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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님께 마무리 답변입니다.

신비인 0 2,975 2014.06.24 16:21
사람님 올려 주신 글 잘 보았습니다 하나씩 답변을 드리도록 하지요.
 
1. 범신론의 질서인 우주 자연이 절대성을 가지는가에 대해 말씀 드립니다.
님께서는 이것을 "한"이란 명칭으로 명명을 하셨습니다.
"한"이란 말은 크고 넓다란 뜻을 가진 순 우리말입니다.
그런데 혹시 이 한을 "한님"으로 보고 이것이 "하나님"이 되었다 생각 하시는건지요?
 
전에 저도 이와 유사한 생각을 해서 제 홈에도 글로 남긴 적이 있습니다만 잘못된 생각이었습니다.
우리 고유의 개념은 "하나님"이 아닌 "하느님"이고 이 말의 어원은 하늘이며,
하늘의 어원은 크고 넓은 울타리란 뜻의 한울이 연음이 되어 하눌이 되고
이것이 다시 발음을 하기 쉬운 모음으로 변하며 하늘이 되었다고 압니다.
 
일부 자칭 민족종교들에선 "한"에 님이 붙어 한님이 되고 다시 하느님 하나님이 되었다 주장 하나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이란 말이 하늘과 동일한 의미로 쓰였다는 근거가 있어야 하거나,
아니면 한님이란 말이 쓰였다란 문헌학적인 근거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타당할텐데,
지식이 일천한 탓인지 일부 종교의 일방적 주장 외의 근거를 찾지 못했습니다.
 
또 천도교에서는 한울님이란 말을 사용 하고 있기도 한데,
저도 동경대전을 몇번이나 읽어 봤고 그 쪽에 계신 분들과 대화도 해 봤습니다만,
궁극적으로는 한울님이란 것을 상제와 같은 인격신 개념으로 생각 하더군요.
아마도 당시 외래 종교인 기독교와 맞서기 위해 생겼기에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야기가 샛는데 돌아 가서 제가 이 설명을 이렇게 장황하게 드린 까닭은
우리나라 숭천사상은 절대성을 가지는 신적 존재라기 보다 포괄적 종합적 의미가 더 커 보입니다.
물론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하늘이 내려다 본다.", "하늘도 무심 하시지." 같은 말에서 보듯
얼핏 이 하늘이 인격적인 존재라고 생각을 할 수 있는 말들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결국 이런 하늘이 직접적으로 사람에게 무엇을 한다기 보다는
자신이 뿌린 씨에 대한 결과 또는 그런 사람들에게 생기는 불행을
천벌이라는 개념으로 봤다는 점에서 나쁜 짓을 한 사람들에 대한 속 시원함 같은 것을
천벌이라는 이름으로 부름으로써 카타르시스를 느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런 하늘은 일부 의인화가 되었다 할지라도,
그 전체가 어떤 절대성을 가지는 것이라기 보다는 좀 더 포괄적 종합적이란 점에서
저는 오히려 우주 자연의 질서에 더 가깝다 생각을 했던 것이고 이것을 굳이 비유 하자면
"도덕경"에 나오는 무위인 "도"나 초기 불교의 "니르바나" 같은 개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 이러한 질서가 절대적일 수 있다란 근거로 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습니다.
""   변화하는 것은 "한"이 일으킨 현상이지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한"의 속성 자체가 아니다"
그런데 이것이 참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절대성을 가지는 "한"이란 것이 존재함을 증명 해야 하며,
결국 우리가 기독교인들과 주고 받던 신의 존재 증명과 같은 이야기가 되어 버릴 수 있습니다.
 
님께서도 "잘못 된 전제의 오류"라는 논리 오류를 잘 아실 것입니다.
어떤 전제를 가지고 논거를 펼쳐 가는데 그 논거의 근거가 되는 전제가 거짓이라면,
그 전제에서 유추 되는 논거 역시 거짓이 될 수 밖에 없기에 그 것이 참임을 증명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증명이 안된다면 이는 거짓이 되거나 아니면 불가지론으로 갈 수 밖에 없어집니다.
 
그리고 잘 아시듯 잘못 된 전제를 증명 하지 못한 채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며
최악의 경우 이것을 불가지론으로 몰고 가려고 드는 것이 바로 유일신교의 방식입니다.
문제는 님께서 전제 하는 그 절대적인 존재라는 "한"이란 것이 증명 되지 않는다면,
기독교와 평행선을 긋는 또 다른 절대자에 대한 신념이 될 수 있기에 동의 하지 못하는겁니다.
 
