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장 시아틀

추장 시아틀

가로수 1 3,753 2007.12.29 15:25
추장 시아틀
 
 
이 땅의 따뜻한 온기와 하늘을 어떻게 사고 팔 수 있단 말입니까?
 
그 사고방식이 우리에게는 이상하게만 느껴집니다.
 
공기의 신선함이나 물의 생기를 우리가 소유하고 있지 않는데 어떻게 그것을 살 수 있단 말입니까?
 

우리에게는 지구의 어느 부분도 성스럽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햇빛에 반사하는 소나무 잎사귀나, 바닷가의 모래알이나, 깊은 숲 속에 맺힌 이슬방울이나, 지저귀고 우는 벌레도
 
모두 하나하나가 우리 민족에게는 신성한 존재로 경험됐고 기억되고 있습니다.
 
나무 가지가지에 골고루 퍼지는 수액(樹液)은 바로 홍인(紅人)들의 업(業)인 것입니다.
 

백인들은 죽어서 뭇 별 사이로 방황하고 있을 때, 그들은 그들이 태어난 곳을 잊어버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죽어서도 아름다운 이 지구를 절대로 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구의 일부이고, 지구는 우리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향기가 가득한 꽃들은 우리의 자매들이고, 사슴이나 말이나 위대한 독수리는 모두 우리의 형제들입니다.
 
하늘을 찌르듯 뾰족한 바위 봉우리와, 들판의 풀잎에 담겨 있는 단물과, 망아지의 뜨거운 열기와,
 
그리고 인간은 모두 한 가족에 속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워싱턴에 있는 대추장이 우리 땅을 사겠다고 하는 것은 우리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입니다.
 
그 대추장은 우리에게 다른 땅을 주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 주겠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그는 우리의 아버지가 되겠다는 것이며, 우리는 그의 자식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우리 땅을 사겠다는 제의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 일이 그리 간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 땅은 우리에게는 성스러운 땅이기 때문입니다.
 
여울과 강을 따라 흐르며 번뜩이는 물은 단순한 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조상의 피를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일 이 땅을 당신네들에게 판다면 그것이 성스러운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우리의 자손에게 호수의 맑은 물에 반사되는 번뜩임은 우리 민족이 겪은 일과 추억을 말해 주는 성스러운 것이라고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흐르는 물의 속삭임은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 말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강은 우리의 목마름을 식혀 주는 우리의 형제입니다.
 
강은 우리의 카누를 떠내려보내 주고 우리 아이들을 먹여 줍니다.
 
우리가 이 땅을 판다면 당신은 강이 당신네와 우리의 형제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당신네들의 형제에게 베푸는 친절을 강에도 베풀어야 합니다.
 
물론 백인들이 우리의 생활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잘 압니다.
 
당신네는 한 쪽의 땅은 여기에 있으나 저기에 있으나 모두 똑같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신네들은 밤중에 와서 그 땅에 있는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갖고 떠나 버리는 나그네와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당신네들에게는 지구가 형제가 아니라 다만 적(敵)으로만 간주될 따름입니다.
 
당신네들은 그 땅을 정복하고 나면, 또 다른 곳을 정복하러 떠나 버릴 것입니다.
 
그 땅에는 당신네들 조상의 무덤만 남겨 놓고, 당신네 조상이 낳은 자식들의 타고난 권리는 망각해 버릴 것입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어머니, 형제, 지구, 하늘 같은 것들을
 
마치 가축이나 구슬처럼 사서 좋은 것은 뽑아 갖고 팔아 치우는 물건으로 취급합니다.
 
당신네들이 그 왕성한 식욕으로 땅을 삼켜 먹고 난 다음 떠나간 자리에는 사막만 남겨 놓게 됩니다.
 

당신네들의 방법과 우리의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나는 무식합니다.
 
당신네들이 이룩해 놓은 도시는 홍인(紅人)의 눈에는 가시로만 보입니다.
 
필경 그 이유는 내가 야만이고 당신네들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백인들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 없습니다.
 
그 곳 아무 구석에 가도 봄철에 잎사귀가 피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없으며, 벌레가 날개를 비비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습니다.
 
들리는 뚝딱 소리는 다만 나의 귀를 어지럽혀 줄 뿐입니다.
 
밤중에 외로운 소쩍새의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연못가의 개구리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인생에서 남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 있단 말입니까?
 
나는 다만 홍인종일 뿐이기에 이해하지 못합니다.
 
인디언들은 연못 위를 스쳐 지나온 부드러운 바람소리와,
 
빗물에 씻겨 청신함이 솔방울의 향기를 담아 온 그 바람의 냄새를 좋아합니다.
 

공기라는 것은 삼라만상이 함께 호흡을 나누기 때문에 홍인종에게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뭇 짐승과 나무와 인간, 모두들 같은 호흡을 함께 나눕니다.
 
백인들은 숨쉬고 있는 공기를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죽은 지 여러 날 되어 썩은 시체의 냄새가 배어 의식하지 못하듯이 말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땅을 팔았을 때, 당신네들은 공기가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공기가 유지해 주는 모든 생명의 얼을 공기는 함께 공유(共有)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 조상이 첫 숨을 쉬게 만든 그 바람은 그의 마지막 한숨을 몰아 쉬게 만든 바람과 같은 바람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 땅을 팔게 되면,
 
당신네들도 우리와 함께 맛볼 수 있는 들판의 꽃으로 달콤해진 바람이 있는 이 땅을 성스럽게 여겨 다른 땅과 달리 보존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땅을 사겠다는 당신의 제의를 숙고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땅을 판다면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백인들이 이 땅에 있는 뭇 짐승들을 형제로 여겨 달라는 것입니다.

