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독교 경험담 |
오늘 겪은 일로 인하여 전 앞으로 십자가를 보면 불태워 버리고 싶어집니다.
사야할 책 몇권이 있어서 서점에 들렸다가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한 아줌마가 제 길을 막더군요. 옆구리에 끼여있는 전단지를 보니 어디 교회에서
나왔구나 대뜸 짐작이 갔습니다. 나이도 한 40대 중반정도로 보였는데 아주 친한척 하면서
말을 걸어오더라구요. 뻔한 내용인 기독교를 믿느냐로 시작하여 지옥가기 싫으면 예수 믿으라는
뻔한 결말들을 돌려말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독교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있는데다가 이미 그 추악한 행태를 알고있는 저는 정중하게 무교인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줌마는 제 옷소매를 붙잡으시더니 막무가내로 예수 안 믿으면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고통 받는다며 어서 회개하지 않으면 네 집안은 망할것이다 라는 막말을 하시더군요.
막말하는 건 좋은데...주위사람들이 다 들릴정도로 말해 이미 제 주변에서는
저를 흘깃거리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창피하고 더 이상 상대해주기도 뭣해서
전 아줌마 손을 뿌리치면서 전 종교따위 안믿는다고 강하게 나갔습니다.
사건은 그때 터졌습니다.
그 아줌마는 갑자기 저한테 마귀가 날 죽이려 한다고 소리치더니 핸드백 속에서 이상한 병을 꺼내 저한테
뿌려댔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 어쩌구 하던것 같은데 아무래도 성수를 뿌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로 저한테 마귀니 뭐니 하는 막말에 저주를 퍼부어도 전 참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줌마가
내뱉은 저주의 말은 절대로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마귀야! 어딜 그 추악한 얼굴을 들이내밀어 사람들을 겁주어 사탄을 믿게 만들려고 하느냐!"
그 다음부턴 기억나질 않습니다. 그때는 너무 화가나서 하마터면 진짜로 칠 뻔 했거든요.
뭐.....초딩부터 중3까지 매일같이 부모님 속을 썩이고 친구를 그저 장난감처럼 여겨 싸움질이나
해대었고 학교를 밥먹듯이 빠지던 저였습니다. 철이 들기 시작한건 중3부터였고요.
그때는 정말이지 주위를 둘러보면서 `나같은건 필요없는 사회악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만, 지금은 제 나름대로의 선행을 하고 있으며 친구들과는 사이가 아주 좋답니다.
뭐, 친구들과도 처음 만낫을때는 오해의 소지가 다소 있는 얼굴이란것은 사실이지만(한 친구는
제 첫인상이 어느 뒷골목을 누비고 다닌것 같다고 했으니....) 처음보는 아줌마한테 사탄의 자식이니
얼굴이 영락없는 마귀니 그 따위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살심이 폭발할 뻔한 순간에
제 머리는 이미 모든것을 생각해낸 뒤 였습니다.
`난 더 이상 철없는 아이가 아닌 한명의 민주 시민이다. 민주 시민은 공공질서를 지켜야 한다. 내가 먼저
폭행을 가하면 폭행죄에 걸려서 학교는 물론이고 친구들한테도 안좋은 인상을 심어준다. 부모님 속만 썩이고
다녔는데 이제는 최소한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 미친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해라. 세번 참으면 사람을 살린다.
더 이상 지난 날의 실수를 되풀이 할 수 없다.`
제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간신히 평정을 되찾았지만, 끓어오르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아줌마가 발광할 때 흩어져 버린 전단지들 중 깨끗한 것들을 주워모아.....
주위 사람들과 아줌마의 면상 앞에서 찢어버렸습니다. 침도 뱉고 싶었지만, 더 이상 불량하게 보이면 안될것
같아서 떨어진 제 책만 주워들고는 자리를 떠났습니다.
쩝.... 다시 생각해 봐도 명예 회손죄의 형벌 치곤 좀 가볍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군요. 제 등에다 대고
짖어대던 아줌마의 행실을 봐선 좀 더 모욕을 받아도 싸다는 느낌을 쉽사리 지울수가 없습니다.
그냥 멍석이 없으니 신문지라도 깔아드리지 그려셨어요
님의 인내심이 그 아줌마를 살렸네요 ^^
참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액땜 하셔서 새해엔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괘념치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