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을 안가질 수 없게 하는 기독교
시니짱
일반
7
2,244
2004.07.18 02:06
전 유치원도 교회유치원, 대학교도 기독교(대구의 계명대죠) .. 1년간 채플이란 과목을 강제적으로 수강해야
했어요. 학점은 없지만 패스하지 못하면 다시 들어야 하는 그런 시간이라 다들 자거나, 몰래 노래듣거나 했는데
확실히 시간낭비였습니다. 우리도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라며 시위했다면 좋았을 지도 모르죠. ^^
그 당시 친구들은 천주교에 기독교인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들이랑 매점에 있는데 우리가 앉아있는 곳으로 두명의 남자가 다가오더니 한 사람이 옆에 앉으며
예수를 믿느냐고 묻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같이 있던 세명의 친구는 모두 교인이어서 다니고 있다, 믿는다 이런 대답들을 했는데 저도 순순히 대답
하면 좋았을 걸 '아뇨. 안믿는 데요' 했습니다.
분명히 제 옆에서 설득을 할 걸 알았지만 그런 대답을 억지로 하고싶진 않았거든요.
그랬더니 적극적으로 설득 들어옵니다. 옆의 친구들은 묵묵히 앞 시간 강의때 노트를 보거나 했고..
친구들한테 웬지 미안해 지더라구요. 친구들은 다 교인인데, 나 교회 싫다 예수 안믿는다 믿고 싶지 않다
이런 이야길 하고 있어야 하니까. 아무래도 불쾌하지 않나 신경쓰였지만 그 남자가 제 앞에서 떠나질 않고
계속 "전도"하려 했거든요. 어찌나 끈질기던지..
예수를 왜 믿지 않는지 말해봐라, 구원을 받아야 한다는 둥... 씨도 안먹히는 소리를 늘어 놓는데
첨부터 반감을 숨기지 않고 대화하다가 마지막쯤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종교를 강요하는 게 싫다, 왜 믿음을 강요하느냐, 나는 믿고싶지 않다 그만해라 도대체 강요하
는 이유가 뭐냐'
그 사람이 전도하겠답시고 저한테 하는 말들은 논리적으로 명쾌하지 않더라구요. 언젠가 한번쯤은
그런 대화를 해보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이 명확한 대답을 했다면 조금쯤은 다시 봤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도'하겠답시고 나선 사람이 자기 교리도 제대로 설명 못하고 어거지 식의 말만
하는 걸 보니 더더욱 반감이 느껴져서 강하게 버텼죠. 한 15분 가까이 그런 설전을 했었습니다.
결국 그 사람은 슬금슬금 자리를 떴구요. 웬지 허탈했습니다.
그 외에도, 써클룸에 혼자 있는데 느닷없이 기독교 써클에서 사람이 와서 자기들이 지금 성경 읽는 걸
하는데 사람이 모자라다고 잠깐만 와달라고 하도 잡아서 갔다가 첨엔 한 십분정도만 있다 가도 된다더니
한시간이나 잡고 안놔주면서 성경을 읽으라고 시키질 않나, 데려온 사람 말고 다른 사람이 그렇게 읽으면 되겠
냐며 면박을 주질않나.. 저 말고 남자 한 사람도 그렇게 잡혀 왔는데 정말 죽을 맛이었습니다.
성경 읽지도 않는데 억지로 읽어보라 시키질 않나, 못 읽는다 구박하질 않나..
제발 도와달란 식으로 해서 끌고와서는... 그냥 자기들 집회비슷한 걸 하는 거였는데요.
게다가 그땐 시험기간이라 다음날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냥, 욕이나 한바탕 해주고 나올걸 그랬어요.
걍 모질게 나갈걸.. 괜히 따라가선...
대구 동성로 가보셨나요? 항상 수요일이던가? 특정한 날이 되면 피켓같은 걸 들고 단체로 마치 시위하듯이
교인들이 떼지어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며 동성로를 돕니다. 어떤 땐 잔인한 동영상(입으로 핏덩이를
토해내는 일종의 치료행위인 듯..) 도 틀어대구요. 그렇게 심한 곳은 첨이었습니다.
커플이 지나가면 성적인 말을 던지며 예수 믿길 강요하질 않나.. 문란하다는 둥, 낙태 어쩌구 하는 둥...
어느 교회서 나온건지. .요즘도 그렇지 않나 싶네요. 그 때가 90년대 중 후반이니까요.
지금 여긴 서울입니다. 아파트인데 경비가 있건 없건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별 잡상인이 들이닥쳐서
초인종을 울리면서 현관 두드려대면 깜짝깜짝 놀라면서 기분 확 상하죠.
특히 교인들. 어찌나 자주 오는지, 문틈으로 종이나 끼워놓고 가면 양반입니다.
나름대로 사명감에 불타서 그러는 것은 알겠지만 너무 도가 지나치지 않나 합니다.
때론 지하철에서 혼자 열내며 이상한 소리하는 사람을 보는데, 입이 얼마나 거친지 모릅니다.
특히 미혼남녀의 연애하는 것에 대해서 '~해쳐먹고' 와 같은 심한 말을 해가며 설교랍시고 하고 다닙니다.
정말 싫은 건, 밤이면 빨간 십자가들이 수도없이 보이는 것..
부모님 집이 지대가 좀 높은 아파트인데, 그리 동네가 크지 않는데도 교회는 열개 이상 보입니다.
아파트 창으로만 보이는게 그 정도니.. 한참 고등학생 일 때 밤에 공부하다 창밖을 내다보면 뻘건
십자가들이 어찌나 섬찟하던지. 일종의 공포심을 주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죠.
교회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아니라 기업같아 보입니다.
지금 살고있는 집 부근엔 대형교회가 네개 정도가 있는데 한결같이 으리으리 합니다.
그런 걸 볼수록 더욱 더 교회에 대한 반감이 커집니다.
순수한 신앙단체가 왜 그리 부패해 보이는 걸까요.
믿고 안 믿고를 떠나, 그 종교 자체에 거부감은 안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이렇게 심한 거부감이 드는 건 단지 한국 교회들의 폐단인 것인지.. 정말 교리에
문제가 있는 건지..
그 외에도 반감을 가지게 하는 것들이 많지만, 여기서 끝낼게요.
정말 시끄럽고 징그러워서 못 봐주겠더라구요~ 자기 부모님한테나 잘 할 것이지~ 하늘에 대고 왜들 글케 우는지 ㅋㅋ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