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타고 하더니 방금 탄 듯한 한 승객이 앞 쪽에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 겁니다. 좀더 와 닿게 적자면, 떠드는 정도 였습니다.
버스 안에는 다른 승객들도 서로 애기를 주고 받고 있어서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저 한테 정확히 들리지는 않았지만 예수 애기를 하는 것 같더군요. 다른 승객들은 그 사람을 힐끔힐끔 쳐다보기도 하구요.
그래서 저는 생각 했습니다. "아이구. 기독교 사람이구나. 정말 짜증나고 화 난다. 저 사람들은 상식도 없고 질서도 모르나? 말도 안되는 소리를 버스 안에서 이렇게 짓 거려도 되는거야!!"
그리고 나서 도저히 못 참겠기에 - 강한 거부감이 생겨서 - 좀 창피하지만 큰 소리로 그 사람에게 말 했습니다. 이렇게요.
"거기 아저씨. 버스 안에서는 조용히 합시다. 다른 승객들이 있잖아요"
글자 하나 안 틀리고 이렇게 말했는지는 생각 나지 않지만 '버스안에서 조용히 합시다' 이 말은 분명히 했습니다. 그 것도 큰 소리로, 화내는 말투로, 얼굴에 힘주어서 말 입니다.
말하고 나서, 내가 너무 했나하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에 저는 아주, 아주 아주 몸 둘 바를 몰라해야 했습니다 정말 쥐 구멍을 찾고 싶더군요.
제가 조용히 하라던 그 사람은 장애인이 였습니다. 그리고 그 장애인이 버스에서 이런 저런 사정을 말하면서 좀 도와 달라고 말했던 것을 제가 오해한 것이였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른 승객들이 저를 쳐다보는 눈길도 분명 그랬습니다. 그 사람이 제 항의를 듣고 뒷 문으로 내리던 모습을 저는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도저히 그 부끄러운 상황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목적지를 한 참 남겨 두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 버렸습니다. 정류장에 내리자 마자 버스가 지나 왔던 쪽으로 급히 발길을 내 딛었습니다. 버스 안에서 승객들이 쳐다 보고 있는 것 같아 정말 미칠 지경이였습니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르자. 그 분이 생각나더군요. 이를 어쩌나. 미안해서, 부끄러워서.
==> 그런 분들도 공공질서를 해친다는 면에서는 기독교도들과 다른 바 없을 수도 있겠지만 감히, 기독교도들과 비교하겠습니까.
이 글이 그 때 그 분에게 읽히지은 않겠지만 이 글을 빌어 정말 부끄러웠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훌륭한 시민 아닙니까.
그리고 개독 즐 KIN ㅆㅂ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