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시절 겪었던 별것 아닌 저의 짧은 경험담 입니다.



나의 기독교 경험담

군 시절 겪었던 별것 아닌 저의 짧은 경험담 입니다.

듀공 9 2,008 2006.04.01 03:05

몇개월 전에 DCinside 종교 갤러리에 썼던 글 입니다.
그러고 보니 반기련에서는 처음 글을 쓰는군요.
그대로 복사해 온 겁니다. 반말체라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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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등때
부대 고참 실세들 거의 대부분 기독교였다.
나는 교회에 갈 것을 강요받고 어쩔수 없이 교회를 갔다.

일요일, 부대가 배식할 차례라 짬 없던 내가 올라가야 했는데
교회 예배가 길어지면 점심시간이 좀 지나기 때문에
본부근무대 배식관이 부대에 전화해서 지랄지랄을 해댔다.
그래서 예배가 채 끝나기 전 올라가서 중식 배식을 했다.
그것을 본 고참들에게
왜 예배 끝나기도 전에 올라갔냐고 조난 쳐맞았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군댄데 뭐.


그래도 수요일날 성가대 아닌 사람은 왠만하면 안내려가도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너무도 편안함을 느꼈다.
사실 성가대 안들어온다고 완전 찍혀서 조난 갈굼을 지속적으로 받았지만
단순히 내 몸 좀 편하자고 내 스스로를 그렇게 까지 속일 순 없었다.
하지만 좀 끝발있는 단체나 외부 교회객이 오면
수요일에도 나가야만 했다.

(교회에 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시 전원 교회에 나갔기 때문에.
나는 어떻해서든지 대장에게 교회를 갈 수 없다고 이야기 했지만 엄청난 교회신자였던
당시 대장은 내가 갓들어온 이등병이기 때문에
단독으로 어디 가는건 위험이 따른다고 당분간은 교회에 가라고 했다.
뭐 틀린말은 아니다.)


일병때였나.. 불침번을 서는데
밤에 취침시간을 넘어서 TV를 보는 내무반을 망을 보고 있다가
어쩌다 일직사관에게 걸리고 말았다.
일직사관은 왜 아직 안자면서 잠깐 깨스뿌리다 그냥 갔다.

당시 내무반에서 TV를 보던 고참에게 불려가서
선체로 무언가로 귀싸대기를 맞았다.

내 뺨을 후려갈긴건 성경책이었다.
그 고참은 항상 성경책을 끼고 살던 내 아버지 군번의 고참이었다.
항상 잠자리에 들때도 성경책을 열심히 읽고 머리맡에 두던 그 고참의 성경책 이었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군댄데 뭐.


시간이 흘러 당시 고참들은 모두 전역하고
내가 부대 실세가 될때 즈음 이었다.
대장도 바뀌고... 바뀐 대장도 기독교 였지만, 전 대장처럼
강요는 없었다. (은근한건 있었지만 직접적으로는.)

대장 및 간부들에게 건의해서
부대 내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는 건의를 했다.
내가 가장 강조한건 종교의 자유란 믿을 자유도 있지만 믿지 않을 자유도
있다는 거 였지만, 뭐 육군규정상 절교회성당 세군데중 한군데를 꼭 가야하느니
부대에 병력이 남아있으면 사고가 일어나느니 어쩌니 하면서 묵살되었다.

천주교 가고 싶은 애는 성당가고. 절에 가고 싶은 애는 절에 갔다.
가끔씩 참모진에서 긴급하게 오늘 수요일날 전 병력은 교회로 오시오.. 라고
전화가 오지 않는 날을 제외하고는, 왠만해선 나는 아무데도 가지 않았다.

그 덕에 간부들에게 좀 갈굼 당하고 애들 종교활동 갈 시간에 온갖 작업 궂은일 도맡아서 해야 했지만,
나는 그것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냥 그러려니 했다.
군댄데 뭐.


계급도 어느덧 점점 높아지고.. 새로 들어오는 신병들은
대부분 기독교였다.
수요일이나 주말, 종교활동이 있던때는 모두들 교회에 나갔다.
그정도로 교회에 다니는 병력들이 다시 늘었다.

부대내에 남은 병력은 나를 비롯하여 몇명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들 다 노는 주말에 와서 근무서는게 젖같았는지 매우 화가 나있는
중사 간부가 교회에 가지 않은 우리들을 불러 개갈구듯 갈구었다.
그 중사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었다.

