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8월21일(수) 02시05분30초 KDT
제 목(Title): [질문] 장로는 어떤 사람이 하는 건가요?
제가 충현교회를 다니던 어느날(그러니까 staire가 공대 학부생일 때), 일요일 예배시간에 목사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오늘 우리 교회의 장로 한 분께서 대통령 출마를 결심하시고 특별 헌금을 하셨습니다. 다같이 장로님의 승리를 기원합시다..."
그 장로는 말할것도 없이 영삼이 녀석이었죠. 어떤 사람이 장로가 되는 건가요? 장로는 다들 영삼이처럼 좀 모자라고 비정한, 피에 굶주린 탐욕가들인가요?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이)
날 짜 (Date): 1996년08월21일(수) 18시57분34초 KDT
제 목(Title): [re] 장로는 어떤 사람이?
음.. 스테어님은 항상 깊게 생각해볼만한 질문을 던지시는군요.
현재 장로를 뽑는 기준은 교회마다 다릅니다. 제가 서울에서 다니는 소망교회에서 장로를 뽑는 기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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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이)
날 짜 (Date): 1996년08월21일(수) 19시21분55초 KDT
제 목(Title): [Q] 스테어님. 사적인 질문.
스테어님의 글을 읽어볼 때마다 정말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아래에 하는 질문은 결코 비꼬는 질문이 아니며, 제 궁금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에 대해서 은근히 비꼬는 듯한 말투로 말미암아 많은 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궁금증일수도 있습니다.
제가 궁금해지기 시작한 이유는 보통 무신론자라고 하면, 기독교인들을 무시하고 종교에 관한 얘기조차 나누기 꺼려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관찰하였기 때문이죠. (누구의 잘못인지는 모르겠군요) 다시말하자면 기독교인은 전도에 힘쓰는 것이 자연스런 분위기(예수님의 지상 명령이기도 하죠)인데 반해, 무신론자는 보통의 경우에 "나 사는대로 내비둬"라는 식으로 종교를 가진 사람에게 무관심합니다. 그런데 스테어님은 그렇지않기 때문에 궁금증이 유발되는군요.
혹시 신앙이란 것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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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8월22일(목) 03시07분28초 KDT
제 목(Title): Gatsby님께 드리는 글
* 앗... 아이디를 잘못 썼어요. 죄송... 지적해주신 pkp 영감님께도 감사... *
사소한 것이지만... `그런 인간이 어떻게 서울대를 나왔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하는 데에 있어서 저는 전혀 곤란을 느끼지 않습니다. 물론 김영삼은 서울대 동문을 참칭하고 다니는 놈입니다만 (돈을 때려붓고 철학과 청강생으로 지냈던 녀석이죠) 김영삼이 정당하게 입시를 거쳐 서울대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난점이 없습니다.
서울대 출신들은 다양합니다. 우리 사회에 혁혁한 공헌을 하신 분들도 많습니다만 우리나라를 말아먹는 데에 앞장선 개들도 많습니다. 학생들에게 총질을 하겠다고 나선 박일룡(초원 복국집의 용사이기도 합니다만)은 서울 법대를 졸업한 `진짜 서울대생'입니다. 그런 인간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이 같은 서울대인으로서 저를 곤란하게 하지는 않습니다.
서울대 졸업생들은 지금껏 거대한 기득권을 누려 왔으며 이에 대한 당연한 귀결로서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저는 한 사람의 서울대인으로서 우리 사회에 누를 끼치는 서울대 졸업생들을 고발하고 견제할 의무를 가집니다. 그것이 모교에 대한 저 나름의 사랑입니다. 저의 애교심은 '우리 동문'이니까 무조건 두둔하고 감싸려는 저급한 집단 이기주의를 닮지 않았습니다. 서울대 졸업생이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면 저는 누구보다도 먼저 그를 고발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질문에 대해서라면... 이미 프리보드에서 `기독교의 멸절'을 바란다는 말로써 저의 입장을 정리한 바 있습니다. 저는 기독교가 인류에게 유해한 것이며 사라져야 한다고 믿을 뿐아니라 수천년의 역사를 통해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음을 기쁘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곧 상식이었던 시대에 태어나지 않았음을 감사히 여기고 있으며 저의 2세를 교회에 보내지 않아도 사회와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있는 축복을 누릴 수 있음을 기쁘게 여깁니다. 마녀사냥에 동참하거나 마녀로 몰리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던 잔혹한 기독교 사회에서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너무나 다행스러우며 후손들에게 더 나은 사회(보다 덜 기독교적인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 성경과 역사를 공부하며 다양한 교회들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독사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독사를 깊이 연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이)
날 짜 (Date): 1996년08월22일(목) 21시52분07초 KDT
제 목(Title): [스테어님께] 몇가지 더 궁금
음.. 기독교에 대한 스테어님의 견해는 알겠는데, 그런 견해를 가지게 된 동기가 무엇인지요?
