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전 크리스마스 전날



나의 기독교 경험담

35년전 크리스마스 전날

글쎄... 9 2,157 2006.05.04 11:16


 35년 전 크리스 마스 전날 우리 아버지께 일어난 일.

 그는 20살이다.
 빵을 진열하는 손길이 바쁘다.
 오늘 장사만 잘 되면 그러면 정말 오랜만에 돈걱정 안하고 며칠은 보낼수 있겠지 
그는 잠시 기대도 해 본다.  

 지난 여름 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 가시고는 20살 대학 1년 학생은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집안이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았었는데,언제 빚을 지신건지...
 아버지는 몇개의 가게와 함께 그 가게들을 거의 다 처분해도 모자랄 만큼의 빚도 함께 남기셨다.
 그래도 먹고 살자고 하나 남긴 제과점. 
 그래서 그는 제과점의 어린 사장님이 되었다.
 사람 좋고, 솔직하시던 아버지 덕에 장사는 잘 되었지만, 빚갑기도 빠듯하다.
 
 어머니, 누나들, 남동생들, 여동생.  
  오늘을 위해 기도하는 그는 머리 속으로 식구들 얼굴을 하나하나 그렸다.
   저희들을 위해 오늘을 보살펴 주소서, 아멘.
 
 끼익~~
 가게 문이 열린다. 최목사였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채권자라 주장하는 자들 모임에서 
 다른 이들이 이러저러 하여 이만큼의 돈을 빌려 주었으나, 사정을 생각하여 이만큼 받겠다 이야기 할때, 
 입한번 벙긋하지 않고 앉아만 있던 최목사.

 가게에 들어선 그는 빙긋이 웃더니, 계산대에 앉는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한분 한분, 손님들이 들어온다. 아버지 덕에 줄어든 월급에도 가게에 남아 빵을 구워주는 일급 빵장이들과 어린사장이 밤새만든 예쁜 빵들을 사간다.
 계산대에 돈이 쌓인다.
 그 돈이 최목사의 안 주머니에 들어간다.
 그렇게 그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그곳에 있었다.
 

 아버지는 그날 그 당시 돈으로 50만원어치가 넘는 빵을 파셨다고 했다. 
 평생 그만큼 신나게 빵 팔아본 날은 없었다고... 그만큼 긴줄이 가게앞에 늘어선 적도 없었다고...

 그리고 결심하셨다 한다. 다시는 교회에 나가지 않기로. 
 다시는 기도하지 않겠다고.
 ------------------------------------------------------
 사실 저희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교회를 2채나 지어서 봉헌하신 분이거든요. 재복도 있으셔서 돈도 무척 잘 버셨지만, 손수 어린이 성경학교에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아이들도 가르치시고, 정말 순수한 마음 하나로 교회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기로 소문이 자자하셨고, 돌아가실때 유언까지도 " 천사들이 내려온다. 이제 하나님곁에 간다" 셨다고...
 한국 기독교 인물산지 뭔지에도 나오신다는 ....

 그런데 돌아가시고 나니, 도움 받았다거나 돈을 빌렸다는 사람들은 한사람들도 없고, 모조리 돈을 빌려줬다는 사람들뿐이더랍니다. 그것도 전부 목사들... 그렇게 달려 들더랍니다...
 
 순 날 거짓말 쟁이들도 눈에 보였지만, 그래도 아버지는 할아버지 명예 생각하셔서, 다 갚아드리겠다 마음 먹으셨고, 실제로도 그러셨습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저희 할머니, 시골에 집팔고, 심지어 할아버지 뭍혀 계신 산까지 팔아 교회에 바치셨죠. 아버지가 많이 우셨습니다.) 

 최목사는 그 거짓말 쟁이들 중에 하나였다고 아버지는 확신하십니다. 그리고, 이 최목사란 작자는 이렇게 해서 다른 사람들 보다 훨씬 많은 돈을 챙겨 갔다고 하네요...( 그나마 다른 작자들은 우리 아버지 사정 봐주신답시고, 빚을 깍아 준다 어쩐다 쑈해서 좀 적게 가져 갔으니....)
 
 저희 아버지, 철없는 자식들이 멋도 모르고 크리스마스 크리스 마스 노래를 부를땐, 밥상에 군고구마랑 귤몇개 놓고 식구들과 웃으시며 둘러 앉아 있으시긴 했지만, 저희들 철들자 이 이야기를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담담하게 말씀하시는데.... 참... 
 
