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우시스에서의 신성한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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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우시스에서의 신성한 장관

가로수 0 2,128 2007.07.14 18:04
엘레우시스에서의 신성한 장관

그와 같은 경외감과 진심 어린 감회를 고취시키는 고대 미스테리아는 정작 무엇이었을까? 미스테리아 신앙은 수천 년 동안 계속 이어져, 여러 형태로 고대세계 전역에 펴졌다. 더러는 광란적이었고, 더러는 명상적이었다. 더러는 동물 희생제 형태를 띠었고, 더러는 엄격한 채식주의를 지켰다.

역사상 어떤 순간에는 미스테리아 의식이 전체 인구가 참여한 공개적 의식이 되었고 국가 권력에 의해 장려되거나, 적어도 관용이 된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어떤 시대에는 비동조적인 권력자의 박해가 두려워 규모가 작아지고 은밀해졌다. 그러나 이런 모든 미스테리아의 핵심에는 죽었다가 부활한 신인의 신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엘레우시스에서 거행된 고대 그리스의 미스테리아 의식은 위대한 어머니 여신을 기렸는데, 모든 미스테리아 신앙에서 가장 유명한 존재는 디오니소스 신인이었다. 성소인 엘레우시스는 AD 396년에 광신적인 그리스도교 수도사 무리에 의해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이런 잔혹한 행위가 있기까지 엘레우시스에서는 11세기 이상 미스테리아 의식을 치러 왔다. 절정기에는 당시 알려진 세게 모든 곳에서 입문식을 치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남자와 여자, 부자와 가난한 자, 노예와 황제, 심지어 인도의 브라만 사제들까지도 참여했다.

해마다 약 3만 명의 아테네 시민들은 디오니소스의 가을 미스테리아 의식을 치르기 위해, 해변에 있는 엘레우시스 성소까지 맨발로 30킬로미터에 이르는 순례 행진을 했다. 이 중요한 종교 의식을 준비하기 위해 그들은 며칠 동안 금식을 하고, 희생물을 바치고, 정화의식을 치렀을 것이다.

엘레우시스까지의 ‘신성한 길’에서는 열광적인 음악이 울려 퍼졌다. 입문하려는 자들이 춤을 추며 걸을 때,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가면을 쓴 사람들이 그들을 욕하며 모욕을 주었고, 더러는 지팡이로 때리기까지 했다. 선두에서는 디오니소스상(像)을 실어 나르며 행렬을 이끌었다. 바다에서 나체 목욕 등의 정화 의식을 치른 후, 군중들은 거대한 입문식 홀인 텔레스테리온Telestrion의 대문 앞에 이르렀다. 이미 입문식을 치른 사람과 이제 비로소 은밀한 미스테리아에 입문하게 될 소수의 선택된 사람만이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 대문 뒤에서는 어떤 의식이 치러졌을까? 고대세계의 위대한 철학자, 예술가, 정치가, 과학자들을 그토록 깊이 감동시킨 경외로운 의식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모든 입문자는 비밀 서약을 했다. 그들은 미스테리아가 너무나 신성해서 서약을 지키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많은 암시와 단서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극적이고 장엄한 광경을 보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현란한 빛을 보았고 놀라운 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거대한 불길 속에서 목욕을 했고, 위력적인 종소리의 진동에 몸을 떨고 말았다. ‘히에로판테스Hierophantes(신성한 환상이라는 뜻, 미스테리아 의식의 진행자이자 비의[秘義]해설자 : 옮긴이 주)’ 라고 불린 미스테리아의 제사장은 말 그대로 쇼를 연출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신성한 신화를 소름 끼치도록 극적으로 재연했다. 또한 그는 몸소 핵심 인물인 신인 디오니소스로 분장했다.

현대의 고전학자는 이렇게 썼다.



따라서 미스테리아 의식은 곧 한 편의 신성한 드라마였다. 소수의 선택된 관객이 경외의 눈길로 지켜보는 동안 갈등과 고통, 수호신의 승리, 자연의 산고(産苦) 이야기가 전개되고, 결국에는 삶이 죽음을 이기고 고통 속에서 기쁨이 탄생한다. 미스테리아의 모든 의식은 특히 정서적 삶을 자극하고자 했다. 이 수난극에서는 자극을 주어 주의를 끌 목적으로 정서를 자극하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그러기 위해 먼저 강렬한 정신적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금욕 기간을 두고, 침묵을 지키게 하고, 행렬을 시키고, 공들여 장관을 연출하고, 크고 격렬하거나 부드럽고 황홀한 음악을 연주하고, 춤에 몰입하게 하고, 알코올 음료를 마시게 하고, 육체를 수척하게 하고, 짙은 어둠과 현란한 빛을 교차시키고, 휘황찬란한 복장들을 착용하고, 신성한 휘장을 다루고, 히에로판테스의 쇼를 연출함으로써 정신적 기대감은 고조되었다. 이 밖에도 은밀하게 정서를 고양시키는 수많은 방법이 사용됐다.



디오니소스 신화를 이런 드라마로 만든 것은 비극 작품과 극장의 시초가 되었다. 그러나 입문자들은 수동적인 관객이 아니었다. 죽어서 부활한 신인이 입문자 각각의 죽음과 부활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신인과 수난을 함께하는 참여자였다. 이 신화의 현대 권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디오니소스는 가장 복된 황홀경의 신이었고, 가장 황홀한 사랑의 신이었다. 그러나 그는 또 박해 받은 신이었고, 고통을 당하다 죽은 신이었다. 그가 사랑한 모든자, 그를 섬긴 모든 자들은 비극적 운명을 그와 함께해야 했다.



경외로운 디오니소스 비극을 목격하면서, 엘레우시스에서의 입문자들은 상징적으로 디오니소스와 함께 수난을 당한 뒤 죽어서 부활했고, 그럼으로써 ‘카타르시스’라고 알려진 영적 정화를 체험했다.

이 미스테리아는 무조건 믿어야 한다는 교리를 제시한 게 아니라 안으로 뛰어들어서 동참해야 할 신화를 제시했다. 입문식은 뭔가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각성 상태를 체험하는 것이었다. 이교도 제사장이었던 플루타르코스는 입문자들이 자신이 획득한 믿음의 증거를 제시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또 이렇게 주장했다. ‘입문자는 어떤 것도 배울 필요가 없다. 다만 강한 인상을 받고 어떤 정신의 기틀을 세우면 된다’. 철학자 프로클루스는 미스테리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입문자들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방식으로 신적인 의식(의식)에 영혼이 공명함으로써, 더러는 신성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공황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더러는 신성한 상징과 동화되어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고 신들과 어우러지며 신들림을 체험한다’.

그런데 미스테리아 의식에서 연극으로 공연된 신화가 그토록 큰 효력을 지녔던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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