저도 기독교인이고, 기독교인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기독교의 멸절"이란 어구를 보니 솔직히 기분이 나쁘군요.
기독교가 인류에게 무슨 죄악을 저질렀는지 알고 싶군요. 중세때 예수를 잘 믿지 못했던 사람들의 악행에 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기독교인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인류에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있다면 알려주십시요. 고치도록 노력하지요.
만약에 서울대 출신들이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고 말한다면 스테어님도 그 사람에게 좀더 자세히 말해보라고 하셨겠지요?
사실 잘못된 신앙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예수가 말한 기독교의 본질(사랑. 가슴벅찬 사랑에 대한 지독한 얘기죠)에 대해서 이견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스테어님께 보여진 기독교의 모순은 기독교의 일부 부조리가 아닌지요?(사실 제 눈에도 잘못된 것이 보이긴 합니다) 일부 부조리 때문에 어떤 신념(또는 신앙)을 가진 그 집단이 매도당한다는 것은 어패가 있는 것 같은데요?
기독교는 신앙이고, 자유이고, 사랑의 실천인데, 그것이 멸절된다면 어떤 지고한 가치가 살아남을 수 있습니까?
저는 스테어님이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평소의 글과 기독교 보드에 올리시는 글과의 괴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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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8월23일(금) 02시49분32초 KDT
제 목(Title): [R] 몇가지 더 궁금
우선 한 가지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는 `서울대 출신들이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서울대인으로서 이 점을 크게 부끄러워하고 있으며 여기에 대해 서울대인들은 비서울대인들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번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군요. 세 번 반복하지 않도록 해주셨으면 합니다. 누군가 `서울대인들이 나라를 말아먹는다'고 말씀하신다면 저는 그분의 말씀을 경청할 것입니다.
프리보드에서의 기나긴 논쟁을 읽으셨다면 저에게 다시 이런 질문을 하지 않으실 테지만 그 글을 읽어보라...는 식의 무성의한 답변은 하지 않겠습니다. 누차 반복한 얘기지만 처음부터 해드리지요.
저는 `사랑'이 기독교의 본질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사랑을 희구하고 그것을 소중히 지키며 주위로 확산시키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기독교 문화권과 비기독교 문화권에 공통된, 전인류의 본능입니다. 기독교는 `사랑'을 독점할 자격이 없습니다. 헵시바님께서 올리신 `세계를 품은 금주의 기도' 중 첫 글을 읽어 보셨습니까?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언급함으로써 이슬람 특유의 형제애 개념에 대해 의문을 품도록 유도한다'라는 그들의 섬뜩한 강령을 보셨습니까? 이슬람교의 형제애는 이름을 달리한 것일 뿐 기독교적 사랑과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무슬림들은 남의 종교에서 말하는 그 나름의 사랑을 깎아내리려는 비열한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는 정도일 뿐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인류는 기독교를 알기 이전에 이미 사랑을 알고 있었습니다. 기독교가 무엇인지 모르시던 저의 할아버지께서도 사랑이 가득하신 분이었습니다. 이놈저놈 다 나서서 좋은 말은 앞다투어 독점하려는 풍토 속에 기독교회가 `우리에겐 사랑이 있다!'고 외쳐 본댔자 아무런 설득력이 없습니다. 거기에 답해줄 수 있는 말은 `사랑 없는 놈이 어딨냐?'라는 정도일 뿐입니다. 기우이기를 바랍니다만 만에 하나 기독교를 부정하는 사람이라면 사랑마저도 부정한다는 비약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사랑은 기독교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고 있는 본능에 가까운 덕목이며 인류가 기독교로부터 사랑을 배운 것이 아니라 기독교가 보잘것 없는 인간들로부터 사랑을 배웠을 뿐입니다.