교회에 가지 않는 이유가 뭐냐

너 이새끼들 쫄따구일때는 교회 다 가놓고 이제와서 짬밥좀 쳐먹었다고
교회안가느냐

짬밥도 비리비리한 이등바리 새끼들 부터 병력들 맨날 종교활동 간다고
이래저래 작업 할 때마다 다 빠져버리는데
계속 이렇게 밑에 애새끼들 관리하면 앞으로 남은 군생활 존나 힘들게 해 주겠다


나는 세번째로 말 했던 저 소리를 듣고 갑자기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꼈다.
그때만큼은

그냥 그러려니..
가 안되었고,
군댄데 뭐...
가 안되었다.


그렇다면 왜 중사님은 전에 우리가 전부 교회에 끌려갔을때는
단 한마디도 대장님께 하지 않으셨습니까

나는 이 한마디를 했다는 이유로
완전군장을 돌고, 돌고 나서는 부대에 남은 몇안되는 (한 두세명?) 애들과
종교활동 간 애들의 것까지
모든 장구류, 소총, 전투복, 행사복, 근무복 다림질 및 정비, 부대 대청소 미싱,
부대 담당구역 대청소, 전투화 손질, 행사 단화 손질, 부대원 전원 관물함 정리,
막사 외부 청소 기타등등
전부를 해야만 했다

사실 그 중사에 대한 원망 보다는
나로 인해 같이 개뻘짓하고 있는 애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냥 그러려니.
군댄데 뭐.. 라고 참으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럴 면목이 없었다 밑에 애들에게.


시간이 더 흐르고
전역 전야에 대장과의 면담을 했다.
지금까지 군 생활 하면서 무언가
구타및 가혹행위를 겪었던 사례 혹은 간부들에 의한 불합리 부조리를 겪은 사항이
있는지를 물었다.
보통 으례적으로 전역을 앞둔 병사와 가지는 면담 이었다.
...






나는 아직도 그날, 그 면담시간을 후회한다.
내가 할 수 있었던 말은 오로지

... 그런일 전혀 없었습니다


였다.


마지막 까지 내 안위를 걱정하고 몸을 사린것은 아니다.

그냥 그러려니 해서도 아니고
군댄데 뭐. 해서도 아니다.
내가 말 해봐야 뭐 바뀌는게 있을까.. 해서도 아니다.


당시 전역을 몇일 앞두고 애들에게 일일이 의견을 구했다.
아마 좀 있으면 대장과의 면담시간이 있을텐데,
지금까지 늬네들이 당해왔던 그 모든 종교에 관한 불합리한 것들을
대장에게 보고 해도 괜찮겠느냐..
집합이라는걸 워낙에 싫어 했던 난 집합시키지 않고 애들 한명한명 찾아가서
진지하게 물었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그러기를 원치 않았다.

나와 비슷한 계급의 애들은 어짜피 별로 남지도 않은 군생활
괜히 긁어 부스럼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

상병급 애들 이하는 아마 거의 전원이 교회를 다니던 애들이었기 때문에
그간 나를 비롯해서 비 기독교 신자들이 겪었던 수많은 부조리가
어째서 부조리인지 전혀 이해를 못했기 때문이었다.



전역한지 일년남짓
지금 내주위 그 어느 누구도 교회를 가라고 억지로 강요하거나
교회를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하거나 때리지도 않는다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대로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 민간인이 된 지금도

나는 가끔씩 그때가 생각이 난다.
과연 내가 옳았는지, 틀렸는지를...



                                                             

                    ... 우리의 죄악들은 끈질기고 참회는 무르구나.
                    고해의 값 듬뿍 치루어 받고는 
                    치사스런 눈물로 모든 오점을 씻어내린 줄 알고 
                    만족스럽게 흙탕길로 되돌아 오는 구나...                 -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作 독자에게 中

Comments

끝까지버티자 2006.04.03 01:42
전 96년도에 강원도서 근무를 했습니다.
공비가 넘어와서 강원 전 지역에 진돗개 하나가 떨어졌는데
나의 무개념 개독 선임은 그 와중에도 일요일이 되니 교회가야 한다고 하면서
유유히 내무반을 벗어나더이다.
제가 있던 부대에서 부사령관님은 절에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종교가지고 뭐라는 사람은 없었어요^^v
보아누나꼬 2006.04.02 19:21
군대가기 무서워염 ㅜㅜ
說林 2006.04.02 18:13
장교출신 입니다. 군에 대해서라면 누구보다 할말 많은 놈이지요.ㅎ 불연듯 옛생각이 나서 끄적입니다.
한국 장교 집단들.. 위로 올라갈 수록 개독들이 많습니다.
사실 군대는 대위급 이상만 되면 죄다 진급이라는 것에 눈이 멀게 됩니다.
그 정도로 한국의 군대라는 것이 오로지 하나의 직업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는 말이됩니다.

