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관련된 나의 인생 경험---4편 (학교 다닐 때)



나의 기독교 경험담

기독교와 관련된 나의 인생 경험---4편 (학교 다닐 때)

자호 2 1,554 2006.07.29 16:10
앞에서 우리 어머니(74세)가 한 달에 5000원내는 천주교 신자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기독교를 싫어하지만 어머니가 천주교 신자이신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친척들은 많지만 직계가족은 홀어머니에 제가 장남, 남동생 하나, 그리고 그 밑에 여동생 둘이 있습니다.
 
 
제가 중학교 들어가던 열두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아침에 나가셨던 분이 몇 시간 되지도 않아 사고로 돌아가셨고, 동네의 천주교회에서 장례를 맡아 주었습니다.
 
저희는 원래 천주교회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동네 친구 따라 천주교회에 몇 번 가보신 적은 있어도 신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황망 중에 당한 일이라 경황이 없어 그 친구분이 권유하는대로 천주교식으로 장례를 치른 것입니다.
 
천주교에서는 믿지 않았던 분이 돌아가신 후에도 세례를 주면 천국에 갈 수 있는 모양입니다.
 
이걸 대세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세례를 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지는 않은 상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 후에 가족 모두 천주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32세에 혼자 되셔서 이제까지 아이들만 믿고 살아 오신 분입니다.
 
저희에게 좋다면 새벽에 절에 가서 백일 기도도 서슴치 않으시고, 점집에도 다니셨습니다.
 
그런 어머니 덕에 그 어렵던 시절에 4남매 모두 대학을 마쳤습니다.
 
모든(?) 어머니가 그렇겠지만 우리 어머니에게는 자식이 종교셨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저는 대학을 한번 떨어지고 후기 대학교 다니다 대책없이 관두고, 2학기부터 학원도 다니지 않고 혼자 재수했습니다.
 
당시에는 사립대의 등록금이 국립대보다 서너 배가 됐던 것도 관둔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재수해서 시험보기 바로 전에 어머니는 점집을 열 한군덴가 다니셨습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어머니는 제가 붙는다는 점쟁이를 만날 때까지 다니신 겁니다.
 
동네 독서실에서 공부하는 제 사정을 눈치채면 어느 점쟁이가 합격한다고 하겠습니까?
 
결과는 마지막 점쟁이가 맞추었고, 그 후 어머니는 점보러 다니지 않으셨습니다.
 
 
몇 년전 어머니가 천주교에 다니신다고 하셔서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나이가 드시니 혹시 천국에서 아버지 만날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우리 어머니나 철학자 파스칼이나 머리쓰는 것은 별 차이없습니다.
 
현재 우리 집에서 뉴질랜드에 이민간 막내 여동생만 거기서 천주교다니고 나머지는 무교입니다.
 
 
어머니 고생시키고 대학에 들어가서 개신교 믿는 애를 만났습니다.
 
이 친구는 다른 애들하고는 말 한 마디 하는걸 보기 힘들 정도로 조용한 친구였고, 처음에는 신자인지도 몰랐습니다.
 
저는 한 살 더 먹은데다, 나름대로는 고생하고 학교에 들어가서 그런지 그런 친구들에게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한번은 그 애 책가방에 성경이 있길래 꺼내보니 책 뒷면 안쪽에 성경 목차를 써 놓고, 그옆에 네모난 칸을 쭉 그려 놓았습니다. 
 
그 칸 하나 마다에 X 자를 그어 그 사이에 읽은 횟수를 표시해 놓았더군요.
 
그러니까 네모 한 칸을 모두 칠하면 그 부분을 4회 읽은 것입니다.
 
제가 보니 많이 읽은 데는 20회가 넘었습니다.
 
이 친구는 네비게이토였고 저는 개신교 한 종파라고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검색해 보니 선교회더군요.
 
 
3학년 겨울 방학 때 집에서 할 일이 없으니 학교에서 주로 지냈습니다.
 
하루는 이 친구가 정초(1월 1일 - 4일)에 별 일 없으면 며칠 자기와 지내자는겁니다.
 
자기가 필요한 것은 다 준비했으니 치솔만 가져오라 해서 가보니 이화여대 후문 옆에 있는 다락방이었습니다.
 
그게 수양횐지 뭔지, 갔다가  하는 짓들이 요상하고 맘에 안들어 하루 만에 얘기도 안하고 치솔들고 집에 와 버렸습니다.
 
그 후에 학교에서 만났지만 이 얘기는 서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대학 졸업한 후 저는 동기 동창회에 한 번도 가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몇 달전 졸업 후 30년 만에 동기회에 처음 가 보게 되었습니다.
 
회장 말이 동창들이 대부분 서울 사는데 이번에는 대구에서 동기회를 한다고 하니 갈 사람이 몇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런 호소에 약해서 30년 만에 따라 나섰습니다.
 
 
거기서 부산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는 그 친구를 만났습니다.
 
제가 만나자 마자 물어 보았습니다. 
 
"야! 너 요새도 교회다니냐?"
 
"안 다녀..."
 
"새끼, 사람됐네..."
 
 
하룻밤 동안 술먹고 떠들고, 모텔에 가서 같이 자고, 아침에 해장국에 해장술까지 먹고, 대구역에서 헤어 졌습니다.
 
 
 
 
 
 
4편 1부 끝
 
 
 
 
 
 
 
 
 
 
 
 
 
 
 
 
 
 
 
 
 
 
 
 
 
 

Comments

래비 2006.07.31 03:43
기독인들이 사람을 엮을 때 가장 잘쓰는 올가미에 님의 모친도 걸리신 것 같네요
저의 모친도 단단히 걸리셨습니다 emoticon_007
그레도 다행입니다, 친구분이 늦게라도 일상으로 돌아오셔서...emoticon_152
undeath 2006.08.03 07:50
내가 아는 한 한 학생은 작년에 고3인데 집 안이 그렇게 좋지도 않지만
새벽 예배, 교회 집회 등 교회 행사에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지
주변에서 저러고 공부는 언제하나 대학은 가려나 걱정했는데
올해 부산대 영어교육과인지 영문학과 인지 잘모르겠는데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고 한다.
입학하자말자 과외부탁으로 여기저기서 수입이 들어오는데
월 150이 넘는다고 한다.
어려운 집안에 생계도 보탬이 되고 밑에 동생들 학비나 용돈도 챙겨준다.
이런 얘기는 우리 교회 주변에 너무도 많다.  내가 안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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