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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wolverin (GoBlue)
날 짜 (Date): 1998년03월07일(토) 10시14분56초 ROK
제 목(Title): 위대한 성경
성경은 위대하다.
그것은 성경이 소위 `영적인' 책이어서도 아니고 하나님 말씀의 기록이어서도 아니다.
사실 난 성경이 영적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하나님 말씀의 기록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왜냐고? 하나님 아빠란 존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인데, 창세기를 읽고 내린 결론이다.
성경이 위대한 이유는 애매모호함에 있다.
내가 이제까지 읽어본 책 중에 성경보다 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이하 귀귀코코로 칭함)'에 잘 써먹을 수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어떤 생각마저 드냐면, 성경의 그런 애매모호함이 없었더라면 수세기 전에 이미 기독교는 사라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적그리스도 때문이 아니라 신자들에 의해서.
성경을 이용하면 어떤 행위도 합리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행위도 비난할 수 있다.
언젠가는 `성경구절을 잘 귀귀코코하면 사탄숭배가 가장 성스러운 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그런 식의 귀귀코코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었다.
성경을 이용한 귀귀코코를 잘 하면 노예제도도 합리화할 수 있고 제국주의도 합리화할 수 있잖은가.
내가 말빨이 딸리는 관계로 예를 들어 얘기해보자면..
[Q1] 성당에 불지른 찐따 A가 있고 그걸 말리려던 B가 있다. 누가 나쁘게?
(1) 찐따 A (2) B (3) 둘 다 (4) None (5) 답없음
[A1] 답은 (1),(2),(3),(4),(5)
"원수를 사랑하라"와 "성전에서 활극을 벌인 예수" 혹은 "금송아지와 모세" 그런 얘기를 적절히 섞으면 여러 경우 중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답을 얻을 수 있다. (일 더하기 일은? 변호사는 그런단다. 손님, 어떤 숫자를 원하세요?)
성경을 이용한 귀귀코코를 체득하면, 꼭 성경을 이용하지 않아도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다.
[Q2] 학생회에서 장승을 세우니까 종교의 자유와 학생회의 대표성을 들어 장승을 잘라버렸다.
그런데 다른 학교의 (개신교인이 회장인) 학생회 에서 예산을 써가며 개신교 행사를 후원하였다.
이에 개신교 단체는 종교의 자유와 학생회의 대표성을 들어, 학생회가 특정 종교행사에 학생회 예산을 쓴 행위를 비난하였다.
(1) T (2) F
[A2] 답은 (2).
이런 경우에는 "하나님 아빠~ 행사가 잘되게 하옵시고 저들에게 힘을 주세요~"가 답이다.
이런 식의 예는 무궁무진 많기도 해서 보드를 따로 만들어도 될 정도다.
결론을 말하자면, 각자가 제대로 믿는다는 하나님 아빠도 사실 알고보면 각자가 성경을 자기 입맛대로 조리해서 창조해낸 창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귀귀코코에 익숙한 `신실한' 신자님들께서는 가끔 자신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는 경지에 오를 때도 있다.
- 율법은 지켜야 하는 거야?
- 그럼. 성경에 있으니까.
- 그런데 넌 왜 안지켜? 너 혹시 이단이야?
- 아니지. 성경에 이러저러하니까 꼭 지킬 필요는 없어.
- 도대체 무슨 얘기야?
- 율법이란 지켜야 하는데 원래 다 지킬 수 없는 거니까 지킬 수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하는데 잘 믿으면 안지켜도 되는데 하나님 아빠가 주신 거니까 꼭 지켜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란 얘기지.
그렇다고 해서 항상 애매모호함을 이용하면 안된다.
특히 돈을 걷을 때에는 과부의 동전 한 닢이 무엇을 뜻하는지 간단명료 명확하게 말해야 하는 거다.
그런데 어떤 이가 "원래 십일조는 세금까지 다 포함하는 거였다면서요? 그럼 수입의 10분의 1이 아니라 세금을 고려해서 빼고 내야 하나요?"
요따위 질문을 하면 원래의 애매모호함으로 돌아가 "세금은 가이사의 것이니 세금은 따로 내고 하나님의 몫인 전체의 10분의 1을 다 내는 거요."하고 점잖게 한 마디 해주면 되는 거지. (갑자기 생각이 났는데, 세금 안내고 사는 사람은 주술사 (목사,무당 등등), 하숙집, 거지 뿐일 게다. 아무리 빽이 쎄도 세금은 낸다. 적게 낼 뿐이지.)
흠.. 회의들어갈 시간이네? 기분나면 다음에 또 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