기독교가 멸절된다면 어떤 지고한 가치가 살아남을 것이냐... 라는 구절 역시 저로서는 그다지 설득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기독교가 세력을 얻기 이전에도 지고한 것은 존재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끼니를 걱정하지만 끼니 이외의 진실에도 눈을 뜨고 있습니다. 우리는 코앞의 먹거리와 입성을 추구하듯이, 아니 그보다 더 절박하게 `영원한 것'을 희구합니다.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마찬가지 입니다. 기독교가 멸절되면 모든 지고한 것이 종언을 고할 것이라는 발상은 그 모든 지고함이 기독교로부터 파생되었다는 세계관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며 그것은 기독교의 테두리 밖에서도 얼마든지 가치 있고 행복하며 도덕적이고 경건하며 더우기 종교적으로 살고 있는 수많은 비기독교인에 대한 모욕에 불과합니다.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동기'로 인해 기독교를 혐오하는가... 저에게 이렇다할 동기는 없습니다. 기독교를 알고 싶었고 그래서 교회를 다녔지요. 그리고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읽고 토론하고 때로는 가르치기도 하며 느꼈을 따름입니다. 어느날 돌아보았더니 저는 기독교를 혐오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무엇보다도 중요한 질문은 `기독교의 무엇을 싫어하는가'라는 질문이겠지요. `동기'라는 어휘를 빌어 부적절하게 표현되긴 했지만 Gatsbi님께서 진정으로 의문스러워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저는 기독교의 권력 지향이 싫습니다. 2000년의 역사 속에서 늘 힘 있는 자의 편에 서서 힘 없는 자를 핍박해 온 교회가 싫습니다. 그것에 대한 진지한 반성으로 일어난 민중신학마저 사갈시하는 그들의 `이기는 편이 우리편' 식의 처세술이 싫습니다.
저는 기독교의 유치한 세계관이 싫습니다. `유한 아니면 무한이죠? 분명히 무한은 아니죠? 그러니 유한입니다'라는 투의 설익은 논리마저도 결론적으로 신앙을 지지 하기만 하면 옹호하려 들고 허점이 많은 이론을 숙고해 보지도 않고서 진화론을 공격하는 데에 유용하다는 이유만으로 끌어들이는 `결론 먼저, 검증은 그 다음' 이라는 허접한 사변 철학이 싫습니다.
저는 기독교의 인간 모독이 싫습니다. 신의 영광을 더해주기 위한 존재로서의 가치부터 생각하는 인간관, 옹기장이의 변덕에 의해 맥없이 깨뜨려져야만 하는 질그릇 인간관, 그러면서도 `너희들은 애초에 죄에 물들어 있기 때문에 내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 어디에도 구원은 없어'라고 말하는 오만방자한 신과 그의 아들, 그로 인해 질박하게 살아가는 뭇 인간들에게 참아서 해결될 수 없는 죄의식을 덮어씌우는 인간관이 싫습니다. 인간은 신 없이도 존엄하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은 기독교의 `본질적인 해악'입니다. 저는 결코 기독교의 주변적인 해악을 때리지 않습니다. 기독교 보드에서건 어디에서건 저는 목사의 아들이 행패를 부렸다고 해서, 성직자가 부정 축재를 한다고 해서, 교황이 마약 장사를 한다고 해서... 그것을 이유로 기독교의 멸절을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기독교의 테두리 밖에서도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기독교의 일부의 흠'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기독교를 경계하는 이유는 그것이 `확신'을 심어주기 때문입니다. 깊은 숙고 없이도 확신할 수 있도록 하는 그 무서운 마력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내 편에 있다고 하는 근거 박약한 확신이 신앙인의 그릇됨을 부채질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어느 정도 선하고 또 어느 정도 악합니다. 모두가 지고지선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서로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으며 또한 그것을 감싸고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는 약하면서도 존엄한 존재입니다. `나는 이미 정결하니 이제 너희를 정결하게 해 주마'라는 식의 세례 요한적인 오만한 확신이 우리를 불행하게 합니다.
