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독에 대한 추억(??? ㅡ.ㅡ;;)
요구르트뇌
일반
5
1,658
2006.02.10 19:10
중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보면 SFC란게 있습니다. 이게 사이다 판타 콜라의 약자인지, 사이코 판타스틱 코미디의 약자인진 모르겠지만, 암튼 대단히 열심히 활동을 합니
다.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가 여기서 활동했습니다. 당시는 96년도라 문과반과 이과반으로 나뉘어져 있을 때이고, 문과반은 남자 5반 중 하나만 있었습니다.(제가 다닌
학교가 남녀공학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반 뿐이니 고2, 고3 즉 2년 동안 같은 반이었던 셈이죠.
이 친구가 저를 선교 대상으로 삼았는지, 계속 말을 걸어왔습니다. 그 때 상당히 소극적이라 치구가 없던 저로선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도 했는데, 주로 종교
적인 얘기를 했습니다. 보통은 그런 상황이면 설득당할 가능성이 많죠. 하지만 그 땐 제가 한참 라즈니쉬에 빠져서 관련 책을 보던 때라, 종교적인 잡다한 지식은 많아서
반대 논리를 펼치고 종교적인 토론(이라기 보단 말싸움)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교회같은데는 안 따라갔죠. 그러다 수학 여행을 갔는데, 어떤 여학생을 보고 눈이 획 돌아버렸습니다. 문제는 그 애도 기독교에 SFC라는 것. ㅡ.ㅡ;; 그 후 어떻게
든 사겨볼 요량으로 적극 SFC 행사하는데 따라가고, 교회도 다니고 했습니다. (늘 간 건 아니고, 고3 때 일요일마다 자율학습하러 나와선 그렇게 했습니다.)지금 생각해
보면 미친 짓이죠. 고3 그 한참 바쁠 때에 그 지랄 했으니. 더군다나 그 여학생이 예쁜 편도 아니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마가 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개독에 안 빠졌다는 것이죠. 친구가 끝까지 예수 영접하라는 말을 해도 생까고 말았죠. 개독에 안 빠질 수 있었던 까닭은 이미 다른데 (라즈니
쉬) 제 정신이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라즈니쉬와도 결별을 했습니다.(서로 다른 책인데도 내용은 비슷하더군요. ㅡ.ㅡ;;)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들어간 후엔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대학에 안 가고 얼굴도 안 보니까 연락을 안 하게 되더군요. 문제는 대학교 2
학년 때 다른 과에 있던 여학생이 전학왔는데, 그 사람이 고등학교 때 SFC활동하며 만나 안면이 있는 사람이란 겁니다. (제가 좋아했던 그 여학생은 아니고 다른 여학생
입니다.) 그래서 이 여자와 안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대2 때 답사를 갔습니다. 밀양 가지산 근처 어느 절에 갔는데, 산사 근처에는 사람들이 오가며 돌로 탑을 쌓아두곤
하죠. (그런 돌탑이 고대의 솟대와 관련있단 말도 있고, 석전을 위해 돌을 모아둔 것이란 말도 있습니다. 전 아무래도 고대의 솟대 신앙과 관련있다고 봅니다.) 나름대로
여러 사람들의 추억이나 바람같은 것이 담겨있는 것들인데, 이 여자 지나가며 다 허물더군요. ㅡ.ㅡ;; 물론 높다랗게 쌓은 건 엄두도 못 내지만 조그맣게 쌓은 돌무더기는
남김없이 쓸어버리더군요.
그래서 '제가 '예수님은 그런 행동 싫어하실 거다.'란 식으로 말했습니다.(예수는 이웃 사랑, 원수 사랑 이런 말 했단 소리가 생각나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 여자 하는 말
'부처님은 이런 거 싫어하신다.' 황당해서 할 말이 없더군요. 물론 고등학교 때처럼 말싸움을 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상대가 여자란 거랑(우리과는 문과 계열이라 그런지 여학생이 많습니다. ) 나이가 들어서 몸을 사리게 된 경향 때문에 관두었습니다. 그랬더니 계속 그 짓을 하더군요. ㅡ.ㅡ
지금 생각하면 싸워서라도 적극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한게 아쉽습니다. 좀 더 용기를 가지고 적극 행동할 수 있었다면 나머지 돌탑이 허물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
겠지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는 일이지요. 자기 종교 아니라고 그렇게 막 해도 되는 건지. 정말 정나미가 떨어집니다.
*참 이건 고3 때의 일입니다. 문제의 그 친구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장례식에도 따라갔는데 기독교 식의 장례를 치뤘습니다. 그거야 별 상관이 없겠지
요. 집안 종교가 기독교이고 그들 방식대로 하는 것이니. 다만 문제는 그 친구네 집이 이전까진 불교를 믿다가, 이 친구가 기독교를 믿게 되면서 따라서 온 집안이 교인이
되었습니다.(이 부분은 차마 장례식과 관련된 거라 '개독'이라 욕은 못 하겠네요.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같이 장례식과 입관식에 따라갔던 다른 친구가(이 친구도 기독교를 믿습니다. 따라온 친구들은 저 빼고 다 교인들이었죠.) '어머니는 교인이 되셨냐?'하고 물어보곤,
교인이 되셨단 말을 듣곤 '그래도 다행이네. 천국에 가셨을테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순간 짜증이 확 밀려오더군요. 그걸 위로라 하는 건지. ㅡ.ㅡ;;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정신도 없을 친구한테 그 딴 소리나 해대니. 그래, 죽었지만 천국가니 다행인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천국을. 뭐 자기들이야 확신하겠지만, 불교식으로 윤회한다면
어떨건지, 죽으면 모든게 끝이면 어떻게 할건지. 아니면 신이란게 있지만 그들이 말하는 천국같은 건 없고 인간을 가지고 몰모트처럼 실험한다거나 심심풀이용 게임을 한
다면? 그래서 죽은 영혼을 다시 인간이나 혹은 다른 존재로 환생하게 한다면? (요즘은 이 견해가 마음 속에 와닿습니다.)
암튼 친구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곳에서 그런 소리나 하는 그들 때문에 정나미가 확 떨어졌습니다. 역시 상종 못 할 사람들입니다. 그래도 몇몇 개념 잡힌 사람들이 있긴
하던데, 이 사람들도 교회 쪽 이야기로 넘어가면 달라지더군요. ㅡ.ㅡ;;
매일 길거리에서 엄한 사람한테 시비거는 것을 사명이라 착각하는 불쌍한 사람들이죠~
돌탑을 쌓으면 소원성취한다는 말은 스님들의 말장난이고,
돌탑 쌓는 진짜 이유는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길에 돌을 치우는 남을 위한 배려입니다.
개독은 대략 즐~