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관련된 나의 인생 경험---3편 (태극과 음양 1부)



나의 기독교 경험담

기독교와 관련된 나의 인생 경험---3편 (태극과 음양 1부)

자호 3 1,614 2006.07.27 10:38
저의 사고의 성향은 <노자> <장자> <열자> 책으로 대변되는 도가(philosophical Taoist)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5년쯤 전에 <노자>에 대한 책을 쓴 적이 있고 올해에 개정판을 냅니다. 
 
당시에 인터넷에 하루 한편씩 보름 정도 연재했던 것을 출판사에서 보고 책을 내주었습니다.
 
 
이 글은 그 중 한편의 글을 옮긴 것입니다.
 
내용은 기독교적 2분법과 대비되는 동아시아 고유의 사고 방식 즉 음양론에 대한 것입니다.
 
 
 
 
 
태극과 음양
 
 
 
나는 노자의 사고 방식이 나중에 주역(周易)으로 대표되는 이론화된 음양론(陰陽論)적 사고방식의 선구를 이루는 것이라고 본다.
 
음양론에 대한 역사적이고 학술적인 면은 접어두고 나의 이해를 생각나는대로 써보겠다.
 
 
우리는 사물 그 자체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간의 차이(다름)를 인식한다.
 
이 차이를 인식하는 방식이 각 문화권마다 다르다.
 
사람들은 대체로 그가 사는 문화권의 사고방식을 무의식적으로 습득하여 무의식적으로 적용한다.
 
그래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자기와 전혀 다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것을 알지못하면서 서로 접촉할 때 심각한 마찰이 생길 수 있다.
 
각 문화권의 사고 방식은 그 지역의 기후지리적 환경에 따라 나름대로 효율성이 있었으나, 세계의 정보화와 인적교류가 많아짐에 따라 이에 합당한 새로운 사고 방식이 생겨나야 할 것이다. 
 
 
나는 이런 마찰의 문제가 개인의 심적 구조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누가 권하여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을 읽고, 거기에 극렬한 이분법(二分法)만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에는 복합적 인간사의 한쪽 측면만 강조한 졸렬한 소설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이분법적 사고에 대한 경고였나?
 
 
나는 우리나라의 기독교 신자들이 때로 광신적(狂信的) 상태가 되는 이유에 대해 이러한 가설을 세워 보았다.
 
열렬한 신자일수록 의식적으로 받아들인 선과 악(good & evil)에 대한 기독교적 이분법과, 성장 과정에서 장시간에 걸쳐 무의식적으로 습득된 음양론 등 우리 고유의 사고 방식이 내적 충돌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건성으로 믿는 신자나 사업이나 정치 때문에 신자가 된 사람에게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도 않겠지만...
 
 
음(陰)과 양(陽)이라는 한자의 부수를 제방(뚝) 변이라고 하듯이, 양은 제방의 햇빛이 비치는 쪽이고 음은 제방의 그림자가 지는 곳을 의미한다.
 
북반구에 있는 우리나라의 중부와 비슷한 위도상에 위치한 중국 문명의 중심지인 황하 중하류 지역에서는 당연히 해가 남쪽에서 비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황하의 북쪽 제방은 햇빛이 비치고, 남쪽 제방은 그림자가 들 것이다.
 
그래서 강을 기준으로 북쪽을 양이라 하고 남쪽을 음이라 한다.
 
서울의 옛 이름인 한양(漢陽)은 한강의 북쪽(漢水以北)이라는 말이다.
 
 
내가 살던 안양 비산동 옆에 관양동(冠陽洞)이 있다. 
 
관양동은 관악산(冠岳山) 남쪽에 있는 동네다.
 
같은 양(陽)이라도 강에 대해서는 북쪽을 나타내고 산에 대해서는 남쪽을 나타낸다.
 
음양이 방위라는 면에서는 상대적이지만 햇빛에 대해서는 절대적이다.
 
이런 면이 남반구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음양론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물론 거기서는 산의 북쪽과 강의 남쪽이 양이 되어야겠지만....
 
그런데 열대지방에 사는 사람이나 에스키모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공연한 걱정이 앞선다.
 