3. 마음에 대한 것에 대해 먼저 보충 설명이 조금 필요 할듯 합니다.
지난 글에서는 경전 중 결론에 해당 하는 말만을 제시해 드렸습니다만 금강경에서 이 부분을 보면
처음에 수보리에게 붓다에게 육안, 천안, 혜안, 법안, 불안,이 있는 가를 물은 뒤
그렇다 답을 하니 황하의 모래 이야기를 하고 그 뒤에 마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을 합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저 많은 세계 가운데 있는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마음을
여래가 다 아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여래가 말하는 모든 마음은 다 이것이 마음이 아니라
그 이름이 마음일 따름이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은 수보리야, 지나간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으며,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보셨듯 반야부의 결론이라는 금강경에서 조차 마음은 이름이 마음일 뿐이라 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음에 대한 부정은 초기 경전에서는 훨씬 더 심하여 마음을 현상, 그림자라 본다 압니다.
또 중국에 선종을 전했다는 달마조사의 "관심록"에서도 마음을 현상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게시판에서 소위 자칭 불자란 사람들과 논쟁을 하다 보면 간혹 유식 불교를 들먹이며
제 8식인 "아뢰야식"이 깨달음의 마음이라고 뻘짓을 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유식 30송"ㅣ나 유식학에 대한 설명을 한 책이라도 제대로 읽어 봤다면,
유식학이 마음의 현상을 설명한 일종의 불교 심리학이란 것을 알 수 있었을겁니다.
 
또 쓸데 없이 말이 길어졌는데 마음에 대한 불교의 원 입장은 보신 바와 같이
마음을 실체가 없는 하나의 지나 가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님께서 말씀 하신 마음이 사라졌다고 해서 아에 없어진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생각은
님의 자의적 해석이지 고타마 붓다의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럼 그 마음을 일으키고 사라지게 하는 주체가 무엇인가란 것이 남게 되는데,
이것을 설명 하는 것이 초기 불교의 핵심 교리인 "삼법인" 중 하나인 "제법무아"입니다.
즉 불교에서는 마음을 일으키는 주체인 나라는 것 자체도 하나의 그림자요 현상으로 보기 때문에
그 나라는 것도 집착에 의해 만들어진 허상이라고 가르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불교에서 말하는 궁극적 깨달음인 "니르바나"가 있지 않냐 하실지 모르나,
문제는 이 니르바나는 님께서 말씀 하신 현상에 관여 하는 절대적 실체가 아니란 점이 다릅니다.
그래서 만약 니르바나란 것이 증명이 가능해져 어떤 증명을 한다고 할지라도,
말씀 하신 속성을 만들어 내는 그 주체일 수는 없다는 것이 불교적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의 입장은 증명 할 수 없는 어떤 절대적 존재도 인정 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우주 자연의 질서는 그대로 순환 되는 흐름인데 거기에 굳이 절대적인 뭔가를 끼워 넣어
그것을 흠모의 대상으로 삼거나 기독교처럼 우상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 합니다.
또 범신론은 굳이 그런 절대적 뭔가를 세워야 할 이유도 별로 없어 보인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지금까지 말씀 드린 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고
사람님께서 생각 하시는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인정 합니다.
저는 저와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 제가 옳고 상대는 틀리다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 방식을 싫
어 하기에,
언제나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제가 종교 권력에 대해 반대를 하는 것은 잘 아시듯 그 강제성 때문입니다.
늘 말하지만 누가 뭘 어떻게 믿건 개인의 신념은 제가 관여할 바가 아니지만,
만약 그것이 저를 비롯해 다른 사람에게 강요 된다면 그 종교가 무엇이건 전 반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사람님께서 개진 하신 견해와 제 견해는 굳이 충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
의 소견입니다.
 
이 답글을 쓰기 시작 하기 전엔 님께서 올리신 무아에 대한 글을 보지 못했는데,
글을 쓰던 중간에 그 글을 보며 좀 놀랐던 것이 사실입니다.
글을 보며 예전 거울님과 비슷 하다란 느낌이 들어 이곳 운영자에게 물어까지 봤지만
누군지 모르시겠다고 하셔서 그냥 설마 설마 하고 있던 참이었기 때문입니다.
 
님의 변화에 놀라거나 당황스럽거나 하다는 그런 말씀이 아니라,
예전 제 홈에 처음 들어 오시어 제게 진짜 안티가 맞냐고 사상 검증 먼저 하시던,
거울님의 글과 사람님의 글 입장이 너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잠시 혼란스럽긴 했습니다.
아무튼 여기서 이렇게 다시 뵙게 되니 정말 반갑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요?
 
님의 두번째 글을 나중에야 보아 인사가 늦음을 용서하시기 바라며,
특정 종교를 믿으며 기독교 까는게 자기 종교 높이는거라 생각하는 모지리들이라면 모를까?
검증 된 안티들의 사상 세계에 대해선 제가 관여할 바도 아니고 관여 해서도 안된다 생각합니다.
그래서 님께서 생각 하시는 "호월신론"은 제가 감히 이렇다 저렇다 할 문제가 아니란게 저의 생각
입니다.
 
저의 지식이 일천하여 만족하실만한 답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50년이 넘게 살았지만 전 아직도 제가 배우는 사람이라고 늘 생각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주제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나눔으로써,
사람님을 통해 저의 좁은 안계를 넓힐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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