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되겠다는 아들에게 해주었던 설교(?)



나의 기독교 경험담

목사가 되겠다는 아들에게 해주었던 설교(?)

거울 9 2,002 2005.01.26 11:59

 (잘못 알고 지웠던 글 - 사실, 다시 쓰기가 난처했는데....댓글 달아주신 분들과 여기 가족들에게 죄송하기도 하고,  <래비>님의 요청도 있고..해서..원래의 글보다 더 성의껏 쓰고자 노력며 다시 올립니다.)

 저희 집안은 모두가 기독교 신자입니다. 부모 형제 자매들이 목사, 사모, 장로, 권사, 집사...
 
  우리 아들, 모태신앙인지라 말 배우면서부터 뭐가 될꺼냐 물으면 시종일관 "목사 될꺼야"였습니다. 목사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모두 교회에 다닐 때라 하나님이 불러 쓰시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내버려 두었었습니다.
  고3이되어 진로를 결정해야 할 때가 되었을 때, 아들은 "마땅히" 신학대학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그 때 아들에게 했던 어설픈(?) 설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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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은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서는 아버지 하나님께 이를 자가 없다 하셨다." 따라서 목사가 전할 것은 오직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은 아주 간단하다.
  마음이 가난한자, 애통하는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무얼 먹을까 무얼 입을가 염려하지 말라 이는 이방인이 구하는 것이라...너희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헤아린 바 되었으니...누가 너희의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치나 크거나 적게 할 수 있으며 한 터럭이나 희거나 검게 할 수 있겠느냐...그런즉 누가 걷 옷을 벗어 달라거든 속옷까지 벗어주며..오 리를 함께 가자거든 십 리를 함께 가며...오른 뺨을 때리면 왼 뺨도 돌려 대며 원수를 사랑하며..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세상에 가장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나에게 한 것과 같다.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너도 몸을 가졌은 즉 갇힌 자를 생각하라. 네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먼저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네가 목사가 되면 전해야 할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네가 목사가 되어 강단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전한다고 하자.
  김장로! 당신 시계 그거 번쩍거리고..대단한데, 얼마짜리요? 지금 내다 팔면 얼마나 받을까? 지난 번에 길 가다 보니 전자시계 팔던데, 3000원, 기가막히게 맞는답디다. 당신 그 시계 팔아 전자시계 사고 남는 거 고아원에 갖다 줍시다. 세상의 가장 적은 자에게 한 것이 하나님께 한 것과 같다지 않소! 아맨?
  임권사! 신방 갔을 때 보니, 그집 TV 엄청크데, 그거 몇 인치짜리요? 새거든데 그거 내다팔면 얼마나 받을까? 길 가다보니 중고 20 인치 칼라 TV, 기가 막히게 깨끗하게 잘 나오는데 3만원이래, 임권사 집 TV 팔아서 20인치 중고 사고 나머지 양로원에 갖다 줍시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라 하셨지 않소! 아맨?

  이 교회의 신도가 늘겠니, 줄겠니? 엄청난 부흥을 하는 교회들, 거기엔 예수님의 가르침이 없다. 성경을 글자그대로 믿는다고 하면서도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살기는 커녕 제대로 전하지도 않고 있다. 그들은 예수님이 구하지 말라고 한, 먹을 것 입을 것...따위를 울부짓으며 구하고 있다. 네가 목사가 된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올바로 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너부터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아야 할 것이다.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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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은 지방 사립대에 진학했습니다. 목사가 아니라 교사가 되기로 한 거죠.

  아들과 나눈 이야기 한 토막 :
  날씨가 추워지면, 네 엄마와 너 입을 옷을 미리 마련한다. 그런데, 네가 새벽에 방 앞에 엎드려 따뜻한 옷 달라고 울부짖는다면 부모 마음이 어떻겠니? 교회에서 울부짖는 저 사람들...하나님 아버지를 세강의 부모보다도 못하게 여기는  버림받은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저럴 수가 없는 것이다.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요.."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먹을 것 입을 것을 구하라는 말씀이 아니다.
  구원받기 위해 교회에 간다는 사람들 보면 참 슬프다. 그들은 하나님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삼는다. 자식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은 사랑하는 부모와 함께 하기 위해서이지 자고 먹기 위해서가 아님에도, 저들은 잘먹고 잘살기 위해 교회에 간다. 보모를 따르는 것은 부모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저들은 저주와 형벌이 두려워서 하나님께 간다. 저들에겐 하나님도 사랑도 없다. 이기적인 욕심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기도해야 할 게 있다면, 예수님 가르침대로 살 수 있는 힘 주십사고 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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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은 올해에 대학 졸업반이 됩니다. 이제 곧 제 밥벌이를 하게 되면 말씀대로 돕고 살 여유가 생기겠지요. 남을 돕느라고 아들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하게 된다면 부모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 여겨져서, 그저 매달 식구대로 몇 만원 정도 밖엔 어려운 사람들을 돕지 못하고 지내왔습니다.

