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다이몬 |
‘자각’을 추구함으로써 이교도와 영지주의 입문자는 경이로운 발견 여행을 떠나게 된다.
처음에 입문자들은 스스로를 에이돌론---육체를 가진 개인---으로 여기며 다이몬을 수호천사, 곧 거룩한 쌍둥이로 여긴다.
입문자는 더욱 성숙함에 따라 다이몬이 수준 높은 자아라는 것을 체험으로 알게 된다.
완벽한 자각, 곧 그노시스를 체험한 축복 받은 자에게도 다이몬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로 여겨진다.
발렌티누스가 말했듯이, 이때의 다이몬은 진실로 ‘신성한 나’ 이다.
사람들 각자가 자신의 다이몬, 곧 수준 높은 자아를 지닌 것처럼 보일지라도 깨달음을 얻은 입문자는 만물에 내재한 하나의 다이몬---보편적 자아--- 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만물에는 하나인 보편적 자아가 깃들여 있다.
각 영혼은 하나인 하나님의 영혼의 일부이다.
따라서 자신을 안다는 것은 하나님을 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비한 가르침은 이교도 미스테리아 종교와 영지주의 그리스도교에 모두 나타난다. ‘나는 너이고, 너는 나다(I am Thou, and Thouart I)’라는 고대 이교도 현자의 가르침은 영지주의 문서인 <피스티스 소피아>에도 나타난다.
신약의 요한복음에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한다’(요한복음 6:56).
이교도 현자 섹스토스는 이렇게 썼다. ‘네가 너를 만드신 그분을 알게 되면 너는 너 자신을 알게 되리라’.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교 철학자 클레멘스는 이렇게 썼다.
‘모든 사도들 가운데 가장 큰 자는 자신을 아는 자이다. 인간이 자신을 알 때 하나님을 알기 때문이다’.
클레멘스는 그리스도교 입문자에게 ‘하나님이 되는 연습’을 하라고 가르쳤다. 그리고 참된 영지주의자는 ‘이미 하나님이 된 자’라고 가르쳤다(클레멘스의 <파이다고구스>3장 1절 : 저자 주).
영지주의 그리스도교가 이교도 미스테리아를 통해 물려받은 신비한 가르침 가운데, 영지주의 현자 모노이모스의 이런 가르침이 있다. 자기 자신 안에서 그분을 찾아라. 그대 안에 지닌 모든 것, 곧 ‘나의 하나님, 나의 영혼spirit, 나의 앎, 나의 사람됨soul, 나의 몸뚱이’에 대해 배워라.
그리고 슬픔과 기쁨, 사랑과 미움이 어디서 비롯하는지 발견하라.
원치 않아도 잠에서 깨어나고, 원치 않아도 잠이 들고, 원치 않아도 화가 나고, 원치 않아도 사랑에 빠지는 것이 어디서 비롯하는 것인지 깨닫도록 하라.
그대가 그 모든 것을 관조하면, 그대 안에서 그분을 발견할 것이다.
영지주의자Gnostic는 ‘아는 자’라는 뜻이지만, 영지주의자가 아는 것은 단편적인 영적 정보가 아니다. 영지주의자가 한 가지를 알게 되면 다른 모든 것---아는 자, 체험하는 자, 수준 높은 자아, 신적인 ‘나’, 다이몬---을 저절로 알게 된다.
참된 영지주의자는 이교도 미스테리아의 계몽된 입문자처럼 다이몬이, 사실상 보편적 영혼---우리 모두에게 깃들여 있는 의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각을 얻은 이교도와 영지주의 현자들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누구인지를 마침내 알게 되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오직 신God만이 존재함을 깨닫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