 
음양론은 추상적인 사고 방식일 뿐만이 아니라 실제 세계의 모든 면에 적용되는 조작적 개념이기도 하다.
 
집을 지을 때나 음식을 만들 때, 사람의 병을 고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음양이다.
 
모든 대비되는 것을 음과 양으로 분류하고, 가능한 한 음과 양이 동적 균형(dynamic balance)를 이루는 것을 이상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태극기의 태극(太極; 가장 큰 한계)은 음양론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태극기의 태극은 태극의 음과 양이 푸른 색과 붉은 색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나는 홍콩의 강시 영화에 나오는 도교(道敎)의 도사(道士)의 옷에 그려져 있는 태극이 원래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태극과 다른 점은 음과 양이 좌우로 나누어져서 검은색과 흰색으로 그려져 있고, 검은 부분에는 흰색의 조그마한 원이, 흰 부분에는 검은색의 조그마한 원이 각각의 두툼한 부분에 그려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태극의 그림으로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 알아보자.
 
 
1. 바깥쪽의 원은 전체성(wholeness)을 나타낸다.
 
전체는 하나(일; 一)이다.
 
이것이 사물의 가장 큰 한계이다.
 
사람들의 가장 큰 한계는 자연(천지; 天地)이고, 전체로서의 사회(천하; 天下)이다.
 
그리고 각 개인에게는 몸의 한계가 있다.
 
한계를 지나치는 것은 파괴며 죽음이다.
 
그래서 노자는 한계를 넓히고, 한계에 대한 감수성을 길러야 한다고 말한다.
 
나는 이것이 노자가 말하는 유(柔)와 약(弱)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2. 음과 양은 좌우로 나누어져 검은색과 흰색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가치의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음양이 좌우로 나누어져 있는 것이 상하로 나누어져 있는 것보다 가치의 동일성이라는 면에서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거울을 볼 때 좌우는 바뀌는데 상하는 왜 안 바뀔까?
 
 
<노자>에서는 여성적이고 음적 가치가 우위에 있으나, 이것은 남성적이고 양적인 가치가 우세할 수밖에 없는 권력의 사용(위; 爲)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다.
 
노버트 위너(Nobert Wiener)는 "모든 의도적 행위에는 네거티브 피드백(negative feedback)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순자; 천론(天論 / 자연에 대한 논의)> 편에 이런 말이 있다.
 
 
老子有見於굴, 無見於信.
 
노자유견어굴, 무견어신.
 
노자는 굽히는(네거티브한) 면에 대해서는 훌륭한 견해가 있지만,
 
펴는(포지티브한) 면에서는 견해가 부족하다.
 
 
나는 순자의 말이 옳지만, <노자>의 대상이 누구인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노자>는 더 이상의 권력 사용이 억제되어야 할 최고 권력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다.
 
<순자>는 방대하여 모두 읽기 어렵더라도, 우선 '천론(天論)'과 '해폐(解蔽; 가려진 것을 해부함)' 편은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다음은 '천론'의 시작이다.
 
 
 
 
3편 1부 끝
  
  
 
 
어제(2편) 실컷 써 놓고 올리니 DB 오류라고 날라가 버렸습니다.
 
뭘 썼는지 기억도 안나는 걸 다시 쓰느라 고생해서 오늘은 1, 2부로 나눕니다.
 
 
 
 
 
 
 
 
 
 
 
 
  
 
 
 
 

Comments

사천왕 2006.07.28 05:44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언젠가 반기련에 컬럼으로 좀 올려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유교나 도교는 우리 정신의 밑바탕에 있는 도덕의 핵심입니다. 기독교윤리라는 것이 지금 도덕을 짓밟고 있지만, 도덕은 각 종교의 보편적 진리와 엣센스를 모아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이 누구나 그 도덕의 뿌리를 알아야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스스로 2006.07.29 01:23
글을 쓰실때
아래 한글 같은 워드프로세스에서 글을 작성하여서 올리면
중간에 날라가더라도 자기 컴퓨터에 글이 보존되니 안전합니다.
realize 2006.08.02 12:52
가장 뛰어난 학문 음양오행!
음양오행을 알면 절대로 기독교를 신앙할수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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