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도의 미스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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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신화다는 티모시 프리크의 글로, 기독교 단체의 반대로 절판되었습니다.

이교도의 미스테리아

가로수 0 3,263 2007.07.14 18:08
이교도의 미스테리아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울려 퍼지는 합창은 주인공의 운명을 예고한다.
이처럼 우리가 가야 할 험난한 길과 목적지를 미리 안다면 그 여정은 한결 쉬워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더 섬세한 얘기로 접어들기 전에 우리의 발견 과정을 되짚어 보고 이 책의 간략한 조감도를 먼저 보여 드리고 싶다.

우리 두 사람은 일평생을 온 세계의 신비주의에 대한 깊은 관심을 지닌 채 살아왔고, 최근 들어서는 고대세계의 영적 신앙까지 탐구하기에 이르렀다.
예리한 학구적 탐구의 결과가 대중에게 널리 이해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우리도 처음에는 대중들과 마찬가지로 이교 신앙에 대해 부정확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견해를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사실 이교 신앙을 원시적인 미신으로 치부하도록 배워 왔다.
이교도들은 우상 숭배와 피의 제사에 사로잡혀 있었고 토가(로마 시민의 외투)를 걸친 삭막한 철학자들은 우리가 오늘날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을 향해 장님처럼 비틀거리며 걸어왔다고 배웠다.
우리는 올림포스의 남신과 여신들이 변덕스럽고 파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여 주는 여러 고대 그리스 신화를 늘 들이 왔다.
대체로 이교 신앙은 원시적이며 근본적으로는 황당해 보였다.
그러나 수년 동안 연구한 후 우리는 전혀 달리 이해하게 되었다.

이교도의 영적 신앙은 사실상 고도로 발전한 문화의 세련된 산물이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올림포스 신들을 숭배한 것은 국가적 권장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국교라 할 만한 이 같은 숭배는 화려한 겉치장과 축제 의식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들의 참된 영적 신앙은 신비하고 역동적인 ‘여러 미스테리아종교 Mystery religions’를 통해 표출되었다.
미스테리아는 처음에 이단적인 지하 운동을 통해 고대 지중해 전역에 퍼져 번성해 갔고, 이교도 세계의 영적 지도자들을 고무시켰다.
영적 지도자들은 미스테리아를 문명의 원천으로 간주했다.

전통적으로 각각의 미스테리아는 공개적인(외적) 미스테리아나 은밀한(내적) 미스테리아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공개적인 미스테리아는 참여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활짝 열려 있는 의식과 상식적인 신화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편 은밀한 미스테리아는 강렬한 입문 절차를 거친 자에게만 전해지는 신성한 비밀이었다.
은밀한 미스테리아의 입문자들은 의식의 신비한 의미를 알게 되면서 미스테리아 신화의 비밀을 전수 받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그들은 개인적으로 탈바꿈해서 영적 깨달음을 얻었다.

고대세계의 철학자들은 은밀한 미스테리아의 영적 스승들이었다.
그들은 신비주의자였고, 기적을 행하는 자였으며, 케케묵은 학자라기보다는 힌두교의 구루(영적 지도자) 같은 인물이었다.
예컨대 위대한 그리스 철학자인 피타고라스는 오늘날 수학 정리를 만든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지만, 사실 그는 불꽃 같은 신비주의 현자였다.
기적적으로 바람을 잠재우는가 하면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로 신봉되었던 것이다.

미스테리아의 핵심에는, 죽어서 부활한 신인(神人)과 관련된 신화가 놓여 있다.
그런데 이 신인은 여러 이름으로 알려졌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오시리스(이집트어로는 우시르), 고대 그리스에서는 디오니소스, 소아시아에서는 아티스, 시리아에서는 아도니스, 이탈리아에서는 바쿠스, 페르시아에서는 미트라스로 불렸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들 신인은 모두 동일한 신화적 존재이다.

이 책에서는 일찍이 기원전(BCE) 3세기에 통용된 이름들을 합성해서 오시리스-디오니소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이 신인의 세계적이며 혼성적인 성격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개별적인 미스테리아 전통을 언급할 때는 개별적인 이름을 사용할 것이다(저자는 기원전을 나타내는 ‘BC’ 대신 ‘BCE[Before the Common Era]’ 를 사용했고 또 AD 대신 CE를 사용하면서 이 용어들의 종교적 중립성을 주목해 달라는 각주를 달았다.
‘BCE’는 ‘예수 이전’ 이 아니라 ‘공동 시대 이전’을 뜻한다.
그러나 역서에서는 독자의 편의를 위해 BC, AD를 사용키로 했다 : 옮긴이 주).

BC 5세기부터 크세노파네스와 엠페도클레스 등의 철학자들은 남신과 여신들 이야기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걸 비웃었다.
그들은 그리스 신화를 인간의 영적 경험의 비유로 보았다.
오시리스-디오니소스 신화가 단순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닌 상징적 언어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상징적 언어로 이루어진 신화는 은밀한 미스테리아의 가르침이 암호화된 것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 신화는 문화가 다른 곳에서는 다소 다르게 채택되어 발전해 나갔지만, 그 핵심만큼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미스테리아의 여러 신인들 신화는, 세기적인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이 ‘동일한 해부 구조’라고 부른 것을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다.
모든 인간이 신체적으로 유일무이한 존재이지만 인체의 일반 해부구조는 동일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이들 여러 신화도 유일무이하면서 동시에 근본적으로는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그리고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사이의 관계와 같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전자는 부유한 이탈리아의 가문에 대해 쓴 16세기 영국의 비극작품이고, 후자는 거리의 갱들에 대해 쓴 20세기 미국의 뮤지컬 작품이다.
겉보기에는 아주 달라 보인다.
그러나 두 작품은 근본적으로 같은 이야기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교도 미스테리아의 신인들 신화는 형태만 다를 뿐 근본적으로는 같은 이야기이다.

