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자신을 알라 |
델피의 아폴론 신전 입구에는 이교도 미스테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영적 명령이 적혀 있다.
그노티 세아우톤Gnothi seauton---너 자신을 알라.
이교도 미스테리아 입문자가 찾는 그노시스는 자신에 대한 앎Self-knowledge(자각)이었다.
영지주의의 <옹호자 도마의 책>에도 같은 가르침이 나온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을 알게 된자는 동시에 모든 것의 심연에 자리잡은 그노시스를 이미 얻은 것이다.
<진리의 증언>에서 예수는 한 사도에게 충고한다. ‘진리의 아버지’인 ‘자기 마음의 사도’가 되라고.
영지주의 현자 실바누스는 이렇게 가르쳤다.
문을 두드리듯 너 자신을 두드리고, 곧은 길을 밟고 가듯 너 자신을 밟고 가라. 네가 그 길을 간다면 결코 길을 잃지 않으리라.
네가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스스로 그 문을 열어젖혀라.
그런데 자기 자신이란 무엇일까? 이교도 현자들은 모든 인간이 죽어야 할 낮은 수준의 자아인 에이돌론eidolon과 높은 수준의 자아인 불멸의 다이몬Daimon(Daimon은 고대 그리스어이다.
고대 로마어로는 Daemon으로 표기된다.
이것이 영어로는 demon, 곧 악마이다.
그리스어 Daimon의 사전적 의미는 ‘신과 인간 사이에 있는, 신에 버금가는 존재’이다.
초기에는 ‘신성한 힘, 신’ 등의 뜻으로 쓰였고, 다음 본문에 나오듯이 나중에는 ‘수호천사’, ‘수호령’ 이라는 뜻으로도 쓰였다. 악마나 악령이라는 뜻은 전혀 없다.
문자주의 그리스도교가 지중해 세계를 장악하게 됨으로써 비로소 이 말이 악마나 악령, 혹은 이교도의 신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백과사전에도 이와 비슷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다만 ‘문자주의’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옮긴이 주)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가르쳤다.
에이돌론은 육체적 자아이고 몸뚱이이며, 한 개인이다. 다이몬은 영혼이며 누구나 하나님과 영적으로 이어진 참된 자아이다. 에이돌론은 거짓 자아이며, 불멸의 다이몬이야말로 자신의 참된 정체성임을 입문자가 깨닫도록 돕는 것이 바로 미스테리아 의식이었다.
에이돌론의 관점에서는 다이몬이 한 개인의 수호천사로 보인다. 아직 에이돌론과 동일시되는 입문자는 다이몬을 자신의 참된 자아로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 목적지로 자기를 인도하는 영적 안내자라고만 생각한다.
플라톤은 이렇게 가르쳤다.
‘사람soul에게서 가장 믿을 만한 부분은 수호 영혼임을 알아야 한다’.
수호 영혼은 하늘의 고향으로 우리를 들어올리시는 하나님이 부여한 것이다’.
영지주의 성자들은 미스테리아의 교리와 정확히 똑같은 것을 가르쳤다. 발렌티누스는 인간이 자신의 수호천사로부터 그노시스를 받지만, 이 천사는 사실상 자신의 수준 높은 자아라고 풀이했다.
수천 년 동안 고대 이집트에서는 다이몬을 에이돌론의 거룩한 쌍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은 영지주의에서도 발견된다.
영지주의 현자인 마니는 4세부터 수호천사를 의식했으며, 12세에는 그것이 거룩한 쌍둥이 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그것을 ‘나 자신의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대한, 또 다른 모습’이라고 불렀다.
<요한 행전>에서 요한은 예수가 이따금 하늘에서 내려온 거룩한 쌍둥이를 만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본다. 주님의 모는 사도가 게네사렛의 한 집에 잠들어 있을 때, 나 홀로 잠들지 않고 주님이 무엇을 하는지 몰래 지켜보았다. 먼저 나는 주님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요한, 너는 가서 자거라.’ 그래서 나는 거짓으로 잠든 체했다.
나는 주님과 닮은 자가 주님께 다가가서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예수여, 그대가 선택한 자들이 아직도 그대를 믿지 않는가?’
그러자 주님이 말했다.
‘그대의 말이 옳도다. 그것은 그들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피스티스 소피아>에서는 처음으로 거룩한 쌍둥이와 만난 아기예수에 대한 매력적인 신화를 언급한다. 그의 어머니 마리아는 이렇게 회상한다.
어렸을 때 네가 요셉과 함께 포도밭에 있을 때, 성령이 아직 너에게는 임하지 않았을 때 성령이 하늘에서 내려와 집 안에 있던 내게 왔다. 나는 그를 알지 못했지만 너와 똑같았기에, 나는 그가 너인 줄 알았다.
그가 내게 말했다.
‘나의 형제 예수는 어디에 있습니까? 어디 가면 그를 만날 수 있습니까?’
마리아는 예수에게 말한다. 예수의 거룩한 쌍둥이가 마침내 예수를 발견했을 때 그가 너를 껴안고 입을 맞추었으며, 너 또한 그에게 입을 맞추었고, 너희는 하나이자 동일한 존재가 되었다’고
마찬가지로 영지주의 입문식의 목표는 수준 낮은 자아가 수준 높은 자아와 일체가 되는 것이다. 하나가 되었을 때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영지주의자는 ‘하늘에 속한 것도 아니고 땅에 속한 것도 아니며, 수호천사와 하나가 되어야 하는 존재’임을 스스로 믿는다고 이레나이우스는 기술했다.
위대한 영지주의 스승인 발렌티누스는 이렇게 썼다. 인간적 자아와 신적 ‘나’ 가 서로 연결될 때, 그들은 완벽한 영원성을 얻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