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오늘 억지로 성당에 갔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성당에 다니시거든요.
덕분에 저도 어렸을적부터 가끔 끌려다니곤 했습니다.
뭐 워낙 성당에 나가질 않아서 세뇌되지 않고 지금은 반기련 싸이트에 가입도 하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이런저런 안좋은 일들이 많아서
집안 분위기가 참.. 그렇습니다..
오늘 갑자기 성당에 가서 성사를 봐야한다고 다그치시더군요.
어머니가 마음에 걸려 그냥 오늘 하루 봉사하는 마음으로 갔다왔습니다.
고해성사의 일종인데 12월 25일이 다가오면 판공성사 인가를 합니다.
정말 가기가 싫어서 짜증이 치미는데 어머니 얼굴을 보니 참.. 일단 오늘은 가야 되겠더군요.
그런데 문득 들었던 생각이 고해성사라는 것이 아주 안좋은 것이더군요.
내입으로 내가 잘못한것을 신부님 앞에서 줄줄줄줄 말하는 것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너희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고 죄인이니 복종하라'라는 메세지 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잘못한 일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서 대들지 못하게 하는 그런 치사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입장에서는 '죄'라는 것도 주관적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신 앞에서도 절대적 기준으로 나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한데
그저 한사람의 인간 앞에서 나 자신을 수치스럽게 하는 그 행위가 참 역겹다고 느꼈습니다.
그냥 대충 때울 생각으로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있었지요.
12월25일 다가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정말 많더군요.
고해성사를 봐주는 신부님은 2사람 밖에 없습니다. 그 두분이서 수많은 사람을 상대하는데 도대체 이런 행위가 진정으로 의미가 있는지도 의문이구요.
신부님왈.
" 자기잘못만 얘기하세요- 남의 잘못은 말하지 마시구요. 자기잘못만 말하면 됩니다."
도대체 나이 드신분들은 고해성사때 무어라 할까 궁금했는데 이젠 짐작이 갑니다..ㅋㅋ
결국 제 차례가 되서 하긴 했는데 참 정말 씁쓸하더군요.
바뻐서 그런지 엄청 대충하더군요.
나 자신이 어찌나 그리 불쌍하던지요.
신부라는 인간이 얼마나 그리 대단하길래 아까운 택시비 들여 성당에 가서
오랜시간 다리아프게 줄서서 기다린 다음에 고작 얻은 마음이 씁쓸함이라니.
성당은 이제 오늘이 마지막 입니다.
사실은 내가 진짜로 천주교를 믿는게 아니더라도 일단 신자로 등록되어있으면 분명 인맥이나 그런것에 있어서 도움을 얻을지도 모르니
가짜로라도 맞장구 쳐주는 척하면서 살겠다는 얍삽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참 불쌍하더라구요.
맞장구 쳐주는 척도 못할정도로 짜증이 났습니다..
진심이 없는 천주교를 보면서 나는 진심없이 행동해서는 안되겠다고 느낀 하루였습니다.
한낮 인간인 신부에게 고해성사를 해야하고
죄사함을 받아야하는지...
제친구도 친정어머님이 천구교인인데 학을 띠더군요..
위선자들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