나는 야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달리 어떻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는 광야에서 백인들이 기차 타고 지나가면서 총을 쏘아 죽인 수천 마리의 들소가 썩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야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만 죽였던 그 들소보다 화통이 달린 철마(鐵馬)가 더 중요한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인간이 짐승이 없다면 어떤 인간이 된단 말입니까?
 
만일 짐승이 모두 사라진다면 인간은 영혼이 메말라서 모두 죽고 말 것입니다.
 
짐승에게 일어나는 일은 얼마 안 있어서 인간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네들은 당신네 자식에게 당신들이 밟고 있는 땅이 우리 조상이 불타 죽은 재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이 땅을 존경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는 우리의 형제자매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해 주십시오.
 
또 우리가 우리 자식들에게 지구는 우리를 잉태해 준 어머니라고 가르쳤다는 것을 당신네들의 자식에게도 가르쳐 주십시오.
 
그래서 지구가 당하는 일은 지구의 자식들이 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인간이 생명의 거미줄을 짠 것은 아닙니다.
 
인간이라는 것은 다만 그 거미줄의 한 가닥일 뿐입니다.
 
그래서 인간이 생명의 거미줄에 대하여 무엇을 하든지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하는 행동인 것입니다.
 

아무리 백인들 당신네들이 하나님과 친해서 친구처럼 함께 산책하고 대화한다 하더라도
 
인간이 공동으로 처해 있는 운명은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 형제라는 것입니다.
 
두고 보십시오.
 
한 가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종국에 가서 백인들의 하나님이나 우리의 하나님이나 같은 하나님일 것이라는 것을 당신네들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필경 당신네들은 마치 우리의 땅을 소유하듯 당신네 하나님도 소유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그 하나님은 인간의 하나님이고 홍인종이나 백인종 모두에게 평등한 자비심을 갖고 있는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하나님에게 매우 귀중할 것입니다.
 
그래서 지구에 해를 입힌다는 것은 창조주에게 욕을 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백인들도 죽을 것입니다.
 
아마도 다른 종족보다 먼저 죽을지도 모릅니다.
 
당신네들은 자신의 잠자리를 오염시켜 언젠가는 자신의 오물에 질식하게 되는 밤이 오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네들은 그렇게 희생의 죽음을 맞이함으로써, 오히려 당신네들이 이 땅에 와서
 
여기에 있는 홍인들을 지배하는 특별한 사명을 주었다는 그 하나님의 위덕으로 불에 타 밝은 광명을 발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들소들은 모두 학살당해 없어지고, 야생말이 모두 길들여져 없어지고, 숲 속 깊은 곳이 육중한 인내로 가득 차고,
 
보이는 언덕은 말하는 전깃줄로 얼룩졌을 때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기에 당신네들의 인생살이가 우리에게는 신비롭게 보여지는 것입니다.
 
숲이 어디 있습니까?
 
사라졌습니다.
 
독수리는 어디 있습니까?
 
이것도 사라졌습니다.
 
 
미국의 지도자들은 일요일이면 온 가족을 데리고 교회에 나가 찬송가를 부르는 것이 전통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집에는 항상 성경이 있으며, 논쟁을 할 때에도 성경 구절을 인용하는 것이 지식인으로서,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조건이었다.
 
그러기에 미국 호텔방에 가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항상 성경이 있어야 하는 것이 법이었다.
 
그리스도의 정신이 투철하여 호텔 시행법령에까지 적용하였던 것이고,
 
일반 생활 구석구석에 침투하여 태어나면서부터 기독교적 생활은 몸에 배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 사람들이 원주민 5천만을 살해하면서, 위에 묘사한 것과 같이 그들의 땅을 약탈했다.
 
 
내게 구하라.
 
내가 열방을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네가 철장으로 저희를 깨뜨림이여 질그릇같이 부수리라 하시도다.
 
시편 2장 8절과 9절의 이야기이다.
 
 
사실 그대로 크리스천은 죽이고 재산을 빼앗아 세계를 정복한다는 말이 아닌가?
 
폰티액(Pontiac) 이란 인디언 추장은 애초에 그들은 성경과 신앙을 갖고 와서,
 
우리의 땅을 빼앗고 우리의 영혼을 분쇄해 버렸다. …
 
그리고 이제는 우리더러 주님을 믿게 하여 구원을 받게 해 주었으니 감사하라고 한다… 라고 했는가 하면,
 
탄자니아의 대통령을 했던 아프리카의 석학 줄리어스 니에레레(Julius Nyerere)는 그들이 처음 왔을 때,
 
우리는 땅을 갖고 있었고 그들은 성경을 갖고 있었다.
 
 
지금은 우리가 성경을 갖고 있고 그들이 땅을 갖고 있다 라고 하였다.
 
또 영국의 올리버 트위스트 나 크리스마스 캐롤 의 저자로 유명한 찰스 디킨스는 선교사라는 사람들은 완전히 문제의 인물들이다.
 
그들이 도착하는 곳은 항상 올 때보다 못사는 사회가 되니까… 라고 했다.
 

참으로 만물의 영장 이란 관념은 인간 밖의 모든 자연을 파괴할 뿐 아니라 인간 자체도 서로 파괴하여
 
최후의 일인이 남을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는 정신인 것 같다.
 
더 웃기는 것은 성령으로 썼다는 성경이 어떻게 생겼기에 해석이 각각 달라 2만 개 이상의 종파를 만들게 했는가 하는 점이며,
 
하나님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만들어 놓고 인간에게 믿으라고 하는 것 같다.

Comments

소이 2009.04.21 12:49
좋은 글입니다만,
실제 인디언이 쓴 글은 아니고
누군가 인디언 추장의 시점에서 써 본 것이라고 합니다.

마태복음을 마태가 쓰지 않은 것과 같은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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