인간은 `확신'을 감히 내릴 역량이 없는, 불완전한 지성과 불완전한 덕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존엄합니다. 스스로의 한계를 알고 끊임없이 반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반성'의 능력마저 앗아가는 확신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사소한 예를 보여드리지요. 십자군 전쟁에서 연전연패하던 교황 이노센트 3세는 창 끝을 돌려 프랑스 남부 랑그도크 지방의 이단을 말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 `이단'들이란 지상의 성 유물과 유적에 무관심하며 따라서 살육과 약탈로 점철되던 부도덕한 십자군 전쟁을 혐오하던 `카타리 파'입니다. 1209년 시토 대수도원의 아르노 아말릭 수도원장은 카타리 파의 도시 베지르를 침공했습니다. 베지르 시는 약탈을 피하기 위해 십자군에게 항복하고 말았지요. 군인들은 자신들의 주목적인 약탈을 못 하게 되었고 아말릭 수도원장은 그들에게 무언가 보상하기 위해 `항복했다고 하지만 선량한 시민들 사이에 숨어 있을 이교도를 색출하여 죽여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군인들이 참된 기독교인과 이단을 구별하는 방법을 묻자 아말릭은 오늘날까지도 명성을 잃지 않고 있는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모두 죽여라. 참된 기독교인은 하느님께서 알아보실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의 `평소'의 모습과 기독교 보드의 글에서 괴리감을 느낀다고 하셨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착각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무엇이 저의 `평소'의 모습인가요? 혹시 `의대 시리즈'를 비롯한 간지러운 글들이 스테어라는 실존의 전부를 표상한다고 믿으시는 것은 아니겠지요? 더우기... 의대 시리즈 전체를 흐르는 주제가 무엇이던가요? 그것은 `인간에 대한 사랑'입니다. 신에게 굴종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좋은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실험용 생쥐나 이미 죽어 썩어가는 시체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베푸는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가로막는 모든 권위에 대한 분노를 저는 의대 시리즈에서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교회의 모습을 하고 있는 폭력 구조(물리적 폭력과 철학적 폭력, 정서적 폭력 모두를 포함하는)에 대한 분노를 이곳에서 감추지 않는 것과 똑같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거부하고 인간들 나름의 사랑을 추구하는 저같은 못된 사람은 의대 시리즈를 쓴 사람과 같은 인간일 수 없다고 여기셨다면 그것 역시 당신의 기묘한 세계관일 뿐입니다. 기독교만이 사랑을 독점한다고 믿는 이들의 협애한 시각일 뿐입니다. 인간은 기독교의 테두리 밖에서도 사랑할 줄 압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atsbi (궁금이)
날 짜 (Date): 1996년08월23일(금) 11시58분26초 KDT
제 목(Title): [스테어님께] 친절하신 답변 감사,그러나..
우선 바쁘신 와중에도 친절하신 답변을 해주신 것에 대해서 감사드립니다. 스테어님에 대한 이해가 증가했군요.
몇가지를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선 전 서울대 졸업생들이 우리나라를 말아먹는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를 말아먹는 것은 자기의 이익"만"을 좇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의 예에서 연장된 비꼰 질문이었죠. 그러나 스테어님께서 인식하신 서울대 졸업생들에 대해서 놀랄 따름입니다.
