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긴 글...



나의 기독교 경험담

무척이나 긴 글...

Raymond 2 1,296 2004.09.01 07:40
교회에는 국민학교 3학년 때부터 다녔다. 당시 특별한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던 우리 가족은

어머니가 처음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면서 아버지도 같이 나가게 되었고 어렸던 나와 여동생은

부모님을 따라 다니게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꼈다.) 무렵, 나는

또래보다 일찌감치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어디로 부터 생겨났고,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피라미드나 UFO 같은 것들은 다 무엇일까? 하나님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눈을 감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무엇이었고 죽으면 어떤 느낌일 지 생각해

보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에 교회 반사와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어 봤지만 나의 궁금증은

아무도 해결해 주지 못했다. 중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나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었다.

더불어 창조과학이라는 것을 접했다. 창조과학 관련 서적을 보면서 어리고 지식도 많지 않았던

나에게는 모든 것이 명백해 보였다. 앞, 뒤가 딱 들어맞는 것 같았다. 반 친구들을 불러모아

창조과학 얘기를 해주면서 토론도 하였다. 중학교 2학년 될 무렵부터는 락음악에 빠지면서

교회음악을 접하게 되었다. 찬양팀이 멋있어 보였고 악기를 다루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내성적인

성격과 이른 사춘기의 상황 속에서 활발한 분위기의 찬양팀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 과정 속에서

교회일에 관여하는 친구들(찬양팀, 임원 등)에 대한 안좋은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은 교만하며

배타적이고 우월의식에 빠져있는 듯 했다. 언제나 그들끼리 어울리고 자기들이 그 교회의 주인인 양,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다니던 교회는 우리지역에서는 가장 큰 순복음 교회였다.

나는 중학교 때 듣던 설교가 아직도 대충 기억난다. 말세에 대한 묘사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교회 다니던

사람은 하나님이 모두 천국으로 대려가고 안믿는 사람들만 이 세상에 남겨져서 온갖 시험을 받는 다는

내용이었다. 그 때는 666 바코드를 몸에 지녀야 되는 데 그것을 절대 받지 말아야 하며 7년이였던가,

아무튼 7년의 환란을 잘 견뎌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기간동안 제대로

행동하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무시무시한 지옥으로 떨어진다는 그런 내용. 어렸던 나로써도

조금은 허무맹랑하게 들렸던 것 같다. 하지만 은근히 무서워서 계속 그 이야기가 머리 속을 맴돌았다.

겁을 주는 설교가 무척이나 많았던 것 같다. 덕분에 중학교 시절 나는 더욱 소심해질 수 있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정말 열심히 교회를 다니고 열정적이었다. 수련회에 가서 방언을 받기 위해 눈물, 콧물

질질 다 짜내며 기도했다. 방언 비슷한 건지는 몰라도 그런 걸 받았다는 것을 느낀 뒤로는 더욱 열심히

다녔다.

중학교 후반기에는 순복음 교회의 비리에 대해 친구와 이야기 했다. 교회 무리하게 지으려고 빚은 엄청 많이

졌다느니, 헌금을 엄청 많이 받아서 다 교회 짓는 데 쓰거나 전도사들 좋은 차 사는 데 썼다거나 등.

중3 때는 친구들과 다니던 거대한 순복음에서 나와 부모님이 다니던 비교적 작은 장로교회를 다녔다.

그런데 그 장로교회 역시 무리하게 성전건축하려고 성도들을 대상으로 보증 받다가 부도가 났다. 우리 집도

약간 피해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옮긴 교회가 크지는 않지만 또 다른 순복음 교회였다.

이 곳에서 나는 찬양팀에 들어가 고1 때까지 드럼을 쳤다. 이 때 나는 첫사랑에 헤메고 있었다.