이렇게 해서 저희대까지 4대째 기독교를 믿고 있는 집안에 장남인 아버지는 절대 교회를 가시지 않으십니다. 고모들 작은 아버지들 집사 장로 하시고, 저희 할머니 결국은 권사 직분 따내셨을때, 쓴웃음을 지으셨습니다.
 할아버지 추도 예배에 그 채권자들중에 몇분이 어쩌다 오시면,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십니다. 

 35년전 크리스마스 전날, 그날이 저희 아버지께는 진정 은혜로운 날이었습니다. 깨달음을 얻으셨으니까요.   

Comments

정신차려 2006.05.04 21:45
그 목사들은 무슨 돈으로 빌려준걸까요? 자기들 월급받은건가? 아니면 신도들이 헌금낸돈으로 빌려준건가?
거짓과 위선과 욕심으로 가득찬 목사들......아버님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습니다. 지금도 조금은 그러시겠죠?
님께서 많은 의지가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人乃天 2006.05.04 19:32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 인간적 배신감과 종교적 허망과 미몽으로 해서 끝없이 가슴앓이를 했어야 했던
그리고 말 없이 외면해야 했던 님의 아버님......
상처받은 그 영혼에 심심한 위로를 보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같이 분노를 느낍니다.
눈에 안 보이는 야웨를 팔면서 눈에 보이는 이익을 위해
그런 몰지각하며 몰인정했던 그 목사가 너무나 사특해 보입니다.
악은 짧고 선은 길지언저...
어두웠던 시절은 아버님 대로 끝내고 이제 님의 세대부터라도
부디 굳세게 굳세게 세상에 서서 만사 건승하옵소서.
人乃天 2006.05.04 19:26
목회자가 되기 전에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낙오되지 않고 돈을 벌 수 있을까...생각 끝에
다른 대학은 능력이 안되고 신학대를 선택하게 됩디다.
목사 안수 받고 교회 하나 맡게 되면 그때부터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신(神)을 팔고 성령을 팔고 천국을 팔아 돈을 모으기 시작합니다.
돈神에게 영혼을 팔았으니 교인도 다 돈으로 보이기 시작하지요.
마치 그 옛날 버스 타는 사람 얼굴이 다 토큰으로 보인다던 차장들의 넋두리처럼......
사업을 하려는가? 교회로 오라.
연애를 하려는가? 교회로 오라.
두려움 없는 죄를 짓고 싶은가? 교회로 오라.
아무리 죄를 지어도 구원이라는 보증수표를 얻고 싶은가? 교회로 오라.
보이지 않는 천국과 보이지 않는 야웨를 파는 곳이 어드메뇨.
잉여인간 2006.05.04 23:44
잠들기  전에  편한  마음으로  글  몇개  읽으려고  접속했는데...
너무  가슴  아픈  사연입니다. 뭐라고  위로의  말조차  건넬  수  없는...
아무리  긴  세월이  흘렀더라도  아버님  가슴의  상처는  결코  치유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ㅎㅏㅇ상  옆에서  힘이  되어  드리라는  말밖에  할  수  없네요...
무궁화 2006.05.04 16:16
먹사가 먹사일수 밖에 없는 이유를 님 글에서 다시한번 확인했습니다....  인간의 탈을쓰고 어찌 그럴수 있는지 ......
그래서 없는 야훼 팔아서 돈 뜯어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우산 2006.05.04 13:33
이곳에서 참 많이 놀랍니다. 제가 교회에 대해서 느꼈던 문제점들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끼고 분노하고 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그 분노가 연령과 지역을 떠나 매우 광범위 한 것에 두번놀라고, 갖가지 만행을 저지른 목사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에 또 놀랍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카운터에 앉아 돈을 받아 먹었다는 최목사... 일수놀이 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안합니다.
건만도사 2006.05.04 12:41
정말 싫다...개독이, 개먹이, 사막잡신이...emoticon_018emoticon_018emoticon_018emoticon_008emoticon_008emoticon_008
쉬어가는나무 2006.05.04 12:17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저도 참 답답하군요..
사천왕 2006.05.06 18:54
이제 그 개독 목사들이 망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그들의 죄악의 끝은 사망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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