 지금 우리 세 식구는 예수님도 석가님도 사랑하고, 성경도읽고 불경도 읽고, 찬송도 하고 염불도 하고..기도도 하고 명상도 하는데...아무런 거리낌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떤 분이 올려주신 재미있는 댓글 - 할렐루야 석가모니, 나무 예수불, 아맨 사바하! - 집사람과 함께 따라하며 얼마나 웃었던지...이제 얼마후 아들이 올라오면, 함께 해 볼 겁니다. "할렐루야 석가모니, 나무 예수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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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거울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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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우기 2005.03.17 13:26
해탈 하신분 같은데요.....그저 존경스럽습니다.
토르 2005.02.05 01:08
거울님 화이팅~
거울 2005.01.28 22:56
<03426>님! 기발하십니다. 마눌과 함께 따라해 보면서 얼마나 웃었던지...감사합니다. 할렐루야 사바하! (지웠던 글 다시올린 겁니다.)
03426 2005.01.27 23:25
할렐루야석가모니
  나무예수불
 아멘
 사바하
메탈 2005.01.27 10:57
그런데 기독교 교회는 무기력님 친구분을 신앙심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리는겁니다. 선교하는게 의무라며 남에게 종용할것을 강요하며 안하면 지옥의 문앞에 서있다는식으로 설교합니다.
기독교는 믿는순간 죄인이되며 나쁜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거기서 벗어나려면 헌금과 선교라는 두사이를 시계추처럼 끊임없이 죽을때까지 왔다갔다 해야합니다.
무기력님의 친구분은 교회의 입장에서보면 참으로구제가 힘든분이 되었습니다. 이게 오늘날 기독교 현실입니다.
무기력 2005.01.27 00:23
솔직히 나한테는 친한 개독 친구들이 많읍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만 믿지 강요하지 않고 그냥 생활로 보여줍니다. 참 좋은 친구입니다. 한국의 많은 개독들이 그들의 10분의 1만 닮았어도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기브 2005.01.26 21:57
그저 존경스럽네요.

개독놈들이 저분 10분의 1만 닮았어도 얼마나 좋았을까...
래비 2005.01.26 19:49
인간 예수와 같은 삶을 내 아들이 산다면 저는 너무 가슴이 아파서 견디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들도 예수님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그를 닮아가고자 노력한답니다
그런 제 아들에게도 님의 뜻을 전해주겠습니다
진정한 신앙이란 내가 믿는 바를 실천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신앙도 존중해주며 함께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것이라고요...
메탈 2005.01.26 13:58
문제는 당신같은 인물이 우리나라 기독교에 너무 드물기때문에 반기련같은게 존재하는거죠.
형무소 가보세요 어질고 착한사람 왜 없겠어요? 그걸보고 형무소사람 다 어질고 착하다할수 있습니까?
단군훼손이 사회잇슈되었을때 손봉호란분 라디오에서 한말 아직도 생생합니다. ".....저도 안타깝게생각합니다...그렇지만 저희를 이해해주십시오"
그분이 우리나라 대표 기독교지식인이며,양심적이고 뭐? 기실련?(기독교 윤리실천 어쩌고,,좋은말 다같다붙인 단체) 에관계되는 유명한분이랍니다.
절대, 잘못했습니다.미안합니다 란 말 쓰지않죠..왜냐구요?..그들이보기에는 비 기독교인은 인간이 아닌겁니다.

많은 기독교인이 기독교의 순기능을 강조하는데 우리가 보기에는 역기능이 순기능을 먹어버렸네요..
기독교에서는 펄쩍뛰겠지만 비기독교인이보기에는 99% 썪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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