잘 되는 듯 하다가 뜻 대로 잘 안 풀리자 나는 몹시 힘들어 하다가 하나님에게 의지하기로 했다. 수련회에 

가서 정말 온 힘으로 기도를 했다. 그리고 조금 나아지는 듯 했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고1 때 까지는 그럭저럭 꾸준히 교회를 나갔다. 하지만 믿음은 점차 사라져 갔다. 기도가 이루어 지지

않아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점차 교회의 다른 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령 설교를 듣고 있으면 어른 예배라

할지라도 이건 유치원 수준의 것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교 때 유독 비유를 많이 했다. 그런데 

보통 흔히 잘 알려진 이야기라든지, 이솝우화 같은 동화 같은 이야기에다 비유를 하는 것이었다. 

도무지 논리라고는 절대적으로 결여되어 있었다. 그리고 기복 형태의 설교, 기도, 분위기에 질려 버렸다.

복을 받기 위한 종교 보다 진리를 깨닫는 종교가 더 값져 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품어온 의문들을 해결해 줄

종교가 더 필요했다. 학교를 비롯해 주변으로 부터 배운 모든 것은 점차 기독교로 부터 멀어지게 했다.

그러던 중 좀 더 큰 교회를 나가야 믿음이 커질 것이라는 친구 어머니 권유로 우리 어머니는 나를 

두번째로 컸던 순복음 교회로 친구와 함께 보냈다. 몇번 갔는 데 하루는 교회에서 큰 스크린을 통해 

영화 '예수'의 한 장면을 보여주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장면이었는데 영상이 다소 잔인했고 

생생했다. 배경음악도 아주 적절했다.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주변에서 모두들 흐느끼고

있었다. 문뜩 머릿속에 생각하나가 지나갔다. '이건 정말 아니다. 이런 식으로 감정에 호소해서 믿음을 키우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나는 친구와 이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결심했다. 앞으로 교회 나가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기로. 대학생인 나는 아직도 종교 문제로 어머니와 논쟁 아닌 논쟁을 펼칠 때가 있다. 

어머니는 그 때 마다 항상 "너가 머리로만 생각하니까 그렇지, 믿음은 머리로 되는 것이 아니야, 너가 일단 

교회에 나가서 보고 듣고 해야지 믿음이 생기지" 이런 말씀을 하신다. 그 때 마다 나는 할말을 잃는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대화가 통할 수 없다. 무조건 가슴으로만 느끼라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납득할만한 그 무엇이라도 제시해 주지 않는다면 믿는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과학자, 박사, 석사들 중에도

기독교 인들이 있다면서 너가 뭐 그리 잘났느냐 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다. 하지만 나는 그 과학자, 박사들이

대체 무엇에 이끌려서 기독교를 믿는 지 묻고 싶고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궁금하다.

지식인에게는 기독교라는 종교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 기독교 인들은 

대다수가 평범한 주부들이다. 아니면 그런 주부들에게 붙들린 남편들. 그 분들이 무슨 비판적인 사고며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까. 진정한 지식인들의 전도는 보이지도 않는다. 믿음만 강요하는 기독교.

믿음으로 모든 것을 다 가릴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믿음의 힘은 대단한 것이지만 그 방향이 제대로

설정되어야 그 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또한 믿음만 넘치고 머리는 없다면 그것이야 말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이 아닌가...





 

Comments

satzki 2004.09.02 02:10
그들은 교만하며 배타적이고 우월의식에 빠져있는 듯 했다. 언제나 그들끼리 어울리고 자기들이 그 교회의 주인인 양,
의기양양해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절대적으로 공감함... 본인도 교회에 처음엔 열심히 다녀본 사람이였음... 청소같은거해도 시간 절~~~대로 안지킴... 누구는 늦어서 미안해서 헐레벌떡 뛰어 갔는데 제일 처음온 사람이 1시간정도후 그냥 걸어오고 있었음..-ㅅ-;;
컴페인 2004.09.01 16:07
666바코드는 무슨... 니네가 악마라는 예기냐? 666은 악마 숫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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