진급에 대한 방법은 물론 능력입니다. 단 혈연과 지연과 같은 인간적 유대관계가 아직도 절대적인 영향이
미치고 있고 이것은 상급 지휘관으로 갈 수록 심해진다는 것이 사회의 여느 조직과도 비슷한 양상이 겠지요.
물론 전쟁터에서 무공훈장 서너개 받아오면 인맥없이 출세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평시에서는 오로지
실전에 도움안되는 행정적인 성과나 인간관계만이 유일한 방법이 됩니다.

조금은 비약한 부분이 있지만 인간관계 형성에서 종교라는 것이 군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상급 지휘관의 종교에 따라 아래 지휘관 및 참모들의 종교가 수시로 변하는 것이 군대이고
실제로 저의 경우 소대장 인수인계시 선임에게 들었던 말조차도 "대대장이 기독교다. 너도 주말에
교회 나가는게 좋을 거다.." 라는 말.(물론 무시하고 넘어갔지만, 제가 군을 직업으로 선택했었다면
아마 지금쯤 개독이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ㅡㅡ)

저도 당시로서는 종교가 군의 사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었고, 종교 행사를 장려하기도 했었습니다.
죽음이라는 공포를 잠시 잊게 해주며 군생활의 스트레스를 일소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라고 생각했었던 것이었죠.
군의 가장 큰 문제가 인원 총기 사고입니다. 그 빈도수에서 총기문제보다 인원에 대한 문제가 더욱 잦은데,
특히 일주일간 가장 많은 사색을 할 수 있는 일요일이 가장 높습니다.(훈련기간이 가장 사고확률이 낮다고 하죠..)
그날의 근무를 담담하는 당직사관은 단지 일과중의 오전 만이라도 모든 병력이 종교행사로 빠져주면 본인은
그 시간동안은 복잡한 유동병력 상황 파악이나 병력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즉 책임이 덜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윗글의 부사관, 누가 보더라도 개념없는 간부가 맞습니다. 하지만 이런 군의 환경에서 그런 개념없는 간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의 수준이 그정도 일 수 밖에 없음은 일부는 이해하고 넘어가야 되겠습니다. ㅡㅜ

본격적인 군생활...

저로서야 선택이라는 것을 통해서 이곳에 왔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병사들에게 최소한 가족/애인/종교문제에
대해서만은 최대한의 편의를 보장해주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큰 훈련을 앞두고 모두들 훈련 준비에 한창이었던 그때, 한 병사의 열외사유가 개독 종교활동이었고,
바쁜 일정속에 겨우 준비한 소대회식때 열외병사의 이유가 종교활동(정규 종교활동 시간인 일요일 오전이 아니었슴)
.. 이런 대략 난감한 상황들을 접하며 점차 반기독적 성향의 계기가 마련된거 같습니다.(결정적인 계기는 친구놈의
변절(?)이었습니다만..ㅋㅋ)

뭐.. 그 후론 가끔씩 한가한 저녁이나 주말 오후에 간부연구실에서 "논어나, 도교,안티개독, 한단고기.."등을
주제로 반론과 질문이 허용되지 않는 유익한 강의를 열기도 했었습니다. ㅋㅋ물론 반응은 좋았습니다. ㅎ 가끔
전역한 그들의 편지에서 그때를 회고하는 글들을 읽으며 스스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판단입니다.ㅋㅋ 조금만더 빨리 반기독 단체를 알게 되었더라면, 혹은 지금 군대로 다시 들어간다면
2년동안 본인이 속한 중대에 '기독교 박멸하기'라는 또다른 목표를 두어 즐거운 군생활을 즐기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Kether 2006.04.02 00:19
직위를 이용하여 부하에게 자기 종교 강권하는 대대장이나 장교들 감방에 보내야 하는데,
나타스 2006.04.01 18:04
그것때문에 부장용으로 안티군인들 늘어나겠네요 멍청한 개독들 스스로 똥통으로 곤두박질 치는구나 개독박멸=나라사랑
20살.. 2006.04.01 15:18
어느어느 단체가 군대를 기독화하려고 하던데..
세일러문 2006.04.01 12:32
종갤에서 몇 안되는 가슴아픈 글이었엇는데 ㅡ,ㅜ
또 보네요;;
전차부대장 2006.04.01 13:56
요즘 군대 이상한 모양이네?
87년 고참병으로 군복무 할때 외부 기독교 단체에서 위문을 왔는데
위문공연보러 사병들이 우르르 몰려갔습니다.
물론  아가씨 율동 보러 가는게 주 목적이었지만
이쁘더냐? 못 생겼더냐? 물어본다면
사흘 굶은 사람한테 짜장면이 맛 있냐? 맛 없냐? 물어보는 우문이지만
교회에서 위문공연만 하고 예수 믿으라는 말은 일체 없던데.
요즘은 대한민국 군대를 십자군 군병화 하려고 하니 정말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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