우리가 오시리스-디오니소스 신화의 다양한 변형들을 연구하면 할수록 예수의 이야기 역시 그 변형들이 지닌 온갖 특성을 따르고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우리는 오시리스-디오니소스와 관련된 신화의 골자를 추려내면 예수의 전기를 사사건건 재구성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오시리스-디오니소스는 육체를 가진 신이며 구세주이고 ‘하나님God의 아들 이다.
그의 아버지는 하나님이며 어머니는 인간처녀(동정녀)이다
그는 3명의 양치기가 찾아오기 전인 12월 25일에, 동굴이나 누추한 외양간에서 태어난다
그는 신도들에게 세례 의식을 통해 다시 태어날 기회를 준다.
그는 결혼식장에서 물을 술로 바꾸는 기적을 행한다.
그가 나귀를 타고 입성할 때 사람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찬송하며 그를 맞이한다
그는 세상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부활절 무렵에 죽는다.
죽은 지 사흘 만에 부활해서 영광되이 하늘로 올라간다.
신도들은 최후의 날 심판 자로 그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그의 죽음과 부활은 그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 의식으로 기념된다.


이것들은 오시리스디오니소스의 이야기와 예수의 전기에 똑같이 나타나는 것들 가운데 핵심만 추린 것이다.
이처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왜 전혀 몰랐던 것일까?
나중에 우리는 초기 로마 교회가 그런 사실을 감추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걸 알게 되었다.
로마 교회는 이교도의 미스테리아 신앙을 말살하기 위한 잔혹한 계획을 세우고 이교도의 신성한 문헌들을 체계적으로 말살했다.
이 계획은 너무도 완벽하게 수행되어 오늘날 이교 신앙은 ‘죽은’ 종교로 간주되기에 이르렀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놀라운 일이지만, AD 첫 몇 세기 동안의 작가들에게 있어 새로운 그리스도교와 고대 미스테리아 신앙 사이의 유사성은 명백한 것이었다.

그리스도교를 비판한 풍자가 켈수스 Celsus(AD 약 170) 같은 이교도는 새롭게 나타난 종교가 자신들의 옛 가르침을 엷게 반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순교자 유스티누스(AD 100-165), 테르툴리아누스(AD 160-220), 이레나이우스(AD 130-202) 등 초기 ‘교회의 아버지(교부(敎父))’들도 분명 너무나 곤혹스러운 나머지, 그 유사성이 악마의 모방 탓이라고 필사적으로 주장했다.
일찍이 제시된 불합리한 주장 가운데 하나였던 악마의 모방 이론을 채택한 그들은 악마가 ‘예상에 의한 표절’을 했다고 비난한 것이다.
즉 어수룩한 사람들을 오도할 목적으로, 예수의 진짜 이야기가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악마가 미리 예상을 해서 사악하게 모방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이 보기에 이 교부들은 그들이 죄를 덮어씌운 악마들 못지않게 사악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그리스도교 주석가들은 여러 미스테리아 신화가 예수의 실제 도래에 ‘앞서 울린 메아리’, 즉 예언이나 예견과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악마의 모방 이론을 좀 누그러뜨린 것이지만, 여전히 우스꽝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예수 이야기가 그보다 먼저 있었던 수많은 신화의 역사적 완성 판이라고 보는 것은 문화적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편견 없이 바라보면, 예수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똑같은 이야기의 또 다른 변형일 뿐이다.

초기 그리스도교가 이교도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을 때, 이교도 신화에서 인기 있던 테마가 예수 전기에 접목되었다고 보면 모든 것이 분명해진다.
이것이 가능하다는 건 다수의 그리스도교 신학자들이 일찍이 언급한 대로이다.
예컨대 동정녀의 성령 잉태는 후대에 외래신화를 추가한 것이어서 문자 그대로 이해되면 안 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이러한 테마는 이교 신앙에서 ‘빌려온’ 것이었다.
그 같은 차용은 이교도 축제들을 그리스도교 성자들의 날로 삼은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축적된 신화의 잔재에 깔려 숨겨진 ‘진짜’ 예수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이론을 받아들인다.

일견 매력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설명이 부적절한 것 같았다.
우리는 유사성 전체를 포괄적으로 대조해 보았다.
그 결과, 예수의 전기 가운데 이교 신앙에 미리 나타나지 않은 테마는 거의 찾아들 수 없었다.
나아가 우리는 예수의 가르침조차도 독창적인 게 아니라, 이교도 현자들이 이미 앞서 말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모든 것의 배후 어딘가에 ‘진짜’ 예수가 실제로 있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진짜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후대에 이교도 신화를 덧붙인 기록들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도 어쩐지 터무니없어 보였다.
이러한 수수께끼에 대해 좀더 우아한 해답이 분명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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