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수학여행 - 노아의 대홍수

재미있는 수학여행 - 노아의 대홍수

가로수 0 4,516 2007.08.02 09:53
바이블에 실린 신화적인 전설 가운데에 노아의 대홍수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머나먼 옛날에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까지도 덮어버린 큰 비가 내렸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7일 후, 홍수가 일어났다... 비는 40일 동안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하늘에서 쏟아졌다... 물이 불어나서 배를 띄웠더니, 배는 땅 위를 덮은 물 위를 헤맸다. 물은 땅 위에 가득 차고, 이어 모든 산을 온통 덮어 버렸다. 지상의 모든 생물은 물에 씻기어 없어지고, 다만 노아와 함께 배에 탔던 짐승들만이 살아 남았다."

그런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을 덮을 만큼의 비가 실제로 내렸을까? 이 문제는 수학을 써서 해결할 수 있다.

대홍수를 일으킨 물은 물론 대기 중에서 생긴 것이다. 그리고 이 물은 또 다시 대기 속으로 돌아간다. 대홍수의 물은 증발하여 지상의 공기 속으로 밖에는 돌아갈 곳이 없다.

그러므로 이 물은 현재도 역시 대기 속에 있어야 한다. 만일 지금 공기 중에 있는 모든 수증기가 비로 변하여 지상에 내린다면, 전세계에 또 다시 홍수가 나고 그 물은 가장 높은 산까지도 덮어버릴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인지 수학적으로 계산해 보자.

기상학의 책에 의하면 1㎡의 땅 위에 공기 기둥 속에는 수증기가 평균 16kg 포함되어 있으며, 많아도 25kg 이상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이 대기 중의 수증기 전체가 비가 되어 땅에 내리는 경우 그 깊이는 얼마나 될까?

25kg, 즉 25000g의 물의 부피는 25000㎤이다.

1㎡ = 100x100(㎠) = 10000㎠

에 대해서 이만큼의 부피이기 때문에 이 부피를 밑넓이로 나누면 깊이를 구할 수 있다.

25000÷10000 = 2.5

즉, 전세계를 덮은 대홍수는 기껏해야 수심 2.5cm밖에 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대기 중에는 이 이상의 수분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깊이는 내린 비가 땅 속에 스며들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의 것이다.

이 2.5cm라는 높이는 지상 8840m의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 그러니까 성경에 나오는 홍수의 이야기는 무려 350000배 이상이나 과장된 것이다.

요컨대 만일 전세계에 큰 비가 내렸다 하더라도 결코 대홍수 따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 하면, 40일 동안 밤낮으로 내린 비가 25mm이면, 하루 동안에는 아주 보잘것 없기 때문이다.

원래 신화의 세계는 상징적이며, 결코 수학적으로 따질 필요가 없다. 신화와 과학은 별개의 것이다.

- 김용운, 김용국 공저 `재미있는 수학여행 - 2.논리의 세계` (김영사 출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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