저는 프리보드를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실 진화냐, 창조냐하는 것은 증명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과학은 진화를 손들어주고 있지만, 생명의 기원이 창조라고 보아도 큰 무리는 없다고 봅니다. (아직까지 생명의 기원이 창조라고 생각해도 제 세계관에는 모순이 없었습니다) 어쨌든 프리보드를 읽어보지 않은 제게도 친절하신 답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독교가 멸절된다면 어떤 지고한 가치가 살아남을 것이냐...란 질문은 기독교만 지고한 가치란 뜻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기독교에서 표방하는 지고한 가치"조차도" 멸절되어야겠다면 어떠한 가치인들 그런 대접을 받지말란 법이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제 표현이 명확하지 못했던 것을 인정합니다)
애초에 제가 한 질문에 "동기"란 단어를 쓴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스테어님이 어떤 감정적인 이유로 인해서 기독교를 싫어하는 "동기"가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본의아니게 그런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저는 스테어님이 어느날 갑자기 기독교를 싫어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러한 질문을 드렸던 것인데, 알고보니 저의 착각이었군요.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버릇은 버리기가 힘들더군요)
기독교의 권력지향은 저도 싫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예수님은 권력에 대해서 "무관심"한 분이셨지 권력을 희구하는 분이 아니셨습니다. (예수님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란 말로 위기를 넘기셨던 적이 있지요) 기독교의 권력 지향은 교회란 모임이 가지는 특성일 뿐 기독교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권력지향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떤 권력을 지향하는가가 중요한 문제이죠.기독교의 세계관이 유치하지 않습니다. 유치한 세계관을 가진 기독교인을 많이 만나셨을 뿐입니다. 앞서도 얘기했지만 제가 스테어님이 기독교를 싫어하신 이유가 스테어님의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그런 뜻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유치한 기독교인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위에서 국민학교때 담임선생님에 대한 글이 있지요? 스테어님은 "신상언씨는 많아져야한다"로 제 글뒤에 글을 올리셔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누구를 비방하기 위한 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독교의 인간관이 인간모독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존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만들어진 인간이 어떻게 존엄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인간의 죄에 의한 인간의 타락은 그 후의 일이죠. 기독교에 대한 억지해석이 아닐까요? 옹기장이는 변덕을 부리지 않고, (구약과 신약과의 차이는 저도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인간을 향한 사랑에는 변함이 없다고 "믿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손을 빌어서 구원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신의 오만방자함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인간에게 죄의식을 덮어씌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인간은 죄로 덮여져 있다고 봅니다. (이것을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죠) 이것은 세계관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문제이므로, 아무 증거도 제시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제 경험을 얘기해서 소용이 없겠죠?)
거룩하신 하나님이 내편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진 확신으로 인해서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는지 교황의 경우를 예로 들으셨는데, 그것은 기독교의 본질적인 해악...이 아니고 기독교를 잘못 믿었을 때의 본질적인 해악이 아닐까요? 원래 좋은 것에는 항상 가짜가 따라다니기 마련입니다. 기독교를 믿고 있다고 주장하는 노예상인, 기독교를 이끌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황(스테어님의 글에 나오는 교황) 등은 기독교를 진정으로 믿고 있다고 보기 힘듭니다.
사랑은 기독교의 본질입니다. 우리가 "신", 또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얼마나 다양하게 그 단어를 사용하는지 일일히 열거하기조차 힘들죠. 동상이몽이 너무 많은 단어입니다. 기독교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로 "신"과 "사랑"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에 대해서 저보다 오히려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실지도 모르겠군요) 기독교에서 진리와 사랑을 독점하는듯이 보이는 이유는 "기독교인이 가지고 있는 사랑에 대한 확신"으로 말미암은 경우가 많습니다.
스테어님께서 말씀하신 인간에 대한 사랑과 기독교에서 말한 인간에 대한 사랑은 사랑을 "행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뿐, 어느 누구도 사랑을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스테어님은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사랑을 주장하셨고, 기독교는 인간은 현재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하나님을 통한 구원이 있은 후에야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전하는 것입니다. (요것이 의견의 차이죠?)
스테어님과의 의견의 차이가 좁혀질 것 같지 않아서 안타깝지만, 스테어님의 인간 사랑에 대해서 전혀 반대하는 바가 없습니다. 죽기전에 누구의 판단이 옳은가 내기 하고 싶군요 :---] 아참, 죽기 전에 사랑이란 단어를 정의내리고 싶군요.
아직도 스테어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음을 느끼며...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스테어님에게 전혀 감흥을 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