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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작업중 )
날 짜 (Date): 1996년05월30일(목) 02시45분50초 KDT
제 목(Title): 기독교에 대한 staire의 왜곡된 시각
그렇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기독교에 대한 저의 시각은 저 나름으로 왜곡되어 있습니다.
저는 기독교인과 기독교를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기독교인은 비기독교인과 마찬가지로 장점과 단점을 다 갖춘, 존귀한 존재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기독교에 대해서라면 그렇게 관대한 시각을 갖지 못합니다. 저는 송성대님, 용님, 도니 등등의 기독교인을 좋아합니다. 그것은 그분들의 신앙에 제가 동의하느냐 않느냐와는 사뭇 다른 문제입니다.
기독교에 대해 원한 진 일 있느냐, 상처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지만 그런 적은 없습니다. 실망한 적은 많습니다만 감탄한 적도 많습니다. 제가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이유는 `역사' 때문입니다. 2000년간의 기독교사를 돌이켜볼 때 저는 기독교가 인류에게 베풀어준 것보다 누를 끼친 것이 더 많고 깊다고 봅니다. 무엇보다도 기독교회가 저지른 셀 수 없는 물리적 폭력과 인간의 자유로운 사유를 제한하려드는 논리적인 폭력 두 가지에 저는 주목합니다. 그러나 그 이외의 `원한'은 없습니다.
기독교 역시 진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류의 진화에 편승해서 이루어졌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인권과 자유와 평등과 박애를 인류는 오랜 시간에 걸쳐 길러 왔습니다. 기독교회와 역사적 지리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사회라고 해서 그런 발전이 없었던가요? 발전은 인류의 도덕적인 본능에 기인합니다. 그리고 그 도덕적인 본능은 신에 의해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손으로 일구어낸 것일 따름입니다. 오히려 기독교회는 그러한 발전의 방해 세력이었습니다. 역사가 그것을 증거합니다. 기독교회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착취 세력과 결탁하여 인류의 발전을 늦추어 왔습니다.
혹자는 `진정한' 기독교에 주목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기독교인들조차도 합의하지 못하고 서로가 자신의 교회가 원조라며 피흘리며 싸우는 마당에 진정한 원조 기독교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뿐아니라 그것을 찾고자 하는 의욕조차 없습니다. 오랜 역사를 통해 기독교회에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기독교회가 아직도 때묻은 세상의 모습을 답습하고 있다면 저는 그것을 기독교의 본질적 요소에서 분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헛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의 실험--수많은 생명과 그들의 고통을 댓가로 요구하는--을 거쳐야 하는 것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시간은 충분히 드렸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기독교의 처참한 붕괴가 아니라 안락사입니다. 그리고 이미 그러한 기독교의 안락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있음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기독교 이외의 어떠한 사고방식도 사탄의 역사라고 보는 위험한 자들이 제거되고 덜 유해한 소수 집단으로서 기독교는 세상에 적응해갈 것입니다. 2000년간 완만히 그런 길을 걸어 왔듯이.
그리고 인류는 그러한 신앙과 이념에 얽매이지 않는 인류애를 회복할 것입니다. "포항은 사탄의 도시다!"라는 오만방자한 냉갈 대신에 스스로가 사탄임을 깨닫고 그러한 사탄적인 모습마저 감싸 안을 수 있는 너그러움이 이미 기독교인들에게 깃들고 있습니다. 서구 문화의 유입이 늦어 아직도 전통문화와 매끄럽게 접목되지 못한 일부 지역(예를 들면 한국)의 성령 부흥 현상은 사소한 noise에 불과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도 사탄도 없는 세계를 위해 인류는 느리고 무겁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worship ()
날 짜 (Date): 1996년05월30일(목) 21시45분11초 KDT
제 목(Title): re] 기독교에 대한 스테어의 왜곡된 생각
음. 스테어님이 기독교가 역사적으로 해악만 끼쳤다고 하셨는데... 저는 우선 기독교회 혹은 기독교인이 행한 악이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덕을 끼친 것이 적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단지, 그러한 선한 영향들은 각 사람 사람의 심성을 선하게 변화시키는 것이라서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그리고 기독교인들이 행한 악은 그들이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행한 악이 아니라, 악한 면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행한 것이라고 생각돠고요.
기독교회가, 혹은 기독교인이 행한 선한 일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겠군요. ^.^ 제가 지금까지 경험하기로는 비록 개인차가 크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보아 기독교인이 비기독교인보다 더 윤리적으로 신뢰할만 했습니다.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6월01일(토) 06시28분18초 KDT
제 목(Title): worship님께 드리는 세 가지 대답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worship ()
날 짜 (Date): 1996년06월01일(토) 14시58분49초 KDT
제 목(Title): re] worship 님께 드리는 3가지 대답.
쓰신 글은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강민형님이 인정하신 "강민형님과 다른 견해도 존재하고, 그 견해도 나름의 경험과 공부와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저는 강민형님이 반기독교적인 견해를 가지게 된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봅니다. (강민형님이 지적하신 것중에는 타당한 것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강민형님이 그러한 견해를 가지게 된데에 대해 옳다 그르다 하거나, 억지로 강민형님의 견해를 바꾸거나 할 뜻은 별로 없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변호할 필요는 없지요.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문제이지... ^.^)
단지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나름의 고민과, 비판과, 회의와 공부를 거쳐서, `기독교가 믿을만하다, 혹은 기독교가 진리이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다' 라고 생각하게된 저같은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달라는 것입니다. (저도 제가 보기엔 강민형님 못지 않게 이성적이고, 비판력이 날카롭습니다. ^.^ )
혹시 강민형님께서는 제가 기독교에 세뇌되었거나, 기독교에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아서, 치우친 견해를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강민형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저는 저 나름대로 공정한 판단을 하려고 노력했고, 강민형님도 그럴 테니까... 제가 세뇌되었다고 생각하신다면... 강민형님도 자신이 혹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무신론(혹은 진화론)이나 유물론에 세뇌되거나 반 기독교적인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서 편향된 시각을 가지게 된 건 아닐까하고 생각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6월01일(토) 19시37분25초 KDT
제 목(Title): worship님께. 세뇌라는 말은...
* 저는 그다지 이성적이지도, 예리한 비판력을 소유하고 있지도 못합니다. *
성실한 과정을 거쳐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게 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전제하지 않는다면 제가 지금처럼 공부와 토론에 시간과 정성을 투자할 필요가 없습니다. `포항은 사탄의 도시'라고 선언하듯이 `기독교회는 바보 집단'이라고 선언하는 것만으로 그만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성실하고 이성적인 기독교인의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세뇌'라는 용어는 당신의 견해로는 적절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용어인 것같군요. 세뇌란 어떠한 사고방식을 주입하고자 하는 고의적인 의도가 있는 경우에나 적용되는 용어입니다. 저같은 사람이 현재의 세계관을 갖게 된 이유가 `사탄의 의도적인 역사'에 있다고 보는 입장에서라면 세뇌라는 용어는 딱 들어맞습니다. 하나님도 피조물의 자유의지를 구속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기독교인 역시 신에게 세뇌당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지 않으신다면 굳이 세뇌라는, 그다지 어감이 좋지 못한 용어를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요? 누구나 나름대로의 사상적 배경을 갖습니다. 그것을 `세뇌당했다'라고 표현하는 것은 개념의 의인화를 즐기는 기독교적 세계관의 반영일지도 모르지만 토론에 임하는 모든 사람이 합의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