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관련된 나의 인생 경험---2편

기독교와 관련된 나의 인생 경험---2편

자호 3 1,636 2006.07.26 17:27
저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은 가족과 친구 그리고 사회에서 뜻을 같이해서 알게된 얼마간의 사람들입니다.
 
이 중 한 친구와의 이야기입니다.
 
 
이 친구는 현재 직원과 의사 합해서 30 - 40명 정도 되는 병원의 원장이고, 중학교 때부터의 친구입니다.
 
전에는(1960년 대) 대부분 그랬지만, 저도 그렇고 친구들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제 돈내고 술을 먹어 본 적이 별로 없습니다.
 
지금 이야기하는 친구가 거의 냈습니다.
 
 
한번은 술집에서 술을 심하게 먹어서 이 친구의 재정으로도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성격좋은 이 친구를 그 집에 맡기고 돈을 구해 온다고 도망나왔습니다.
 
나와 봤자 금방 돈을 구할 수는 없어서 3일 만에 찾아갔더니 아가씨들과 고스톱을 치고 있더군요.
 
 
학교다닐 때에는 꺼뻑하면 이 친구 집에서 밥먹고 잤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불교신자셨는데 저희들이 가면 있는거 없는거 다 해주시고, 밥을 2번씩 하시기도 했습니다.
 
엄청 먹어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래도 이 친구는 한번도 자기를 내세우거나 생색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20대 후반에 회사에 바쁘게 다니느라 이 친구와 전같이 자주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보다는 자주 만나던 친구가 하루는 이러는 겁니다.
 
 
"걔 교회에 갔어!   레마 선교회라던가 뭔가...."
 
 
저는 그때에도 반기독교 성향이었고, 그런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그 후에 이 친구 따라 레마선교회에서 하는 뭔가에도 가보고, 다니는 교회에도 몇번 가 봤습니다.
 
저로서는 그때까지도 친구의 회복 가능성을 믿고 싶었을겁니다.
 
 
한번은 저희가 졸업한 고등학교 동창이 자기 교회에서 간증을 한다고 꼭 오라더군요.
 
그 동창은 불교대학교의 이사장의 아들인가 손자로 준재벌집 애였습니다.
 
간증한 즉 자기가 젊어서 여자와 도박 등으로 이혼 직전까지 갔었는데 하나님을 영접하여 새로 태어났데나...
 
하여간 이소리 저 소리 저희들 듣기 좋은 뻔한 소리만 하더군요.
 
그래도 감격하는 분들이라니.....
 
저는 끝나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끼, 저는 젊어서 해볼거 못해볼거 다 해보고, 나이 좀 먹어서 기운 딸리니 하나님 만나 또 잘 지내서 좋기도 하겠다."
 
 
이렇게 몇 년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이 친구가 이러는겁니다.
 
"ㅅ ㅊ 아! 너는 아직 젊으니까 괜찮은데 어머니는 빨리 교회에 다니셔야 돼..."
 
뭔 소린가 했습니다.
 
어머니는 나이가 많으셔서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니 지옥가시지 않게 하라는겁니다.
 
 
이후로 저는 '너 그냥 그렇게 살아라'하고 포기했습니다. 
 
그래도 지금도 친구들 여럿이 같이 만나거나, 학교 동창 상갓집에 조문을 갈 때면 한번씩 보고 지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잘 못한 점이 많습니다.
 
제가 그 착한 친구 염장도 많이 질렀습니다.
 
"야! 예수 걔가 나이도 몇 살 안돼서 죽었는데 뭘 알았겠냐? 그 정도 좋은 말(복음)은 나는 술먹다가도 다 한다."
 
이랬더니 눈빛이 달라지면서 눈에서 광채가 나더군요.
 
 
"너 보는 책 어딘가 먼저 된 놈이 나중되고 나중된 놈이 먼저 된다는 말 없냐?
 
내가 나중된(될) 놈인지 어떤지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나한테 미리 애쓰지 마라.
 
그런데 혹시 내가 나중에 되서 먼저 되면 먼저된 넌 나중되냐?"
 
 
이 친구가 처음 다니던 강남의 허술한 건물 한층을 빌어쓰던 교회는 신도시에 새 교회를 지었습니다.
 
교회지을 때 함께 가 보았는데 우리 교회, 우리 교회하면서 뿌듯해 하더군요.
 
이 친구가 개독으로서나, 사회적으로나 성공한 것이 저로서는 그래도 맘이 놓였습니다.
 
그리고 부인도 비슷하게 돌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친구 어머니는 올해 개독 신자로서 돌아 가셨습니다.
 
교회 안다니시면 아들이 안 본다 했다는데 그 때는 그 놈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머니께서 교회에서 행세하는 아들 체면 때문에 개종하신거라 좋게 생각합니다.
 
 
전에 한번은 몇년 만에 친구 몇이서 친구 부모님이 사시던 집(우리가 매일 죽치던 그 집)에 맘먹고 세배를 갔습니다.
 
벨을 누르니 아버지께서 누구냐고 물으시더니 문을 안 열어 주셨습니다.
 
먼저 돌아가신 아버님은 개종 안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25년 전 쯤 시작되어 아직 끝나지 않은 제 인생에서 가장 슬픈 스토리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천주교에 한달에 5000원 내는 신자로 다니시고 비교적 건강하십니다.(74세)
 
그런데 제가 일요일날 가족들 모여 밥먹자하면 성당 안가시기도 합니다.
 
 
 
 
2편 끝
 
 
 
 
 
 
 
 
 
 
 
 
 
 
 
 
 
 
 
 
 
 
 
 
 
 
 
 
 
 

Comments

전차부대장 2006.07.26 20:14
천주교에 한달에 5000원  <- 천주교는 싸네요?
가만?? 저는 교회가면 돈통에 천원짜리 한장 내고 오는데 ㅋㅋㅋ
이렇게 따지면 천주교도 비싼가??
가을꿈 2006.07.27 00:57
자호님!
배움 부탁드립니다.
건필하시고 많은 글 부탁드립니다.
래비 2006.07.27 02:52
진솔한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moticon_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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