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식의 여러 수준 |
이교도와 영지주의자의 철학 체계에 따르면, 인간의 정체성에는 네 가지 수준이 있다.
육체적 수준, 심적(심리적) 수준, 영적 수준, 신비한 수준. 이 네 수준을 영지주의자들은 육체, 가짜 영혼, 영혼. 빛으로 나누었다.
육체와 가짜 영혼(육체적, 심적 정체성)은 에이돌론, 혹은 수준 낮은 자아라는 두 국면을 이룬다.
영혼과 빛(영적 수준과 신비한 수준의 정체성)은 불멸의 다이몬의 두 국면---개별적 차원의 수준 높은 자아와 만물에 공유된 보편적 자아라는 국면---을 이룬다.
영지주의자들은 육체적 수준의 인간을 ‘물질적Hylikos’ 이라고 일컬었다. 영적인 것이 완전히 죽어서 의식이 없는 물질, 곧 ‘힐레hyle’와 같기 때문이다.
개성personality, 곧 프시케psyche를 가진 수준의 인간은 ‘심적Psychikos’ 이라고 일컬었다.
영혼과 동일시되는 인간은 ‘영적Pneumatikos’ 이라고 일컬었다.
이처럼 분리된 정체성 수준에서 완전히 벗어나 그리스도, 곧 보편적 다이몬이 자신의 참된 정체성이라는 것을 깨달은 인간은 그노시스를 체험했다. 이와 같은 신비한 깨달음을 통해 입문자는 참된 영지주의자 곧 ‘아는 자’로 탈바꿈했다(즉, 이런 인간은 ‘영지적Gnostikos’ 이라고 일컬어졌다 : 옮긴이 주).
이교 신앙이나 그리스도교에서 이러한 깨달음의 수준은 네 가지 원소인 흙, 물, 공기, 불과 상징적으로 연계되어 있었다. 한 원소의 세례에서 다른 원소의 세례로 이어지는 것은 하나의 수준에서 다음 수준으로 이어지는 입문식을 상징한다.
<위대한 로고스의 책>에서 예수는 제자들에게 물과 공기와 불의 세례를 준다. 물의 세례는 물질적 인간의 탈바꿈을 상징한다.
오직 육체와 동일시되었던 인간은 이제 심적 입문자로 탈바꿈해서 개성, 곧 프시캐를 갖게 된다.
공기의 세례는 심적 입문자가 영적 입문자로 탈바꿈해서 수준 높은 자아와 동일시되는 것을 상징한다.
불의세례는 최종 입문식을 상징한다.
이때 영적 입문자는 보편적 다이몬, 로고스, 그리스도, ‘빛’---요한복음(1:9)에 기록되었듯이 ‘세상에 와서 모든 사람에게 비추이는 참빛’---이 곧 자신의 참된 정체성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한 입문자는 그노시스를 깨달은 것이다.
영지주의 그리스도교의 입문식 수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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