 한 것인데 그런 아동의 이성과 판단력을 보호하는 것이 폭력이라고요?

조폭들이 휘두르는 몽둥이를 막아주는 것도 폭력이라는 것인가요?

 

맥그라스는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이 ‘만들어진 신’을 기죽이는 서평에서 생물학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유일하게 ‘영국의 조류(Book of British Birds'인 사람이 생물학에 대해 장황하게 지껄이고 있는 것을 보라” 했다고 소개합니다.

대단한 지원군을 발견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나는 테리 이글턴과 맥그라스에게 과연 신(神 God)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어서 신(神 God)에 대해 장황하게 지껄이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신도 과학자요 무신론자였다고 한 맥그라스가 신(神 God)이라는 것이 미개한 고대인의 환상의 산물일 따름이라는 것조차 시원스럽게 반론해주지 못하면서 무신론을 비웃습니다.

 

-믿음은 비이성적이다.

 

맥그라스는 도킨스가 “불합리하기에 믿어야 한다”는 등 ‘특별히 멍청한 몇 가지 말들’을 초기 기독교저자들이 했기 때문에 기독교가 비이성적이라고 단정했으나 그것들이 근거 없는 낭설임이 밝혀지자 이제는 루터가 이성을 비판한 것을 가지고 꼬집는다고 비난합니다.

“어설프게 루터를 끌어와 사용한 것은 도킨스가 어떻게 증거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엄격한 학문의 요구까지 포기했는지를 보여준다”고 꼬집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도킨스는 고등학문을 바람에 날려보낸다”고 개탄합니다.

그런데 나는 맥그라스가 주장하듯이 “신의 은총으로 인해 주어지는 복음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이성을 무시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증거를 기반으로 ‘고등학문’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령 어느 기독인도 “불합리하기에 믿어야 한다”는 말을 한 일이 없다고 합시다.

그럼 매 일요일마다 외우는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하는 고백은 합리하기에 믿음의 고백이라는 것인지 묻고싶구려.

그리고 그 동정녀에게서 낳았다는 믿음이 이성적이어서 ‘믿음은 비이성적’이라는 도킨스의 주장과 이 주장에 동조하는 무신론자들을 교조주의니 근본주의로 몰고 가는 어떤 ‘고등학문’적 논리를 내놓기를 요구합니다.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논증들?

 

맥스라스는 도킨스가 시계공의 논리나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 증명의 논리를 잘못 이해하여 “매우 심각한 수준의 오류”를 범했다고 공격합니다.

즉 페일리의 시계공 논리는 기독교 전체의 것이 아니라 일부 그것도 옛날 논리이며 토마스의 논리는 신 존재증명이 아니라 “신을 믿는 믿음의 내적 일관성을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변명합니다.

나는 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 증명의 논리에 대한 도킨스의 해설이 맞는지 맥그라스의 주장이 맞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맥그라스의 해설이 맞다고 합시다.

그럼 그 ‘믿음’의 실체는 무엇이라는 말이지요?

실체에 대한 증명이 없는데 ‘믿음의 내적 일관성’이라니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설령 토마스가 ‘믿음의 내적 일관성’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그런 논증들을 내놓았다 할지라도 그 때까지 논란이 되었던 신(神 God) 존재에 대한 증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그리고 지금까지도 기독교계에서 인정하기는 토마스의 논리를 ‘신 존재를 옹호하는 논증들’로 이해하고 있다고 맥그라스 자신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도킨스가 반론을 제기하니까 그것은 ‘신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내적 일관성’을 이야기한 것이었다고 돌려막으려 합니까?

참으로 어색하지 않습니까?

그런 변명으로 도킨스의 반론을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 자체가 어리광 수준입니다.

 

맥그라스는 “신에 대한 믿음은 실제로는 가정된 것이며 그 가정 위에 이 믿음이 세계 안에서 관찰되는 것들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음을 보인다”고 합니다.

도킨스는 바로 그 ‘가정된 것’ 즉 신(神 God)이란 것이 잘 못 ‘가정된 것’임을 그의 전공분야인 생물학으로 입증해 준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이 잘못됐다면 그로부터 추려 내는 어떤 논의도 잘못된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맥그라스는 다시 ‘신에 대한 믿음이 가정된 것’이기 때문에 신 존재증명을 비판하는 것이 “거의 아무 성과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조롱합니다.

흔히 말하는 ‘순환논리의 모순’이지요.

 

맥그라스는 과학자답게 “현재로서는 다윈의 진화론이 이용 가능한 증거들에 대한 최선의 설명임을 믿는 데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지만 그것이 진화론이 옳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어찌하여 고대에 비이성적으로 환상에 의해 만들어진 신(神 God)임이 논리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논리를 무시하고 이것을 변할 수 없는 진리로 믿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지 따분합니다.

흔히 기독교인들은 무신론자들이 “진화론을 믿는다”고 합니다마는 무신론자들은 진화론을 믿는 것이 아니라 맥그라스의 말처럼 진화론이 “이용 가능한 증거들에 대한 최선의 설명”임을 믿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진화론이 이후에 새로운 증거들에 의해 보완되거나 폐기될 수도 있음을 거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신앙하는 신(神 God)에 대한 입증이나 그 신(神 God)을 규정하는 교리와 경전이 폐기는 고사하고 보완 개선되리라는 여지조차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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